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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15_ 몸값, 100억 유로

장한림 2022. 5.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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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88

 

 

15.

 

 

<몸값, 100억 유로>

 

 

덩치 큰 무장 아랍인이 검은 복면을 쓰고 대승그룹 이세현 회장의 등 뒤에서 기관총을 겨눴다.

최근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는 여느 인질들과 마찬가지로 주황색 작업복 차림의 이세현은 수염이 꺼칠한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이슬람국가의 일원들이라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직은 별일 없습니다만, 이들의 요구사항을 곧 듣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 무척피곤합니다.”

 

이슬람국가라고 자처하는 IS에서 대승그룹의 이세현 회장을 자신들이 데리고 있다는 발표와 동시에 이세현 회장의 동영상이 공개되고 본인의 육성까지 듣게 되면서 세상은 소란스러워졌다. 10초 분량의 인터넷 동영상은 전 세계 방송사의 소재로 캡처되어 뉴스로 다뤄졌다.

 

대승그룹의 이세현 회장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경호책임자와 함께 실종

 

이틀 전, 이세현 회장과 경호팀장의 실종 보도가 나갈 때만 해도 IS에서 납치했을 거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세계적으로 손꼽는 글로벌그룹의 일인자가 실종되자 각국 언론들은 뉴스로 다루면서도 보도 내용은 저마다 차이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중동 어딘가의 병원에서 응급치료 중이라는 보도, 남한의 시리아진출을 경계하는 북한의 납치극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설과 함께 경호팀장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소행일지 모른다는 견해 등 추측성 보도 일색이었.

국내 언론들마저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대승그룹의 비서실과 경호 팀에서조차 설득력 있는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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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회장을 맡았던 선친이 운명하자 이세현 회장은 발 빠르게 그룹 경영진을 개편하고 국내 계열사들을 정비하더니 제일 먼저 중동지역 현지 법인들을 방문했다. 해외 출장길에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고 실종된 지 36시간이 지나서야 이슬람 무장단체IS에 납치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IT와 중공업, 건설, 조선, 유통, 전기·자 등 산업 각 부문의 56개 계열사를 거느린 세계 유수의 재벌그룹이 바로 대승이다.

공격적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승그룹은 시리아 정부와의 오랜 접촉 끝에 어렵사리 수도 다마스쿠스에 현지 통신공사와의 합작으로 대승전자 현지법인 대승 시리아를 설립하였다.

대승은 그룹 차원에시리아 정부와 교류를 이어가며 다마스쿠스를 중심으로 시리아 전역에 걸쳐 신도시 개발사업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었다.

프랑스식 사회주의를 고수하며 공산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리아는 대승으로 인해 현대자본주의 도심 국가의 면모를 갖추고, 대승은 시리아를 통해 제3의 도약을 할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국내 정부도 북한과 친교를 맺어온 시리아인지라 직접 나서지 못하고 시리아의 구애도 대놓고 받아들일 수 없어 고심이 컸었는데 민간대기업에서 발 벗고 나서주자 내심으로는 환영하고 있었다.

이번에 대승은 시리아국가대표팀 초청 축구 평가전을 주관했다. 내전에 대처하는 시리아 정부졸속이고 잔인한 행동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인해 평가전을 전후하여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스포츠의 순수함을 명분으로 내세워 비교적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 종목에서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대승그룹이지만 각종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도 투자와 후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시리와의 축구 경기에 대한 반대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대승은 철저히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고찰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고 그건 국제간의 교류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신념으로 대외마케팅을 해왔다.

일본 역시 여건만 조성되면 자국의 상품들을 일시에 시리아 본토로 몰아넣을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자사의 우수제품들을 선점 공급함으로써 시리아인들의 소비 습관을 유도하려는 시장전략과 달리 대승은 건설과 기간산업을 주도하여 국토 전역에 걸쳐 유통망을 장악하고자 했다.

터키와 이라크에 접한 국경지대까지 무한의 개발지역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바탕의 도화지나 다름없었다.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과 극단적 대립을 함으로써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 영구집권이 가능할 정도로 무제한 재선이 가능하고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도 시리아 진출기업으로서는 호재였다.

현직 대통령인 바샤르 아사드와 지속해서 친분을 유지한다면 그야말로 손쉬운 비즈니스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걸 염두에 두고 대승은 아낌없는 투자를 해가며 시리아 본토에 한국과 대승그룹의 이미지를 고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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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국민도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해서는 무척 우호적인 편이다. 주변국들의 공격과 배신으로 인해 불신 주의가 팽배한 시리아 국민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새로운 친구일 수 있다는 호감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는 세계 일류기업들의 진출 여망에 찬물을 끼얹는 살벌한 땅으로 급변하고 만다.

대승은 현 정부에 자금과 물량지원을 해가면서 반군의 기세가 꺾이길 바랐으나 반군의 세력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알카에다 이라크지부에서 뻗어 나온 IS의 등장은 시리아 정부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바야흐로 시리아는 언제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 위기의 땅이 되어버렸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분간할 수 없는 흑암의 공간으로 변하고 만 것이다.

이번에 이세현 회장은 중동 출장길현지 직원들생사 문제를 더 중요시해 대승 시리아 현지법인을 잠정 폐쇄하기업 철수를 결정하고자 방문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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