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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5_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장한림 2022. 3. 2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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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5.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안나푸르나 등정을 성공리에 마친 윤태수 일행은 대승그룹이 보유한 야외 자축행사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대승은 성공리에 안나푸르나 남벽 정복과 함께 윤태수 대장의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 완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그룹계열사의 광고 소재로 활용했다. 환영 행사에그룹 총수 이준명 회장이 직접 참석하여 등정대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가히 그룹 차원의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내 아들 목숨을 구해줬다고 들었네. 윤 대장! 정말 고마워.

 

이준명 회장은 윤태수 대장의 손을 꼭 쥐고 좀처럼 놓으려 하지 않았다. 옆에서 이세현은 태수의 등을 어루만지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대승물산은 아웃도어 사업부를 설립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만큼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나라도 드물다. 한국의 등산객처럼 패션이 다양한 문화도 많지 않아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아웃도어 업체가 한국 시장으로 속속 진출했다.

대승물산은 런칭 기념이벤트의 하나로 안나푸르나 등정을 후원하기로 했다. 여섯 명의 등정대에 이준명 회장의 아들 이세현이 있었다.

태수는 이미 만 스무 살 이전에 히말라야 14좌 중 다섯 개의 고봉을 무산소로 등정했고 특전사 제대 후 두 달 만에 고도 8,125m낭가파르바트를 등정했다.

그 후로도 수년간 지속해서 히말라야를 다녀왔었다. 태수로서는 14좌 중 안나푸르나만을 남겨놓고 있었는데 험난하기로 이름난 남벽 루트 등반에 대승물산 전무인 이세현과 함께 가게 된 것이다. 학생 때부터 암벽등반을 했었고 몇 차례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했던 그였다.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수직에 가까운 3km 길이의 남벽. 해발 5,000m 지점에서 정상에 이르는 동안 눈이 쌓이지 않는 가파른 암벽이 2km나 이어진다.

최근 이세현 전무가 암벽타기 난이도 종목에서 준우승할 정도로 암벽등반에 실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산소 장비도 없고 현지 등산인부 셰르파sherpa를 동원하지 않는 순수 알파인 등정에 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처음에 태수는 경험이 많지 않은 이세현의 동반 등정을 반대했었다. 비록 후원업체의 경영자라 할지라도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길에 동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안나푸르나 남벽과다르지만, 에베레스트를 다녀왔지요. 물론 정상을 밟았고요.”

 

그래도 이번 남벽 등정엔 아직 무리라고 생각했던 거였는데 그는 대단한 의지를 보이며 같이 가겠다는 것이었다.

 

윤 대장과 내가 무척 닮았다고들 하더군요.”

 

고된 훈련을 하면서도 이세현은 태수의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살갑게 굴었다.

 

비슷하게 생긴 게 같이 갈 이유는 못됩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태수도 점차 이세현과 동반하기로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외모보다는 성취욕이 윤 대장님과 무척 닮았다고 생각해왔거든요.”

 

재벌의 아들이라는 처음의 선입견은 그의 열정과 겸손한 처세를 보며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목표 의식이 뚜렷했고 목표에 대한 성취 욕구도 강렬했다.

 

서로 닮았으니까 산에서도 무조건 저랑 똑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최종 점검을 마치고 태수가 당부하자 일곱 살이 더 많은 세현은 "여부가 있겠습니까. 대장님!" 하며 특유의 환한 표정을 만들었다.

 

두 분이 마치 형제 같습니다. 하하하!”

 

아웃도어 사업본부장인 최영한 상무의 말에 이준명 회장이 세현과 태수를 돌아보더니 두 사람을 번갈아 살폈다.

 

그렇군. 키도 같고 체형에 얼굴 모습도 나를 많이 닮았네. 아들 하나 새로 생긴 기분일세.”

 

그렇게 말한 이 회장은 장남 세준의 죽음이 떠오르자 미간을 좁혔으나 이내 미소를 지었다.

 

형제처럼 지내면 좋겠군. 나도 윤 대장을 막내아들처럼 여기고 말이야.”

