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등산과 여행은 과거와 미래에서 지금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등산과 여행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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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글 67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6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6. “밤 아홉 시가 막 넘었을 거예요.” 소영은 거실의 벽시계를 가리키며 그날 사건 직전의 시간을 말했다. 규태는 그런 소영을 편안하게 바라보았다. 지방도로에서 왼편으로 강을 끼고 30여 분쯤 지나자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가로등도 없는 유난히 한적한 길이었는데, RV차량 한 대가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길을 막고 세워져 있었다. 길이 막히자 박정민 사장이 상향등을 깜박여 비켜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사내 한 사람이 허겁지겁 양팔을 흔들며 뛰어오더니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챙이 없는 검정 털모자를 썼던 것 같아요. 너무 추워서인지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 운전석 창문을 두드렸어요.” 상..

창작 글 2022.03.22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5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5. 규태는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천천히 계단으로 내려왔다. 참고인을 만나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곧바로 느낌을 정리하는 게 습관처럼 몸에 배었다. 그러나 오늘은 ‘세컨드 레이디’의 장면들만 그득하게 머리를 채운다. ‘세컨드 레이디’를 포함해서 남 교수가 만든 영화들, 정확히는 그가 각본을 쓴 서너 편의 영화들이 방화의 장르를 선도하는 경향이 일기 시작했다. ‘남현태 브랜드’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 중에 그가 죽고 말았다. 문득 누군가가 그의 영광을 시기해서 생긴 일처럼 느껴진다. - 죽어서 그의 이름은 더욱 빛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처럼 훌륭한..

창작 글 2022.03.22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4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4. ‘세컨드 레이디’, 영부인領夫人을 지칭하는 퍼스트레이디에 빗댄 제목. 대통령의 두 번째 여자 혹은 숨겨둔 여자쯤으로 의미를 부여한 제목이다. 시나리오를 검토한 정민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시나리오로서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최고의 권력을 지니게 된 남자, 사랑하는 남자의 신분 변화와 함께 비틀려진 애정, 그런 남자에게 버림받았다는 판단이 듦과 동시에 복수를 택한 여자. 그 여자 세컨드 레이디와 대통령, 두 사람을 둘러싼 권력 상층부, 그리고 정치판의 비리와 음모 사이의 피 말리는 갈등을 기막히게 묘사했다. 전임 대통령 중 누군가를 슬그머니 빗대는 것 같으면서도 현 정권의 부조리를 은근..

창작 글 2022.03.22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3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3. 삼계탕 대신 자장면 곱빼기를 뚝딱 먹어치운 규태는 중국집을 나와 곧바로 도곡동으로 차를 몰았다. Y 세브란스병원 712호 특실. 박정민 사장이 입원한 병실을 노크하자 그의 부인이 문을 열었다. “강남서 이규태 형사입니다.” 신분증을 본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가 고개를 들어 눈인사를 건넸다. 오뚝한 콧날에 귀티가 줄줄 흐르는 박정민 사장은 키까지 커서 환자복 차림인데도 어딘가 우아한 멋이 풍기고 있었다. 팔뚝에 꽂은 링거는 거의 바닥이 보였다. 간호사가 링거를 새로 갈고 있었다. 박정민의 아내 정현숙도 처녀 때는 여러 영화에 주연을 맡은 톱스타 출신답게 나무랄 데 없는 미인이다..

창작 글 2022.03.22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2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2. - 추워죽겠네. 비번인 날까지 불러내서 출동시키고 말이야. 이규태 형사가 구시렁거렸다. 이규태의 고향은 용문산자락에 있는 양평의 용문면이다. 형님 내외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자주 오기는 어렵지만, 가끔 근무가 없는 날을 택해 들르고는 했다. 그러나 갈 때마다 어머니와 형한테 “장가 안 갈 거냐.”는 성화에 시달리다 돌아오기 일쑤다. 오늘도 그런 소리 외에는 달리 화젯거리가 없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김계현 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서울로 오는 길에 현장을 둘러보라는 것이었다. “우리 사건이 될지도 몰라서 그래. 수고 좀 해줘.” 피살자..

