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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에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구하다 7_ 건곤일척乾坤一擲

장한림 2022. 4.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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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걸고 주사위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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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의 초나라와 유방의 한나라는 오랜 전쟁을 치르면서 서로 지쳐가고 있었다. 

초나라 군은 군사적으로 우세했지만 동서로 원정을 다니며 싸우느라 더욱 지쳐서 기진맥진했다. 더구나 안정된 후방 기지가 없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반해 한나라 군은 군사력 면에서는 열세였지만 군량이 풍부했다. 

 

“태공과 여후를 돌려준다면 휴전을 고려해보겠다.”

 

전쟁의 주도권은 점차 한군의 수중으로 넘어오자 유리한 입장에 선 유방은 이 기회에 인질로 잡혀 있는 태공과 여후를 찾아오려 하였다.

교섭 조건으로는 홍구鴻溝를 경계로 그 서쪽은 한나라, 동쪽은 초나라가 갖기로 하고 양군은 각각 동서로 철수하며 인질로 잡고 있는 한 왕의 가족들을 돌려보내라는 것이었다. 홍구는 전국시대 때 황하와 해하의 두 강을 연결하여 만든 인공 운하이다.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군.”

 

불리한 입장에 처한 항우는 유방이 내건 협상조건을 수락하였다. 기원전 203년 9월, 한나라와 초나라는 홍구를 경계로 천하를 양분하고 인질을 돌려보냈다.

협상한 대로 항우는 동쪽으로 향하고 유방이 서쪽으로 돌아가려 하자 장량과 진평이 유방에게 진언하였다.

 

“지금 한나라는 천하의 태반을 차지하고 제후들이 다 복종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초나라는 군사가 피로하고 군량이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에 항우를 치지 않는다면 호랑이를 풀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유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약속을 어기는 일이오. 게다가 지금 백성들 피해도 크니 힘을 더 길러 다음에 치은 게 좋지 않겠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항우를 저대로 돌려보냈다가는 반드시 우리한테 화가 되어 되돌아올 것이 자명합니다.”

 

항우가 힘과 용맹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건 이미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 범증을 위시해 훌륭하고 지혜로운 신하들도 많았다. 그가 세력을 재정비해 쳐들어오면 한나라는 큰 위험에 빠질 게 틀림없었다. 유방은 잠시 고심하다가 결단을 내렸다.

 

“좋소, 경들의 말대로 지금 초나라를 칩시다.”

 

유방은 마음을 바꿔 즉시 군사를 동쪽으로 돌려 양하 남쪽까지 항우군을 추격했다. 또 한신과 팽월에게도 군사를 이끌고 합류토록 지시하였다. 한신을 대장군으로 한 30만 대군이 집결했다.

 

“결국 끝장을 보자는 거구나. 내가 유방의 입장이었어도 물러서게 하진 않았을 거야. 오냐, 이미 던져진 주사위거늘 한바탕 붙어보자꾸나.”

 

항우는 해하에 진을 치고 한나라의 대병력과 대치하였다. 이때 항우의 군사는 고작 10만이었다.

한나라가 온 힘을 다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자 버티지 못한 초나라는 결국 대패하고 말았다. 이 싸움의 승리로 한나라는 천하를 통일하고 유방은 황제 자리에 오르게 된다. 

 

200년의 세월이 흘러 당나라 시인 한유가 홍구를 지나다가 한 수 회고 시를 읊는다. 

 

용은 지치고 범은 피곤하여 강을 나누니 

만천하 백성들의 목숨이 보존되는도다 

누가 군왕에게 말머리를 돌리도록 권하여

진정 건곤일척의 성패를 겨루게 했는가

 

싸움을 촉구한 장량과 진평을 회고하며 지은 시에서 나온 말이다. 건은 하늘, 곤은 땅이다. 한 번에 내던진다는 뜻의 일척이 합해지니 하늘과 땅까지 모든 것을 내건 대결단, 즉 서로의 흥망을 걸고 온 힘을 다해 마지막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때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항우는 초나라 명장이자 명문 귀족의 후손으로 상대할 적이 없을 정도로 역발산기개세의 용맹을 떨쳤으나 패현 정장 출신의 서민인 유방에게 결국 패하고 말았다. 장기를 보면 한쪽 말은 ‘한漢’이고 ‘초楚’가 또 다른 말이다. 장기판에서 고수가 붉은색 말인 ‘한漢’을 잡고 하수가 파란색의 ‘초楚’를 잡고 두는 건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쟁취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정권교체냐 정권 재창출이냐를 놓고 초박빙 선거전이 치러졌다. 이재명과 김동연이 후보를 단일화한데 이어 선거 직전 윤석열, 안철수도 단일화를 이뤄냈다. 그들의 단일화가 정권욕이 앞서 눈앞의 승리만을 위한 게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건곤일척의 승부수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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