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등산과 여행은 과거와 미래에서 지금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등산과 여행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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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 산행, 연계 산행 14

칠봉산, 해룡산, 왕방산, 국사봉, 소요산, 마차산 동두천 6산 종주(2-2)

혼자 내버려진 듯한 고독감이 때론 달콤한 향으로 군사시설 왼쪽으로 차도가 닦여있는데 아마도 보급로인 듯하다. 이 길을 따라 오지재烏知滓고개에 닿는다. 동두천시 탑동에서 포천시 선단동으로 이어지는 고개로 지금은 왕방 터널이 생겨 대다수 차들이 그 길을 이용한다. 오지재란 옹기를 굽고 난 후에 남는 찌꺼기를 의미하는 말인데 이 주변에 가마터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내처 걸음을 빨리하여 대진대학교 갈림길에 이르니 능선 길의 시작이다. 인근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다가 멎으면서 다시 고요하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내버려진 듯한 고독감이 때론 달콤한 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너무나 적막한 고독은 차라리 끈끈한 동반보다도 더 푸근할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은 혼자일 때에도 홀로의 세상을 감..

칠봉산, 해룡산, 왕방산, 국사봉, 소요산, 마차산 동두천 6산 종주(2-1)

꼬박 이틀, 동두천 여섯 산을 휘감아 돌다(2-1) 경기도 동두천시와 양주시 그리고 포천시를 경계로 칠봉산, 해룡산, 왕방산, 국사봉, 소요산, 마차산의 여섯 산을 연계하여 산행할 수 있는 종주 코스가 있다. 칠봉산 아래 일련사 입구에서 마차산을 하산한 동광교까지 무려 50여 km의 산행로를 조성하여 많은 등산 마니아들을 뒤숭숭하게 하거나 몸살 나게 한다. “왜 산 타는 이들은 무리이다 싶을 정도의 강행군에 연연하는 것일까. 나는 또 왜?” 3 산, 4 산, 5 산, 6 산…… 여러 차례 산을 이어 탐방하면서 그저 사람의 타고난 습성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인간의 본성, 이기적 욕심이 배인 그 본성.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착…… “그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런 코스가 있었군.” 알아보..

몽가북계삼_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삼악산 종주(2-2)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www.bookk.co.kr 화악지맥의 다섯 산, 죽다 살아난 마지막 삼악산(2-2) 날카롭기가 수리 발톱 같은 삼악산인 데다 심하게 지쳤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능선 너머 다소 아득하게 보이는 삼악산과 싸리재 내리막을 놓고 잠시 망설인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는데.” 도전이나 모험이 아닌 자제와 평정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고 산은 가르쳤었다. 순간적인 결정과 순발력 넘치는 행동은 위험으로 연결되는 ..

몽가북계삼_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삼악산 종주(2-1)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 화악지맥의 다섯 산, 죽다 살아난 마지막 삼악산(2-1) 5월 초, 화악리 윗 홍적 버스 종점에서 내리자 아침 10시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내리쬐는 태양열이 제법 따갑다. 연계 산행을 즐기는 마니아들에 의해 몽가북계라는 용어가 생겨났는데 한북정맥에서 우측으로 뻗은 화악 지맥의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과 계관산을 잇는 산행 구간의 머리글자이다. 거기 네 곳의 산을 찾아왔다가 지도상으로 연결된 걸 보고 삼악산까지 잇기로 한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연산면 화악 1리를 들머리로 하는 몽덕산에서 강원도 춘천시 강촌지역을 날머리로 하는 삼악산까지의 다섯 산을 넘는 꽤 긴 길이다. 화악리 버스 종점에서 도로의 보호난간이 끝나는 홍적 고개까지 걸어 ..

광교산,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 청계산의 광청 5산 종주(2-2)

광청 종주, 여섯 도시, 열세 봉우리를 향해(2-2) 다섯 산의 끝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격이어라 이제부터는 다섯 번째 청계산으로 접어든다. 고려 말 목은 이색은 청계산의 옛 이름 청룡산을 이렇게 읊었다. 청룡산 아래 옛 절 얼음과 눈이 끊어진 언덕이 들과 계곡에 잇닿았구나 단정히 남쪽 창에 앉아 주역을 읽노라니 종소리 처음 울리고 닭이 깃들려 하네 친구들과 함께 크게 심호흡을 한다. “여기 국사봉 오르는 길이 오늘 산행코스 중 가장 가파른 구간이야.” “힘들어 보이네.” 영빈이가 갈 길을 올려다보고는 좌우로 몸을 비틀어 스트레칭을 한다. “앞장서게나.” 중턱에 닿자 갑작스레 몰아치는 바람에 진달래 마른 꽃잎이 떨어진다, 오다 만 봄이거늘 한여름 재촉하나 싶어 오던 길 돌아보니 곳곳마다 초록으로 속속..

