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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13_ 인질 교환

장한림 2022. 5. 1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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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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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도사흘째, 터키 북부의 이스탄불과 흑해 연안을 둘러본 마이클 일행은 수도 앙카라까지 와서 한국공원을 참배했다.

 

제수씨! 어떠셨어요. 관광할 만한가요.”

그럼요. 지금도 성소피아 성당의 우아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세희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성소피아 성당을 둘러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어머니, 피곤하지 않으세요?"”

괜찮아. 난 재미있는데 자네가 운전하랴, 우리 보살피랴 너무 힘들겠어.”

하하하! 어머니 재미있으시면 됐습니다. 저도 모처럼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마이클이 정겹게 웃었다.

 

내일은 좀 더 긴 시간 동안 차를 타시게 될 거예요.”

 

다음 날 마이클은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300km 떨어진 카파도키아로 향하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금호수 솔트레이크에 캠핑카를 세웠다.

 

터키 소금60퍼센트가 여기서 생산된답니다.”

 

바다였던 호수가 지각변동 때문에 호수로 바뀌어 끝도 없이 펼쳐졌다.

 

어휴, 짜라.”

 

태수의 어머니는 호숫물에 손을 적셔 입에 대고는 눈에 잔뜩 주름을 지었다가 며느리를 보고 웃었다. 다시 터키와 시리아국경지대로 향했다. 긴 여행길에 졸다가 깨어 담소를 나누면서 국경을 지나 한 시간을 달릴 즈음 비포장도로 전면에 트럭 두 대가 길을 막아선 게 보였다.

트럭 앞까지 다가서서 마이클이 내리자 짐칸에서 뛰어내린 여섯 명의 무장 괴한들이 마이클을 에워싸는 것이었다. 대항할 틈도 없이 마이클은 괴한이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고꾸라졌다.

 

아아악!”

 

그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본 세희가 어머니와 아들을 부둥켜안고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차 문이 열렸고 그들 가족 세 명이 강제로 끌어내려졌다. 아랍인 괴한들은 정신을 잃은 마이클을 강제로 일으켜 트럭 짐칸으로 들어 올리더니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쳤다. 느닷없이 벌어진 사태에 놀라는 것도 잠시, 네 사람은 눈이 가리고 밧줄에 포박이 된 채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어머니!”

그래, 난 괜찮다.”

 

트럭 짐칸에 태워진 세희는 놓칠세라 승렬이를 안고 어머니 손을 꼭 잡았다. 꽉 쥔 두 사람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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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전자 다마스쿠스 현지법인에 태수를 찾는 전화가 걸려 온 건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서였다.

 

윤태수, 당신 가족을 우리가 데리고 있다.”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투박한 영어 발음에 태수는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당신 누구요? 내 가족을 데리고 있다니.”

당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줘라. 그 전화로 다시 걸겠다. 지금 즉시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동해라.”

 

5분이 지나지 않아 태수의 휴대전화기가 진동했다. 메시지가 떴다. 1분가량의 동영상에는 마이클과 아내 세희, 어머니와 아들 승렬의 모습이 보였다.

마이클은 지하창고처럼 보이는 곳에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두 눈이 가려져 족쇄에 묶여 있었고, 승렬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채 잔뜩 겁에 질려 엄마 품에 안겨있다. 그들 모두 주황색 작업복 차림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크으윽.”

 

금세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태수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새 나왔. 다시 벨이 울렸다.

 

여긴 이슬람국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잘 듣기 바란다.”

 

이슬람 수니무장 괴한단IS, 그들 말대로라면 마이클과 세 식구가 여행 중에 IS에 인질로 납치된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네 가족이 아니라 네 보스인 이세현 회장이다. 그와 네 가족을 교환하자는 것이 우리 요구사항이다. 딱 열흘의 시간을 주겠다. 그때까지 이 회장을 우리에게 넘기지 않으면 그날 네 가족의 시신을 보게 될 것이다. 찢기고 잘려 나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누더기가 된 시신들을 말이다. 또 하나 더, 이 사실이 외부에 발설되면 그와 동시에 네 가족이 죽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게 된다. 다시 전화하겠다.”

 

상대는 자신의 할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전화를 끊었다. 태수는 다리가 풀리고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전율을 느꼈다.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가 참수되는 모습과 포로로 잡힌 요르단 공군 조종사가 화형에 처하는 장면이 떠올랐고 시리아 정부군 포로들을 집단 처형하는 광경이 생생하게 반추되었다.

 

- 아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연로하신 어머니께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보내드렸는데 짐승만도 못한 놈들에게 납치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머니와 어린 승렬이를 끌어안고 불안에 떨고 있을 아내가 아른거리더니 태수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 어떻게 해야 하지.

