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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서 푸른 하늘을 읽다 5_ 왕이 된 노예

장한림 2022. 3. 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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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노예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 지금 이후로 넌 자유의 몸이니 네가 살고 싶은 곳에 가서 행복하게 살아라. 이 물건들은 그간 노고에 대한 보답으로 주는 것이다.”

 

호기로운 부자가 데리고 있던 노예를 풀어주며 많은 생필품까지 챙겨 주었다.

노예는 옛 주인의 감사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배를 타고 떠났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폭풍에 배가 침몰되었는데 그는 겨우 헤엄쳐서 가까운 섬에 이르렀다.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못한 벌거벗은 몸으로 걷다 보니 큰 마을이 보였다.

 

 “우리의 왕이 나타나셨다. 모두 나와서 왕을 받들어 모시자.”

 

벌거숭이 사내를 본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 나와 환호성을 올리며 그를 왕으로 떠받드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리둥절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지만 그는 화려한 궁전에서 왕 대접을 받으며 살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믿어지지 않는 생활을 누리게 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오. 사람들이 왜 나를 왕으로 받들어 모시는지 말이요. 그대는 이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왕이 된 사내가 묻자 신하가 대답했다.

 

“우리는 영혼들입니다. 그래서 매년 한 번씩 살아 있는 사람이 이곳에 와서 우리의 임금이 되어주기를 고대해 왔지요. 그렇지만 임금님은 1년이 지나면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사람은 물론 생명체나 먹을 것도 전혀 없는 무인도로 혼자 가게 될 것입니다. 딱 1년 간이지만 행복한 생활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왕은 신하 덕분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때를 대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군.”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가게 될 무인도를 미리 가보았다. 신하에게 들은 그대로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의 섬이었다. 그는 틈틈이 그 무인도로 가서 씨도 뿌리고 여러 가지 과실수도 심으며 다가올 추방에 대비하였다.

1년이 되자 그의 호사스러운 생활이 마침표를 찍고 섬에서 추방되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벌거벗은 몸으로 무인도로 향했다.

그러나 섬에는 이미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고 나무마다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온 힘을 다해 거기를 개간하고 가꾸자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그는 또다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되었다. 

 

 

 

왕이 된 노예는 비록 추방되기 전까지의 행복만을 추구하지 않고 그 이후 다가올 위급에 미리 대비하였다. 희망을 지녔기 때문이다. 현실이 안주하지 않고 이후를 대비하는 부지런함이 결실을 맺는 이치이다. 

탈무드에서 이르길, 착한 부자는 신을, 노예는 인간을 빗댔으며 노예가 왕이 된 섬은 이 세상을, 그리고 추방되어 간 무인도는 사후 세계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인도의 꽃과 과일들은 그가 이 세상에서 행한 선행의 결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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