광교산,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 청계산의 광청 5산 종주(2-1)

광청 종주, 여섯 도시, 열세 봉우리를 향해(2-1) 수원 경기대학교 캠퍼스 후문 쪽에 있는 광교산 반딧불이 들머리에 네 명이 모여 스틱을 펼쳐 잡고 등산화 끈 조여 매니 이때가 아침 8시 경이다. 병소, 영빈, 계원 모두 표정들이 밝다. 광교산에서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을 통과하여 청계산까지 약 28km를 걷게 된다. 10시간 남짓 걸어 어둑해질 무렵 청계산 아래 화물터미널 쪽으로 내려서기로 했다. 다들 무사히 완주했을 경우의 전제이다. 광교산光敎山은 수원시 장안구와 용인시 수지구에 걸친 산으로 수원천의 발원이자 백두대간 한남정맥의 주릉이며 수원의 진산이라 할 수 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막아주어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게 한다는 장풍 득수藏風得水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

어비산, 유명산, 소구니산, 중미산, 삼태봉, 통방산의 6산 종주_(2-2)

어유소중삼통, 길이 있으므로 거기로 간다(2-2) 철탑 아래로 선어치 고개가 꽤 낮아진 걸 보면 정상이 멀지 않았다. 중미산 바위지대 정상(해발 834m)에 올라서서도 사방이 뿌옇다. 아래 유명산 자연휴양림의 연두색 푸름을 시기하는지 연무가 쉽사리 걷히지 않는다. 가야 할 삼태봉과 통방산도 더욱 멀어 보인다. 삼태봉까지 4.7km. 거기서 또 통방산으로. 부지런히 걸어야 어둡기 전에 하산할 수 있다. 그것도 길을 제대로 찾아 하산했을 때를 전제로 한다. 가는 길은 잎사귀 푸른 활엽수와 쭉쭉 뻗은 침엽수들이 땀을 식혀주어 피로가 덜하다. 삼태봉까지 2.9km라는 이정표를 보고 그 방향을 잡았는데 절터 고개를 지나면서 길을 잘못 들었다. 사방 두리번거려보지만, 방향감각을 잃고 말았다. 산에서 길을 잘못 들어..

어비산, 유명산, 소구니산, 중미산, 삼태봉, 통방산의 6산 종주_(2-1)

어유소중삼통, 길이 있으므로 거기로 간다(2-1) 산과 산을 잇는 연계 산행, 그 산들의 시점부터 종점을 연결하는 종주 산행은 체력 면에서나 안전성 측면에서 다소 위험을 수반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반대급부도 적지 않다. 목표한 산행을 무사히 마쳤을 때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뜨겁게 복받쳐 오르는 희열과 포만감이 그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며 극복을 요하는 역경에 처했을 때의 대처 자세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을 간다는 게 꼭 무얼 얻고자 가는 거였던가. 산과 산이 이웃해 있고 그 산들을 잇는 능선이 있으므로 연계 산행의 종주 코스를 찾아 길을 나서게 된다. 버스 하차지점인 가일리 삼거리에서 유명산 휴양림 입구를 오른쪽으로 두고 어비 산장을 찾아 2.5km를 거슬러 오르면 그 맞은편이 어비산 ..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의 5산 종주_ (3-3)

결국 수락산 들머리를 지난다. 오로지 또 오를 뿐. 이젠 오르고 나면 중간 탈출로도 없다고 봐야 된다. 막 지나온 도봉산과 사패산이 흐릿하게 멀어졌지만 그보다는 저 높이 솟아오른 수락산 주봉이 더 아득하고 높아 보인다. 그늘조차 없는 도정봉 오르막길에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눈이 따갑다. 새로 채운 물 한 병을 다 마시고 쉬기를 거듭하면서 가까스로 도정봉 부근까지 도달했다. 130m의 도정봉 계단이 천리길처럼 높고 고되다. 밧줄을 붙든 손목도 힘이 빠져 버겁기만 하다. 도정봉엔 바람 한 점 없어 태극기가 조금도 펄럭이지 않는다. 도정봉을 등지고 그리로 발을 내딛는다. 홈통바위라고도 불리는 기차바위에 다가갈수록 길이 무척 미끄럽다. 다리에 힘이 빠져 더 그럴 것이다. 저 바위를 정면 돌파하느냐,..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의 5산 종주_ (3-2)