창작 글 2022.03.22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1_ 지존의 죽음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지존의 죽음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대통령의 여자 유일한 용의자 신데렐라와 사탄의 시녀 오누이와 동거남 딜, 은밀한 거래 유착 동반자 아리아드네의 실 송곳 살인의 재현 익명의 제보 상사화 이중 복선 역린 고독한 도주 서러운 해후 1. 지존의 죽음 양수리에서 청평 방면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검은색 벤츠 승용차 한 대가 북한강을 낀 한적한 도로변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앞바퀴가 틀어진 채 대각선으로 세워진 벤츠는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으로 주차한 것 같지 않았다. 승용차의 지붕은 진작부터 내린 눈으로 이미 하얗게 덮였다. 부는 바람이 제법 드센데도 지붕에 쌓인 눈이 흩날리지 않는 거로 보아 차가 멈춰..

창작 글 2022.03.22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9_ 6·10 민주항쟁

그해 유월, 대한민국이 거듭나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 “본인은 임기 중 개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행 헌법에 따라 내년 2월 25일 본인의 임기 만료와 더불어 후임자에게 정부를 이양할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국가를 통째로 자신의 후계자에게 넘기겠다는 말로 그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마치 유산을 편애하는 자식에게만 상속하겠다는 투처럼 들렸다. “이와 함께 본인은 평화적인 정부 이양과 서울 올림픽이라는 양대 국가 대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낭비하는 소모적인 개헌 논의를 지양할 것을 선언합니다.” 충성을 맹세한 꼬붕한테 대통령 자리를 물려주는 게 평화적 정부 이양이란 말인가. 기왕에 유치한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주권을 젖혀두겠다는 논..

창작 글 2022.03.22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6_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6. “탕!” 이준명 회장을 겨냥한 총구가 다시 불을 뿜었으나 태수의 빠른 동작으로 인해 살짝 빗나갔다. 세 번째, 다시 한 발의 총성이 울린 건 태수가 총잡이를 향해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였다. 총알이 태수의 왼쪽 팔을 스쳤으나 태수의 왼발 돌려차기가 총잡이의 턱을 강타했다. 총잡이가 일어나 다시 총을 겨누었는데 박진철의 총이 더 먼저 발사됐다. 어깨에 총을 맞은 중년의 총잡이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행사장은 졸지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총잡이 사내는 박진철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 경호원들이 이준명 회장을 에워싸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또 다른 경호원들은 다시 있을지도 모를 ..

창작 글 2022.03.21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5_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5.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안나푸르나 등정을 성공리에 마친 윤태수 일행은 대승그룹이 보유한 야외 자축행사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대승은 성공리에 안나푸르나 남벽 정복과 함께 윤태수 대장의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 완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그룹계열사의 광고 소재로 활용했다. 환영 행사에는 그룹 총수 이준명 회장이 직접 참석하여 등정대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가히 그룹 차원의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내 아들 목숨을 구해줬다고 들었네. 윤 대장! 정말 고마워.” 이준명 회장은 윤태수 대장의 손을 꼭 쥐고 좀처럼 놓으려 하지 않았다. 옆에서 이세현은 태수의 등을 어루..

창작 글 2022.03.21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4_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4.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 출신인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에 은거하였다가 미군과 나토군의 파상공격을 피해 도피를 이어가다가 9·11 사태 이후 10년이 지난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 9·11사태의 주모자로 몰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끝내 미국의 끈질긴 추적으로 죽임을 당하면서 하산은 세계최고액의 현상금 수배자가 되었다. 국적이나 과거 행적 등 알려진 게 전혀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마저 모하메드 하산을 평가해 뒷전에서 현상금만 올리는 게 고작이었다. - 하산 덕분에 7세기 즈음 이슬람 황금기인 정통칼리프시대의 부활을 앞..

