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등산과 여행은 과거와 미래에서 지금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등산과 여행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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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글 67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7_ 5·17 쿠데타

춘래불사춘, 결국 봄은 오다가 말았다 서울의 봄 “운명하셨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맞은 박정희는 국군 서울지구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나라님이 돌아가셨다는데 대놓고 웃을 수는 없고 이거 참, 표정 관리하기가 쉽지 않구먼.” 10·26 사건 이전의 한국 정치는 너무나 음울하여 희망이 사라진 암흑기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은 독재 유신체제에서 벗어났다는 안도의 목소리와 함께 민주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기 시작했다. 아직 엄동의 계절이긴 하지만 유신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세상엔 봄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참으로 긴 세월을 참고 살아왔다. 아니 억압과 강요와 폭력을 당연시하며 살아왔다. “지금부터는 우리 대한민국에도 참다운 민주주의가 들어설 거야.”..

창작 글 2022.03.20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6_ 12·12 군사반란

작전명 ‘생일 집 잔치’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보안사령관 “잡아들여.” “예, 알겠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저녁, 직속상관으로부터 명령을 하달받은 두 명의 대령이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올리곤 방을 나갔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다시 또 군인이 무력으로 정권을 전복하는 발단의 순간이었다. - 육군 참모총장, 상대는 육참총장인데… 국군 보안사령부 인사처장 겸 계엄사령부 소속 합동수사본부 조정 통제국장인 허삼수 대령과 합동수사본부 수사 제2국장 우경윤 대령을 내보낸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은 크게 숨을 몰아쉬더니 창가로 다가갔다. 창밖으로 허와 우, 두 대령이 부하들을 소집하는 게 보인다. 막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의 강제 연행을 지시했다. 이젠 모 아니면 도다. - 그렇지만 모가 나올..

창작 글 2022.03.19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5_ 10·26 대통령 시해 사건

한 시대의 종언, 유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다 궁정동 안가, 박정희와 김재규 술잔에서 권총으로 “바로 오늘 저녁에 내가 해치운다.” 김재규가 부하들을 불러놓고 낮게 뇌까렸다. 1979년 10월 26일 오후 6시가 막 지날 무렵,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차지철 경호실장과 함께 궁정동 안가安家의 연회장 만찬 자리에 앉았다가 약 40분쯤 지나서 밖으로 나왔다. “각하까집니까?” 중앙정보부 요원인 김재규의 부하 하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가는 아래쪽으로 누이며 묻자 김재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권총을 점검한 김재규는 늘어선 부하들에게 눈길을 주더니 다시 만찬장으로 들어갔다. “김 부장! 오늘 각하께서 한잔 하시기로 했으니 시간 맞춰 궁정동으로 들어오시오.” 두 시간 전인 오후 4시경, 차지..

창작 글 2022.03.17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4_ 1·21 침투 사태

“나, 청와대 까러 왔수다.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시요.” 나라의 심장부까지 공비 침투를 허용하다 “국립공원이 안보공원입니까? 북한산 밀랍인형들, 즉각 철거하세요” “천안함 침몰 사태랑 연평도 포격을 벌써 잊은 겁니까. 안보의식 때문에 철거하는 거 반대합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립공원관리공단 국정감사에서 북한산 밀랍인형을 놓고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이 언쟁을 벌였다. 북한산 비봉능선의 사모바위 아래에는 1968년 1·21 사태 때 청와대를 습격하려고 남파된 무장 공비 일당이 숨어있던 굴이 있다. 그 자그마한 굴에 그때 은신했던 공비들의 밀랍 인형을 만들어놓았는데 그걸 치우라느니 그렇게 못하겠다느니 설전을 벌이는 거였다. 경복궁 북쪽에 솟아 있는 북악산은 그때의 공비 침투사건으로 일반인의 접근..

창작 글 2022.03.17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3_ 하나회

그들만의 리그, 결속인가 유착인가 '경북 마피아’의 태동 ‘선후배와 동료들에 의해 합의된 명령에 복종하며 우리끼리는 경쟁하지 않는다. 이상의 서약을 위반할 시 인격 말살을 감수한다.’ 학생들이 결성한 일진회나 성인 조직폭력배들의 충성 맹세 장면이 아니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나라 육군 장교들이 동기들 간에 맺은 서약의 실제 내용이다. 그들의 맹약과 운영지침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막가파의 경지를 넘어선다. ‘회원 다수는 영남 출신으로 정하고 비밀 점조직 방식으로 조직하되, 신규 회원 가입 시 조직에 신명을 바쳐 충성할 것을 맹세케 한다. 여타 지역의 출신은 상징적으로 가입시킨다.’ ‘고위층으로부터 활동비를 지급받고 재벌로부터 자금을 수령한다.’ ‘회원이 누릴 수..

창작 글 2022.03.16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2_ 중앙정보부 창설

이인자들의 수난과 반란 엄청나게 비대한 괴물이 잉태되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상징 중 하나가 남산이다. 해발 262m의 남산은 앞산을 뜻하는 것으로 조선 때 경복궁에서 마주 바라보이는 곳이 남산이었다. 이성계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 왕의 등 뒤에 있는 북악산은 정승으로 대우한 반면 남산은 매일 왕이 남쪽을 향해 대면하므로 왕과 동등시하여 일반인이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런 남산에서 남산타워나 순환도로보다 무시무시한 고문 장소를 먼저 떠올린 시절이 있다. 그리 아스라할 만큼 먼 시절도 아닌 듯하다. 남산 기슭에 있는 그저 그런 건물이지만 바로 이곳, 중앙정보부에 얽힌 역사와 사연은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다. “거긴 지옥이야.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곳이야.” 거길 다녀온 사람들..

창작 글 2022.03.16

군인의, 군인에 의한, 군인을 위한 1_ 5·16 군사 정변

군사정권의 서막, 암울하고 서글픈... 잃어버린 30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설운도가 부른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군인이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쥔 게 1961년 5월 16일에 시작하여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 즉 노태우 대통령이 퇴임한 1993년 2월 24일까지니까 햇수로는 33년이 된다. 중간에 반 년여 최규하 대통령이 유임했던 걸 빼더라도 32년간은 족히 군사정권하의 국민으로 살아온 셈이다. 민주주의 헌법을 지닌 나라의 국민으로서 그 세월을 잃어버렸다고 하면 어불성설일까. 역사는 세월을 먹으며 진화하는 생물체다. 5.16은 지금 군사정변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주체들이 권력을 쥐고 있던 시절엔 혁명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쿠데타는 성공하면 혁명이 되며, 혁명은..

창작 글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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