북한산을 내려와 송추 구간 둘레길로 접어들면서 두 번째 도봉산행이 이어진다. 이때가 새벽 3시 40분. 하산했다가 다시 또 하나의 산을 오르는 건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한다. 남들이 말하는 미친 짓, 그 미친 열정이 없으면 이 밤중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여성봉에 오를 무렵 날이 밝아온다. 도봉산의 새벽녘도 여전히 덥다. 여성봉에 이르렀을 때는 날이 밝았다. 일찌감치 잠에서 깬 다섯 형제가 반가이 맞아준다. "우리가 다시 만나는 게 두 달가량 됐지?" "그려. 지난봄에 왔다가 그대 다섯 형제들한테 식사 대접받고 갔잖아요." "그랬지. 아직 많이 남은 길 조심하게나." 여명의 붉은 꼬리가 가야 할 사패산 위로 길게 누워있다. 지나온 북한산의 노적봉과 백운대가 아득하다. "오늘도 많은 방문객들이 올..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의 5산 종주_ (3-1)

산행 / 나 홀로 때 / 초여름 총 거리 / 불광역 - 북한산 - 송추 - 도봉산 오봉 분소 - 자운봉 - 사패산 회룡 갈림길 - 사패산 - 범골 탐방안내소 - 수락산 동막골 입구 - 수락산 주봉 - 덕능 고개 - 불암산 - 노원역 / 총 도보거리 : 57.5km http://pf.kakao.com/_xaxnaGb 우리나라 100대 명산 탐방기와 산행안내가 글, 사진, 동영상과 함께 상세히 수록된 채널입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가 배낭을 꾸리다 작년 11월에 처음 시도했던 불수사도북 5산 종주를 이번엔 그 반대로 걷기로 한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몰려와 한참을 망설이다가 가까운 친구들 모임 단톡방에 (유언 같은)출사표를 고하고 길을 떠난다.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고하는 출사표 나는 오늘도 씨잘데기 없는..

불수사도북 5산 종주

prologue & epilogue_ 불수사도북 5산 종주 불암산 –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불수사도북 5산 종주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딴 나라 사람들의 소재거리였다. 불암산과 수락산을 연계 산행해봤지만, 그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산행의 적정선이라고 여겨왔다. 거기에 사패산을 다시 올라 도봉산과 북한산을 잇는다는 건 넘볼 상대가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산 좀 다녔다는 사람들이 툭하면 입에 올리는 말, 검색해보니 수두룩하게 나오는 그 용어, 그 불수사도북이란 단어가 뇌리에서 맴돌기 시작한 건 본격적으로 등산에 취미를 붙인 지 2년 여쯤 지나서였다. “한 번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관심의 도를 ..

영남알프스, 1000m급 고산 준봉 7산 태극 종주 (2-2)

영남알프스, 1000m급 고산 준봉 7산 태극 종주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 사자평전 천황산과 재약산 거쳐 노을 길 하산 능동산과 천왕산 일대에 눈길을 담갔다가 가지산과 작별한다. 700여 m를 내려와 중봉(해발 1167m)에서 가지산을 올려다보고 석탑 터널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철쭉나무 군락지에 다다른다. 이곳 철쭉 군락지는 가지산의 날머리 석남터널 입구 위까지 이어지는데 2005년에 천연기념물 제462호로 지정되었다. 추정 수령 약 100∼450년인 40여 수의 철쭉나무 노거수와 약 20여만 수의 철쭉나무가 산 정상부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역을 희고 붉게 물들일 것이다. 한방에서는 철쭉꽃을 척촉躑躅이라 하는데 독성이 강해 마..

영남알프스, 1000m급 고산 준봉 7산 태극 종주 (2-1)

영남알프스, 1000m급 고산 준봉 7산 태극 종주 운문산-가지산-천황산-재약산-영축산-신불산-간월산 2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 글 머리에 초조함을 가누지 못하고 누군가와의 만남을 애태워 기다립니다. 산을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가고 싶은 산을 가기로 했을 때 더러 이런 그리움을 품어보았을 것입니다. 수도 없이 많은 산을 다녔지만, 수도 없이 많은 산을 아직 가보지 않았기에 그리움에 젖을 날들이 그만큼 많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왜 산 타는 이들은 무리이다 싶을 정도의 강행군에 연연하는 것일까. 나는 또 왜?” “산의 분신이 되고 싶어서…, 저 바위에서 분리된 돌 부스러기가 되고 싶어서…, 그러다 한 줌 흙 되어 밟으면 소리 내는 마른 땅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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