창작 글 2022.03.21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8_ 삼청교육대

입학 정원을 초과 모집한 삼청교육대학교의 실체 조두순을 죽기 직전까지 고문했던 전두환 열아홉 살의 봉제공장 여직원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31살의 사내에게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하고는 여관으로 끌려가 강간치상에 해당하는 성폭행을 당했다. 사내는 체포되어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강릉교도소에서 복역했다. “한 사람 인생을 파괴한 파렴치범이 고작 3년을 살고 다시 사회로 나왔습니다. 우리 가족은 도저히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청원했다. “이 청원 내용 검토해보고 타당하다 싶으면 이놈을 삼청교육대에 보내버려.” 1980년, 3년형을 마치고 나온 전과 17범의 사내는 대통령 지시에 의해 다시 삼청교육대에 잡혀 들어갔다. “대충 끝내고 잠 좀 ..

창작 글 2022.03.21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3_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3.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경호 요원의 안내를 받은 모하메드 하산이 방문하자 아부알라 알 아프리는 거실 현관까지 나와 하산을 끌어안았다. “이번에도 수고가 많았네.” “면목 없습니다. 부하들을 많이 잃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 희생은 늘 각오했던 바가 아니겠나. 알카르야타인을 얻게 돼서 우린 한결 수월하게 군수품을 수급할 수 있게 되었어. 정말 장하네.” 고개를 떨어뜨린 하산을 알 아프리는 살갑게 위안하며 등을 두드렸다. “더구나 이번에 정부군에 잡힌 우리 정예단원들 아홉 명을 구출한 건 무어로 치하해도 부족할 걸세.” “감사합니다, 각하.” 시리아 정부군이 주둔하고 있는 ..

창작 글 2022.03.20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2_ IS, 한국을 침공하다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https://www.bookk.co.kr/search?keyword=%EC%9E%A5%EC%88%9C%EC%98%81 온라인출판플랫폼 :: 부크크 온라인출판플랫폼, 온라인서점, 책만들기, 에세이, 자서전,무료 출판 www.bookk.co.kr 2. 세계 어디에서건 적이 노리면 소수의 공격력에 의해서도 파괴되고 무너질 수 있을 정도로 지구는 가깝고 좁아졌다. 겨우 무력 테러 조직이라고 여겨 국제문제에 화두로도 삼지 않은 IS에 일격을 맞고 대책조차 수립 못 하고 있다. 막바지 국정을 수행하는 중에 또다시 돌발한 난해한 과제. 아침 일찍 관계부처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

창작 글 2022.03.20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1_ IS, 한국을 침공하다

