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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에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구하다 9_ 권토중래捲土重來

장한림 2022. 4. 7.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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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 일으키는 뒷심이 필요하다

 

 

군사를 일으킨 이후 8년 여의 세월 동안 70여 회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일이 없었던 항우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유방이 한 왕에 오른 후 한나라와의 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듭했지만 마지막 해하 전투에서 그의 군사에게 겹겹이 포위된 채 곤경에 빠졌다. 

죽을힘을 다해 포위망을 뚫고 남쪽 오강으로 달아났는데 겨우 스물여덟 명의 기병만이 항우 곁에 남았다.

 

“해하에서 800명의 기병이 함께 탈출했는데 그대들만 남았구나. 통탄할 일이로다.”

 

이때 이 지역 정장이 강가에 배를 대고 항우에게 손짓하며 다가왔다.

 

“어서 배에 오르십시오. 강동 지방이 땅은 작으나 사방 천 리나 되고 수십만 명이 살고 있으니 그곳에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끌면 한나라 군사들이 쫓아와 강을 건널 수 없으니 서두르십시오.”

 

항우는 껄껄 웃고는 손을 내저었다.

 

“하늘이 나를 외면했는데 강을 건너 무엇하겠는가. 나는 8년 전 강동의 젊은이들 8천을 이끌고 이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갔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 중 한 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는데 강동의 부모형제들을 무슨 면목으로 대하겠는가. 설사 그들이 나를 불쌍히 여겨 탓하지 않더라도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대하겠는가. 그대의 뜻은 고마우나 그렇게 할 수는 없네.”

 

정장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자 항우는 오추마를 그에게 넘겨주었다. 

 

“이 말은 5년이나 나와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전쟁터를 누빈 말이오.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천하에 둘도 없는 준마요. 차마 죽게 내버려 둘 수가 없으니 그대가 이 말을 받아주시오.”

 

한나라 군사들이 목전까지 다가오자 항우와 남은 군사들은 모두 말에서 내려 마지막까지 대항했다. 삶의 끝자락에서 자결을 택했을 때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다. 

훗날, 당나라 말기 유명한 시인 두목이 항우의 장렬한 최후를 안타깝게 여겨 시로 읊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으니
수치를 안고 치욕을 참는 것이 대장부 이건만
강동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으니
흙먼지를 일으키며捲土 다시 왔을지
重來 어찌 알겠소

여기에서 마지막 구절 권토捲土는 말이 땅바닥을 밀치며 달려 나갈 때 일으키는 흙먼지를 말한다. 권토중래捲土重來는 한 번 패했어도 다시 세력을 회복하여 쳐들어온다는 의미로,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을 일컫는 고사 숙어이다.

항우가 오강에서 최후를 마치고 4년이 지난 기원전 202년, 유방 한고조가 정식으로 황제의 직위에 오르며 400년 한나라 시대가 이어진다. 

 

실패를 교훈 삼아 재도전하면서 땅바닥을 밀치는 힘이 없으면 먼지가 일지 않는다.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온 힘을 쏟아 내일을 기약할 때 원하는 바에 가까이 다가서는 건 당연하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은 이재명 후보는 사법시험 재수, 윤석열 당선인은 사법시험 9수 만에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여덟 번이나 연속 실패한 것을 두고 여덟 번 권토중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첫 대통령 시험에서 떨어진 이재명 씨가 향후 5년 동안 권토중래하며 재기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노상 따라붙는 아킬레스건을 치유하지 못하고 그대로 잊힐지도 두고 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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