완벽한 천의무봉天衣無縫을 바라지는 않더라도 주나라 왕실의 권위가 곤두박질을 치고 있던 춘추시대에 왕실인 주나라와 휘하 제후국 사이의 위계질서까지 무너져 상명하복의 명령체계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었다. 제후들 간에도 서로 싸움을 일삼아 힘이 부족하면 밀려나기 일쑤였다. “이대로 왕권이 쇠락하게 놓아둘 수는 없다.” 주나라 환 왕은 무너져 가는 왕실 권위를 되찾고자 노심초사했다. 이즈음 제후국인 정나라 장공이 환 왕의 승인도 받지 않고 다른 나라로 쳐들어갔다. “장공, 이놈이 많이 컸구나. 가뜩이나 눈엣 가시 같았었는데 잘 걸렸다. 네놈부터 아예 싹을 도려 내주마.” 환 왕은 장공이 누리던 제후의 벼슬을 박탈했다. “폐하! 제가 뭘 잘못했다고 저한테 이러십니까?” 환 왕의 처우에 불만을 품은 장공은 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