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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에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구하다 8_ 사면초가四面楚歌

장한림 2022. 4. 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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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큰 곤경에 처해서도 마지막 힘을 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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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산기개세의 용력을 자랑하던 초패왕 항우의 끝이 보이는구나.” 

 

10만의 병력으로 해하垓下에 진을 친 항우의 군사들을 바라보며 한신은 항우의 최후를 직감했다.

30만에 이르는 대군을 진두지휘한 한신은 겹겹이 항우를 포위해 들어갔다. 초나라 군의 군량은 거의 바닥나고 사기는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초나라 군이었지만 항우의 용맹이 워낙 출중해 대치상태가 길게 이어졌다. 한나라 최고 지략가 장량이 유방에게 말했다.

 

“지금 초나라 군사들은 오랜 싸움에 지쳐 있고 멀리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때, 구슬픈 초나라 노래를 듣게 하면 고향 생각에 젖어 사기가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해하에 모여든 휘하의 병사들 중 초나라 출신 군사들을 착출해 초나라 가요를 다른 병사들이 익히도록 하였다.

 

그날 밤부터 날마다 초나라 노랫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자 가뜩이나 위축된 초나라 병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누가 부르는 노래냐?”
“한나라가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려고 항복한 우리 초나라 군사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한 듯합니다.”

 

항우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했다.

 

“아! 한나라에 항복한 초나라 군사들이 저렇게 많단 말인가.”

 

오랜 싸움에 지친 초나라 군사들은 고향 생각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이 보고 싶구나. 늙은 부모님은 잘 계신지. 흐흐흑!”

 

장량이 의도했던 대로 초나라 군사들은 싸울 의욕을 잃더니 병영을 이탈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린다는 뜻의 사면초가四面楚歌는 주위에 온통 자기를 노리는 자들이 들끓고 있다거나 불운이 겹쳐 곤경에 빠졌을 때 사면초가에 놓였다는 표현을 쓴다.  

 

“아아,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항우는 밤중에 일어나 장막 속에서 술잔을 들었다. 우희가 술을 따랐다. 우희는 항우가 군사를 일으킨 이래 줄곧 항우를 따라다니며 시중들던 항우의 애첩이었다. 항우의 잔에 술을 부으며 우희는 이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자리라는 것을 의식했다. 

 

힘은 능히 산을 뽑고도 남음이 있고 기백은 능히 천하를 덮었으나 때가 이롭지 못하니 오추마야, 너마저 달리지 않는구나. 우희야, 우희야. 이를 어쩐단 말이냐.

항우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오추마를 타고 천하를 누볐었다. 술기운이 돌기 시작한 항우가 푸념처럼 읊조리며 눈물을 흘리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포위망을 뚫고 남쪽으로 간다.”

 

그렇게 외치며 오추마에 올라타고는 선발된 장사 8백 기를 거느리고 남쪽으로 달렸다.

동이 틀 무렵 항우가 탈출한 것을 안 한군은 5천의 기병이 추격했다.

남으로 달아나던 항우가 회수를 건널 무렵 백여 기가 따를 뿐이더니 동성東城에 이르러 헤아리니 겨우 28기에 지나지 않았다. 적의 기병은 코앞까지 바짝 추격해 왔다. 

 

“내가 군사를 일으킨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8년 동안 단 한 번도 패한 일이 없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적의 포위를 무너뜨리고 장수를 베고 적기를 쓰러뜨리겠노라.”

 

28명의 부하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적진으로 향했다. 선봉에 있던 한나라 장수를 베고 수백 명의 한군 기병들을 죽이며 적진을 돌파했다.

그런 후 동쪽으로 달려 오강烏江에 이르렀다. 그 지역의 정장亭長이 배를 대고 항우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가 항우에게 말하였다.

 

“강동이 비록 땅이 좁다고는 하지만 사방이 천 리나 되고 인구는 수십 만입니다. 거기서 후일을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어서 배에 오르십시오.”

 

항우는 껄껄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하늘이 나를 망치려 하는데 강을 건너 무엇하겠는가.”

 

이윽고 항우는 말에서 내려 오추마의 고삐를 정장에게 건네주었다.

 

“당신의 호의에 감사하는 바이오. 이 오추마는 나와 수도 없이 전장을 누빈 말인데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천하에 둘도 없는 준마요. 차마 죽게 둘 수가 없으니 그대가 이 말을 받아주시오.”

 

그리고 항우는 칼을 빼들어 다가온 한군 수십 명을 죽이고 자신도 만신창이의 몸이 되었으나 굽히지 않고 대항하다가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너는 여마동 아닌가?”

 

한의 기병 장교로 있던 옛 친구 여마동을 알아보자 순간 여마동이 난감해졌다.

  

“내 목에 천 금의 상과 1만 호의 봉후가 걸려 있다고 들었네. 우리 우정을 생각해서 그대에게 공덕이나 베풀고 죽겠노라.”

 

항우는 이렇게 말하고 마침내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산을 뽑을 만한 힘을 지니고 그 기세는 세상을 덮을 만하다는 역발산기개세의 초패왕 항우가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이다.

여마동으로부터 항우임을 확인한 왕예가 먼저 항우의 목을 낚아채자 나머지 기병들도 서로 달려와 항우의 시체를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어 항우의 몸은 다섯 동강으로 나누어지고 말았다. 

항우가 죽음으로써 4년 여에 걸친 한나라와 초나라의 전쟁은 그 막을 내렸다. 진나라를 타도하고자 봉기한 이래 최고 수훈갑은 항우였으나 마지막 승리는 유방이 취했다.

유방은 항우를 노공魯公의 예로서 곡성에 장사 지냈다. 이때 유방은 눈물을 흘려 슬퍼하였고 항우의 일족을 모두 사면하였다. 

1월에 제후와 군신들은 모두 한 왕 유방에게 황제의 자리에 오를 것을 간청하여 황제의 즉위식이 거행되니 이로써 한고조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2년이 넘도록 세상을 점령한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더더욱 사면초가에 빠진 느낌이다. 확진자는 늘어나는데 손쓸 도리가 마땅치 않아 옹색한 방역대책으로 진퇴양난에 허우적거리는 분위기다. 

고립되어 초가楚歌의 이명에서 벗어나는 날이 하루 빨리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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