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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서 푸른 하늘을 읽다 3 _ 과유불급

장한림 2022. 3. 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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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그 달걀을 나한테 줄 수 없을까?”

 

자기 몫의 달걀 하나를 먹고 양이 차지 않은 소년이 친구에게 부탁했다.

 

“줄 수 있지. 그렇지만 다음에 내가 필요할 때 그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면 내 달걀을 주지.”

 

또 다른 소년은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는 조건을 내걸고 주변의 다른 친구들까지 모이게 해 증인으로 삼은 후에 자기 몫의 달걀을 건네주었다. 친구는 가볍게 조건을 수락하고 달걀 하나를 더 얻어먹을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두 친구 모두 어른이 되었다.

 

“예전에 나한테 빌려간 달걀을 받으러 왔네.”

 

달걀을 빌려주었던 소년이 장성해서 찾아왔을 때 달걀을 빌렸던 소년은 마을에서 내로라하는 부자가 되어있었다.

달걀을 빌려 주린 배를 채웠던 어린 시절을 기억해낸 부자 친구가 찾아온 친구에게 달걀 하나를 갚아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금 나한테 장난치는가. 겨우 계란 하나만을 달랑 주다니.”

“그때 내가 달걀 하나를 빌린 게 아니었던가?”

“그건 맞지만, 분명 내가 필요로 할 때 원금과 함께 이자까지 합해서 갚겠다고 약속했었네. 그 증인들이 이 마을에 어엿이 존재하고 말이야.”

“그랬었군. 그럼 달걀 몇 개를 더 얹어주면 되겠나?”

“자네가 빌린 달걀 하나가 보름 후면 부화돼서 병아리가 된다는 이치는 잘 알고 있겠지.”

 “…….”

“그 병아리는 반년이 지나면 어미닭이 되어 다시 달걀을 낳게 되지. 그 달걀이 다시 병아리가 되고, 또 자라서 달걀을 낳게 되는 건 삼척동자라도 아는 사실일세.”

 

그 친구는 손가락을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며 계산을 이어갔다.

 

“반년이면 어림잡아 백 마리가 넘고, 그다음 해엔 백 마리의 병아리가 생기고, 다시 또 1년이 지나면 만 마리를 넘게 되지. 그중 절반만 살아남는다 해도 3년째엔 5천 마리가 넘는 양계장의 주인이 된단 말일세. 내가 그렇게 지금까지 양계장을 운영해왔다면….”

 

그 친구의 장황한 계산대로라면 자신의 재산을 다 줘도 부족할 거란 생각이 들어 달걀을 빌렸던 친구는 황당하기만 했다. 다툼이 생기고 말았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두 친구가 다윗왕을 찾아 재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다윗왕이 물었다.

 

“그 달걀은 삶은 거였는가, 아니면 생계란이었는가?”

“삶은 달걀이었습니다.”

“삶은 달걀이 부화하고 거기서 병아리가 생겨날 수 있는가?”

“…….”

 

원리금을 상환받으러 온 친구는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삶은 달걀은 세월이 지나면 썩기만 할 뿐, 절대 그 이상의 재산 가치를 지닐 수 없다. 그러므로 달걀 하나를 갚는 걸로 이 사안을 종결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지 않던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정도에 어긋난 지나친 이기심은 합리적인 이득도 취하지 못할뿐더러 주변까지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 내 부富를 취하기 위해 상대의 피해를 간과한다면 그 고통은 어김없이 나한테까지 미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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