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솟아 활짝 만개한 바위 꽃, 수상 수직절리 거문도 백도의 바위벽
남해 연안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의 주도主島인 거문도巨文島는 면적 12㎢로 고도古島·서도·동도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삼도三島 또는 삼산도三山島라고 불리기도 했다.
세 섬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나룻배를 이용해 이동하다가 1991년 고도와 서도를 잇는 250m의 길이의 삼호교가 개설되었고 2015년 9월에는 서도와 동도를 잇는 길이 560m의 거문교가 사장교로 완공되었다.
제주도와 여수의 중간 지점인 고흥반도 정남 쪽 남해 한가운데에 있어서 어업과 전략상 중요한 곳으로 약 5km²의 수심이 깊은 바다가 호수처럼 형성되어 있어 큰 배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항구 구실을 한다.
입지적 여건 때문에 예로부터 거문도항은 빈번히 열강의 침입을 받아왔다. 구한말 외세의 세력 다툼 때문에 1885년 영국이 러시아 제국의 세력을 막는다는 구실로 이곳을 불법 점거한 거문도 사건이 발발했었다.
영국군은 1887년 2월 철수했으나 이후 일본이 이곳을 어업 기지이자 행정 중심지로 개발하였다. 1905년 남해 연안 최초의 거문도 등대가 건립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거문도는 아름드리나무가 빽빽하여 섬이 한낮에도 어둡다는 뜻의 ‘검은’이 ‘거문’으로 변음 되었다는 설과 1885년 거문도 사건 때 청나라의 정여창이 섬 주민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필담筆談을 나누다가 그 문장에 놀라 거문巨文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최고봉인 동도의 망향산(해발 247m)을 비롯해 서도의 음달산(해발 237m), 수월산(해발 128m) 등 비교적 경사가 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은 작은 돌출부가 많고 심한 드나듦이 있다. 동도의 남쪽 해안이 높은 해식애로 이루어져 있는 등 대부분 암석 해안이다.
주요 농산물로는 고구마·감자·마늘·보리·콩·유채·참깨·양파 등이 생산되며 연안 일대에서는 삼치·멸치·장어·도미·갈치 등이 주로 포획되고, 자연산 굴·미역·조개류 등이 채취된다.
현재는 남해의 어업기지로서 성어기盛漁期에는 전국에서 어선들이 몰려든다. 여수시 삼산면의 면사무소 소재지로 행정의 중심지이며 교육기관으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다.
거문도에서 동쪽 25km 지점에 있는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는데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바위와 벼랑의 갖가지 기묘한 형상이 탄성을 자아내어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거문도에 가서 백도를 보지 않았다면 안 간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거문도 절경의 절반 이상이 백도에 있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수상 절리,, 깎아지른 바위벽이 세로로 골골이 파여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신비스럽고도 오묘한 광경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는 백도는 망망한 바다 위에 점점이 뿌려진 39개의 크고 작은 바위섬으로 형성된 무인군도無人群島이다.
섬 전체의 봉우리가 백百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백도라고 명명했다고도 하고,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흰 빛을 띠고 있어 백도로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상백도 수리섬에 있는 등대는 일제 강점기인 193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백도의 상징이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1987년부터 관광객은 물론이고 낚시꾼들도 선박을 접안할 수 없다.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백도 유람선도 1시간 30분 정도 백도 주위를 순회만 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백도는 원시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백도 내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눈향나무, 석곡, 소엽풍란, 원추리 등 353종의 아열대 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가마우지, 휘파람새, 팔색조 등 뭍에서는 보기 힘든 30여 종의 조류와 희귀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해양생물 또한 붉은 산호 등 170여 종이 서식하고 있어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백도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 옥황상제는 아들이 못된 짓을 하자 세상으로 내려 보냈는데 용왕님의 딸한테 반한 아들은 풍류를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그리워진 옥황상제가 신하들을 보내 아들을 데려오게 했으나 신하들마저 돌아오지 않자 아들과 신하들을 벌주어 돌로 변하게 하였다. 그 돌들이 백도의 수상절리를 이루었다고 전해지는 것이다.
관광 유람선은 하백도와 상백도를 리본 모양으로 운항한다. 각시바위, 서방바위, 병풍바위, 곰바위 등 바위섬마다 파도 위로 솟구쳐 올라 천태만상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바람과 파랑이 만든 예술작품이다. 그야말로 바다에 솟아 활짝 만개한 바위 꽃이자 비경 중의 비경이다.
기상 관계로 울릉도에서 독도를 겸하여 여행하는 게 쉽지 않듯 백도 역시 거문도보다 탐방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백도 여행만 하려 한다면 전남 여수항에서 오전 7시 40분에 출항하는 거문도행 여객선을 타면 곧바로 백도행 유람선에 승선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yry2WeL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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