영광입니다, 회장님. 그리고 이번 등정에 후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태수가 정중하게 인사했고 이 회장이 양옆에 세운 세현과 태수의 등을 쓰다듬었다.

 

물질이 개입되거나 정치를 하는 곳에서는 진정한 우정을 얻기가 쉽지 않아. 산은 그런 게 없어. 순수하지.”

이번에 참으로 느낀 게 많았어요.”

 

세현은 아버지와 태수에게 번갈아 눈길을 주며 이제까지 받은 그 어떤 교육보다 값진 시간이었다면서 이번 등반에서 목숨을 건네줄 수 있는 고귀한 결속을 배웠다고 했다.

 

그래, 처음엔 나도 반대했지만 널 잘 다녀오게 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세현은 형인 세준과 달랐다. 머리는 뛰어나게 형을 능가했고 배려심도 깊었으며 무엇보다 사사로운 욕심이 없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 대승은 세현이 네가 끌어가야 해. 세준이한테는 안된 일이긴 하지만.

 

환영 행사가 무르익을 무렵 뒤풀이 만찬이 준비되고 있었다. 동서양의 다양한 요리와 고급 포도주에 코냑, 위스키 등이 즐비하게 테이블에 올려있다.

태수가 담소하는 자리로 이준명 회장이 편안한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태수에게 포도주를 따라주었다.

 

대장님, 인사하시죠. 이준명 회장님입니다.”

 

태수가 박진철을 이 회장에게 소개했다.

 

회장님! 저한테 산을 가르쳐주신 분입니다.”

회장님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박진철이라고 합니다.”

! 기억합니다.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가 안나푸르나에서 조난되셨던.”

부끄럽습니다.”

 

박진철은 얼굴이 붉어지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지금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고 계세요. 서초경찰서 강력팀장입니다.”

 

태수의 부연 소개"우리 대승 본사 관할이네요."라고 반색하면서 이 회장은 박진철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박진철은 태수가 입대한 후 히말라야 14좌 중 열세 번째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 중에 눈사태를 만나 함께 간 대원 세 명을 모두 잃었다. 조난되었다가 눈밭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박진철은 대원들을 잃고 혼자만 살아남은 대장이라는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 부상까지 겹쳐 산을 포기하고 그 뒤 경찰이 되었다.

 

오늘 제가 못 이룬 꿈을 후배가 해내서 축하하러 들렀습니다.”

잘 오셨소. 우리 종종 만나 산 얘기도 나눕시다. 나도 젊어선 북한산 날다람쥐였다오. 하하하!”

 

이 회장의 농담에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다음엔 또 어느 산을 갈 건가?”

 

진철은 이 회장이 옆자리로 옮기자 태수에게 물었다.

이번에 잔잔한 부상이 꽤 있었어요. 치료하면서 일자리를 찾아보려고요.”

 

태수가 대답하고는 포도주를 입으로 가져갔다.

 

너하고 산에 다닐 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어.”

저도 그래요.”

 

진철의 덕담에 태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스폰서가 대승이라 환영 만찬도 대단하군.”

 

이 회장은 여기저기 움직이며 참석한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었다.

 

내후년이면 희수라던데 참 정정하시죠?”

그러게 말이야.”

 

태수와 진철이 오래전 로체에서의 직벽 등반을 추억 삼아 얘기하고 있었는데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더니 기념 촬영을 하려 하니 등반 주인공들과 대승사장단은 단상 앞으로 나와 달라고 했다.

태수를 비롯한 등반대원을 중심으로 사장단 십 수 명이 횡으로 늘어섰다. 이준명 회장은 아들 이세현의 옆에서 활짝 웃으며 자세를 취했다.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이들만큼이나 사진사도 많았다. 여기저기서 셔터를 눌렀고 플래시가 터졌다. 그때였다.

 

!”

 

중앙에 서서 사진을 찍던 중년의 사내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 들더니 단상 앞에 늘어선 이들을 향해 한 발을 발사했. 총성과 함께 누군가가 쓰러졌다. 태수는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 이준명 회장과 이세현을 동시에 밀어 넘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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