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IS, 한국을 침공하다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인질 교환 몸값 100억 유로 표적 살인 모하메드 하산의 실체 1대3 대승그룹 침투 필살의 적 전설로 남다 1. IS, 한국을 침공하다 대승타운으로 불리는 서초동 일대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약 한 시간 전, 출근 무렵부터였다. 대승그룹 회장실과 비서실, 대승물산과 대승전자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상주하는 지상 52층의 대승빌딩 곳곳에 폭탄이 설치되었고 회장실이 점거되었다는 내용의 속보가 계속 이어졌다. “범인은 자신을 IS의 모하메드 하산이라고 밝혔습니다.” ISIslamic State..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6_ 심판과 집행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6. 심판과 집행 “드러난 첫 죄목에 대한 형은 지금 즉시 집행한다.” 하데스의 목소리가 사방 벽에 부딪혀 울려 퍼진다. 형을 집행한다는 그의 말에 턱수염은 사색이 되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덩치도 몸을 움츠리고 오른손에 밴 땀을 슬그머니 바지에 문지른다. 턱수염은 뜨지도, 감지도 못하는 두 눈을 멀뚱거리다가 발목을 부여잡고 애원했다. “모든 걸 원래대로 돌려놓을 테니 제발….” 턱수염은 죽거나 병신이 될 거라는 사내의 말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란 걸 깨닫자 사력을 다해 취해왔던 탐욕의 열매들을 토해냈었다. “겨우 일부만 뱉어냈을 뿐이야. 네 죄는 네놈이 가장 잘 알 거야. 원래대로 환원시킬 만큼의 죄였다면 애당초 내가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미란다 법칙을 일러주듯 리듬 ..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5_ 주식회사 태화물산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https://www.bookk.co.kr/search?keyword=%EC%9E%A5%EC%88%9C%EC%98%81 https://www.bookk.co.kr/book/view/133247 5. 사흘째 교육을 마치고 나서야 현주는 처음 부담스럽게만 여겨졌던 이정후 차장한테 친근감이 드는 걸 느꼈다. 오정태 전무의 조바심으로 인해 생긴 선입견, 교육 중 드문드문 팽팽히 조여오기도 했던 그 선입견 때문에 이정후 차장의 표정 변화가 변화 이상으로 감지되곤 했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조심스럽기만 한 감정은 서서히 사라졌고 그의 진지한 열의와 순박하게 보이는 웃음, 가끔 표현하는 재치와 유머에 점차 친숙해졌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일행은 8시가 되어 레크리에이션실에 ..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4_ 주식회사 태화물산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https://www.bookk.co.kr/search?keyword=%EC%9E%A5%EC%88%9C%EC%98%81 https://www.bookk.co.kr/book/view/133247 4. 충북 괴산, 맑은 계류가 힘차게 굽이쳐 흐르는 화양구곡 자락에 자리 잡은 M연수원. 본관 지붕 너머로는 꽤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쳐있다. 청정 옥수와 초록의 대자연 속에 초현대식 건물이 아늑하게 자리 잡고, 그 앞으로 펼쳐진 넓은 운동장에는 파릇한 잔디가 보기 좋게 깔려있다. 월요일 오전, 막 승급한 태화물산의 초급간부 스물두 명이 5박 6일간 일정의 연수교육을 받기 위해 입소했다. 생동감 넘치는 젊은 직원들과 그들을 앉혀놓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이정후 차장을 보면서 조현욱 사장의..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3_ 주식회사 태화물산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https://www.bookk.co.kr/book/view/133247 3. 주식회사 태화물산 “여보세요.” “오늘은 전화가 조금 빨랐나. 단잠을 깨운 거 같네.” 전화벨 소리에 막 잠에서 깬 듯한 현주의 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 표정이 선하게 그려진다. 함께 있을 때도 아침에 부스스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웃음을 짓던 그녀다. “아녜요,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어요.” 정태는 매일 아침 모닝콜 하듯 현주에게 전화를 거는 게 일상처럼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그녀와 통화하는 것은 맑은 산소를 마시는 양 신선하기 그지없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직접 얼굴을 대할 수 없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은 더없이 싱그럽다. -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이뤄지고 있..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2_ 연쇄납치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https://www.bookk.co.kr/book/view/133247 2. “그자를 데려오겠다. 그다음에 너희 두 놈을 한꺼번에 처리하마.” 사흘 후, 같은 모습의 하데스는 허겁지겁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턱수염을 쏘아보다가 목판에 은빛 단도를 내리꽂았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섰다. 입가에 잡채 부스러기를 잔뜩 묻힌 턱수염이 깜짝 놀라 오른손에 쥐었던 만두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데스는 방 밖으로 나와 자물통을 채웠다. - 역시 그놈이 엮여있어. 내가 생각했던 대로야. 방에서 나와 모자를 벗은 하데스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턱수염을 잡아 가두고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았다. 사흘 만에 철문을 열고 불을 켜자 기운이 소진된 상태에서도 턱수염은 몸을 움직거려 자세를 고쳐 잡..

창작 글 2022.03.20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1_ 연쇄납치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https://www.bookk.co.kr/search?keyword=%EC%9E%A5%EC%88%9C%EC%98%81 https://www.bookk.co.kr/book/view/133247 연쇄 납치 주식회사 태화물산 피의 심판 옥빛 사랑, 적색 욕구 또 한 명의 공범 우연 그리고 필연 지옥에서의 조우 베일 두 번째 형 집행 낯선 만남 D-3 소유와 상실 카시오피아 별빛 아래 귀국 운명의 굴절 칸나의 뜰 최후의 심판 탐욕의 실체 천사와의 이별 회한 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한 알의 밀로 죽다 연쇄 납치 1. 밤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 벌써 몇 시간째 굵은 눈발이 하얗게 어둠을 가리고 있었다. 경기도 분당의 L아파트. 203동 건물 뒤편의 주차장에 검은색 BMW가 한 번 앞..

창작 글 202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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