 

태수는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놈들의 요구대로라면 표적은 대승그룹 이세현 회장이다. 그를 납치하기 위해 이 회장의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나를 부차적 표적으로 삼고 내 가족을 먼저 납치했다. 어떻게 나와 내 가족을 알게 되었단 말인가.

 

- 무자비한 테러만이 놈들이 할 수 있는 무력인 거로 알고 있었는데.

 

태수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 놈들은 아주 오랫동안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한 것 같다. 세계 으뜸의 그룹 총수를 납치하기 위한 놈들의 계획과 정보력이 태수를 오싹하게 했다.

 

“IS는 이슬람도, 국가도 아니다. 단지 테러 조직일 뿐이다.”

 

IS, 알카에다에서 뻗어 나온 극단적 무장단체. 이슬람원리주의를 표방하고 이슬람국가를 자처하고 있지만, 오바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실질적으로는 납치와 테러를 일삼는 국제범죄조직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범죄를 저지르며 빈 라덴의 알카에다보다 훨씬 잔인하고 강력한 수니파 이슬람 조직으로 중동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민들의 잇따른 인질 참수로 인질의 가족이 테러범에게 몸값을 내도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 정부는 테러범과 굴욕스러운 협상을 하지 않되 민간차원에서의 인질 구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허접스러운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영국은 이슬람 급진세력의 무자비한 잔인성이 더욱 노골화되고 기세가 등등해지자 그 확산을 제지하고자 5개년 대응책을 선포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모슬렘 청년들의 급진경향을 경계하며 극단적 테러리즘의 분쇄를 시대적 소명으로 내세웠다.

영국의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IS 격퇴에 지상군 파병이 절실하다면서 서방 자유국가의 대대적인 국제 합동작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미국이 특수부대의 제한적 파병 가능성만 열어둔 채, 무인 공습기 드론만 시리아 북부 상공에 띄울 뿐 지상군투입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이처럼 서방 강대국들은 주춤거리며 적극적 행동을 자제하고 현실성이 희박한 대책만 무성하게 내놓을 뿐이었다. 이쯤 되니 IS단순 테러단체로 마냥 깎아내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고심을 거듭한 태수는 경호팀 박성규 과장을 불러 벌어진 상황을 얘기했다.

성규는 태수가 대승그룹으로 오면서 함께 데리고 왔다. 특전사 복 절 태수가 특히 아끼는 후배였고 공무 중이 아닐 때는 형제처럼 지내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성규야, 네가 나를 좀 도와줘야겠어.”

! 내가 도울 수만 있다면 목숨이라도 바칠게요.”

고맙다.”

어떻게 할 건지 방안은 있는 건가요?”

딱 부러지는 방법이야 있겠어? 일단 회장님을 만나 저간의 상황을 얘기하고 내 생각에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우선일 것 같아.”

형 생각이 어떤 건데요?”

 

성규가 물었고 태수가 자기 생각을 천천히 피력하자 성규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건 말도 안 돼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많이 생각해봤어. 다른 수가 없어.”

아무리 그래도.”

잘만 풀리면 회장님과 내 가족을 동시에 살릴 수 있어.”

 

태수의 눈에 잔뜩 힘이 들어갔고 볼이 실룩 움찔거렸다.

 

이거 참.”

 

성규는 받아들이기 힘든 표정을 짓다가 물었다.

 

회장님이 동조할까요?”

매달려야지.”

왜 놈들이 미국이나 일본도 아니고 한국을 겨냥한 걸까요. 우리랑 사이가 험한 것도 아닌데.”

 

그랬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인들을 인질로 골라 참수한 것은 하나같이 보복 차원이었. 놈들은 일본이 서방국가의 IS 대응 명목으2억 달러를 지원하자 즉각 일본인 사업가 유카나 하루와 그리고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를 참수하더니 아베 일본 총리에게 선전포고에 가까운 협박을 가했다.

 

승산 없는 전쟁에 발을 들이민 아베의 졸속결단 때문에 이 칼은 고토 겐지뿐 아니라 어디서든 일본인을 계속 베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일본의 악몽이 시작된다.”

 

일본처럼 우리나라가 IS에 감정을 격화시킨 사례는 아직 없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태수는 전제를 달고 자신의 견해를 읊조렸다.

 

한국을 노렸다기보다 대승그룹을 노린 것 같아. 저놈들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았지. 아마도 이번엔 대박을 터뜨릴 심산으로 일을 저지르는 것 같아.”

그렇다면 이번 납치는 돈 때문이군요.”

아마도 자금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놈들의 흔적을 발견하게 될 게 분명.”

알카에다보다 테러를 위한 목적이 하나 더 생긴 거네요.”

아주 커다란 목적이지. 아무튼,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거 잊지 마.”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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