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서 푸른 하늘을 읽다 1_ 아버지의 유서, 상속의 기술

아버지의 유서, 상속의 기술

 

“내 재산을 모두 내가 데리고 있던 노예에게 물려준다. 내 아들에게는 내 재산 중 원하는 한 가지만 물려준다.”

 

시골에 사는 부자가 아들을 멀리 도시 학교에 유학을 보내 놓고 중병에 걸려 생명이 위독하게 되었다. 아들을 보지 못하고 죽을 것만 같아 유언장을 남기고는 끝내 눈을 감았다.

노예는 주인의 유서를 읽고 뛸 듯이 기뻐했다. 

 

“이 사실을 도련님께 알려야겠지.”

 

아들을 찾아간 노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며 유산을 자기에게 상속한 사실을 알렸다. 아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유산 문제로 고심하다가 랍비를 찾아가서 푸념했다. 

 

“아버님께 늘 순종하며 살았고 아버님도 저를 진실로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노예에게 전재산을 상속하셨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자네 아버님은 아주 현명한 분이시네. 아버님이 자네를 사랑하는 마음은 유서에 잘 나타나 있군.”

 

아들은 랍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노예에게 재산을 상속한다고 쓰여있잖습니까. 유서 어디에 저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 있다는 말씀입니까?”

“자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무얼 걱정하셨겠는가?”

 

랍비는 미소를 머금고 설명을 이어갔다. 

 

“자네에게 재산을 물려준다고 유서를 쓰셨다면 노예가 아버님의 사망 소식을 자네에게 알리지 않고 재산을 몰래 처분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자네는 지금도 아버님이 돌라가신 걸 몰랐을 거고 말이야.”

 

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재산을 모두 노예에게 상속한다고 유서를 남긴 것이네. 노예는 너무 기뻐서 자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합법적으로 모든 재산을 차지한 거야. 하지만 자네 아버지는 재산 중 한 가지를 자네에게 주었네.”

 

아들은 마침내 랍비의 말을 이해하고 얼굴을 폈다.

 

“제가 노예를 가지면 되겠군요. 노예는 아버지의 재산이니까요.”

 

“하하하, 바로 그게 아버님의 뜻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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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산을 노예에게 넘겨줄 수 있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방안을 찾아냈다. 궁즉통이란 말처럼 아무리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고 거리 제약이 있을지라도 방법은 강구하면 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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