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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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탕!”
이준명 회장을 겨냥한 총구가 다시 불을 뿜었으나 태수의 빠른 동작으로 인해 살짝 빗나갔다.
세 번째, 다시 한 발의 총성이 울린 건 태수가 총잡이를 향해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였다. 총알이 태수의 왼쪽 팔을 스쳤으나 태수의 왼발 돌려차기가 총잡이의 턱을 강타했다.
총잡이가 일어나 다시 총을 겨누었는데 박진철의 총이 더 먼저 발사됐다. 어깨에 총을 맞은 중년의 총잡이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행사장은 졸지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총잡이 사내는 박진철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 경호원들이 이준명 회장을 에워싸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또 다른 경호원들은 다시 있을지도 모를 피습에 대비해 바짝 긴장한 채 이리저리 움직였다.
대승화학의 유상천 고문이 죽었다.
최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유 고문의 죽음을 보고받은 이준명 회장의 눈이 축축하게 젖었다.
“참으로 올곧고 청렴한 사람이었는데. 우리 대승의 공신 중 공신이었는데.”
“그 자리에서 회복하지 못하시고 그만.”
총을 맞고 쓰러진 상태에서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면서 최 비서실장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윤 대장은 어떤가?”
“오늘 퇴원했습니다. 팔뚝에 총알이 스쳤을 뿐이라더군요.”
“범인은 누구라던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범인이 입을 꾹 다물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답니다.”
“분명히 유 고문과 날 노린 거였지?”
“그건 분명치 않습니다.”
최상민 그룹비서실장은 범인이 총을 썩 잘 다루는 자가 아니라는 경찰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준명 회장은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었다.
“우리 둘을 노린 게 맞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 회장은 그렇지 않기를 바랐다. 이 회장의 뇌리에 10년 전 대승화학에서 일어났던 일이 번뜩 스쳐 지나갔다.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누구하고든 그때의 일을 재론하고 싶지 않았다.
“기다려보세. 경찰에 넘어갔으니 무슨 소식이 있겠지.”
“네.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최 실장은 대답과 동시에 이 회장에게 서류 파일 하나를 건넸다.
“대단하군. 특전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 표창에 미국 국방성 장관의 표창, 그리고 화랑무공훈장까지 서훈이라.”
서류를 찬찬히 읽은 이 회장이 놀라움을 표하더니 비서실장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서류에 표기된 것 말고도 그의 전투력과 용맹성은 가히 람보에 뒤지지 않더랍니다. 통솔력도 나무랄 데 없고요.”
“곱상한 청년이 어떻게 그런 기질을 지녔을까.”
“타고난 강골인 거 같습니다. 17살 고등학생 때부터 히말라야를 정복하기 시작했다니 말입니다.”
“윤 대장이 아니었으면 난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이번 안나푸르나에서는 세현이를 구하더니 거푸 우리 부자를 살렸어.”
이 회장은 엊그제 행사장에서의 총소리가 지금까지도 이명처럼 귀를 울렸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심장의 박동이 빨라졌다.
“이 친구를 무조건 영입하는 거로 하세. 이런 사람을 곁에 두면 나도 안심하고 사업할 수 있겠지.”
이 회장은 서류를 덮어 최 비서실장에게 건넸다.
“다친 데는 괜찮은가요?”
“네, 거의 아물었습니다.”
“회장님이 무척 고마워하십니다. 생명의 은인이라고요.”
“다행히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윤 대장! 특전사 출신이라지요? 델타포스에 파견되어 아프가니스탄 전투도 치렀다고 들었는데.”
이세현과 함께 윤태수를 방문한 최상민 대승그룹 비서실장이 이준명 회장의 감사 인사말을 전하면서 물었다.
“네. 거기서 군 생활 반을 보냈습니다.”
“위험한 고비도 많이 넘겼겠군요.”
“그렇긴 해도 히말라야에서만큼 많지는 않지요.”
태수가 세현을 쳐다보며 엷은 미소를 흘렸다.
“윤 대장! 우리 대승과 일해보지 않겠소?”
“네? 제가 무슨 일을….”
“윤 대장! 아버님께서 간곡히 부탁하셨어. 그래서 내가 여기 최 실장과 같이 온 거고…”
세현이 나섰으나 태수가 그의 말미를 잘랐다.
“전무님! 알다시피 전 등산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산행 중이 아닐 때 태수는 세현의 직위를 호칭으로 사용했다. 후원업체인 대승물산의 총괄전무가 그의 직함이었기 때문이다.
“윤 대장의 군대 프로필을 봤어요. 회장님께서도 우리 대승에 적합하다고 하셨지요. 부탁입니다. 대승그룹 경호책임을 맡아주시지요.”
최 실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네?”
“평상시엔 그룹 경호팀을 책임지고 산에 갈 땐 대승을 대표해서 가면 어떨까. 전속 대승 맨 이 돼달라는 얘기야.”
이번엔 세현이 나섰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윤 대장은 나랑 아버님 생명의 은인이야. 이번 일로 아버님이 윤 대장을 막내아들처럼 여기며 가까이에서 접하고 싶다더군. 나도 이 기회에 남동생 한 명 얻게 되고 말이야.”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얼떨떨하군요.”
이세현 전무님이 그룹회장직을 승계하게 될 겁니다. 회장님은 당신의 대에서보다 이 전무님의 시대를 위해 모든 걸 준비하시는 중이지요. 윤 대장을 부르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 거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겁니다. 두 분이 생사고락을 함께했고 이 전무님도 윤 대장에게 상당한 호감을 지녔으니까요. 나도 이세현 전무와 미국 스탠퍼드대 동기랍니다. 곧 대승을 짊어질 이 전무한테 믿을만한 인물이 포진되는 건 바람직하지요. 나도 윤 대장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게요. 다소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가족들과 상의도 해보고 결정된 바를 알려주세요. 참, 회장님께서는 경호팀 구성의 모든 권한을 윤 대장에게 일임하시겠답니다. 인원이나 조직구성 모두를 말입니다.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하면서 최 실장은 정색하고 그룹 경호팀 창설에 대한 사안을 소상하게 설명하며 태수를 설득했다. 태수는 두 사람과 헤어져서 최 실장이 한 말을 곰곰 되새겼다.
- 경호라, 내가 민간경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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