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과 함께 지리산 운해의 진수를 보여주는 제석봉 운해
지리산 제석봉帝釋峰(해발 1,806m)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과 함양군 마천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천왕봉(해발 1,915m)과 중봉(해발 1,874m)에 이어 지리산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고봉이다.
제석이라 함은 삼신 제석三神帝釋,三神帝釋 천주제석天主帝釋, 제석천帝釋天이라고도 칭하는 하늘신으로 도리천忉利天에 살면서 불법을 보호하는 불교의 호법 선신이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환인을 제석과 동일시하기도 하였다.
제석봉 근처에 산신에게 제를 올리던 제석단이 있으며 그 옆으로 늘 물이 솟아나는 샘터가 있어 예로부터 천혜의 명당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 후까지만 해도 아름드리 전나무·잣나무·구상나무로 숲이 울창하였으나 자유당 말기에 권력자의 일가가 제석단에 제재소를 차리고 거목들을 무단으로 베어내는 일이 생겼다. 이 도벌 사건이 문제가 되자 그 증거를 없애려고 이곳에 불을 질러 모든 나무가 죽어 지금의 고사목 군락이 생겼다고 한다.
나무가 사라진 초원지대인 제석봉이라 지리산에 안개가 휘덮으면 구름바다의 경관을 멀리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제석봉은 노고단과 함께 지리산 운해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이다.
제석봉 바로 지척에 천왕봉을 지키며 하늘과 통한다는 천연 암굴, 통천문通天門이 있고, 통천문에서 400㎞를 더 가면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이르게 된다.
제석봉은 천왕봉과 가까이 있는 지리산의 주요 길목이기에 조선시대의 많은 유학자들이 유람하였던 곳이다. 제석봉을 기행한 다양한 기록이 있다.
‘지리산기’를 쓴 허목許穆(1595~1682)은 “군자사의 남쪽 절벽을 따라 백무동을 거쳐 제석봉에 올랐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제석봉 아래에는 제석당帝釋堂이 있었다. 송광연宋光淵(1638~1695)은 ‘두류록頭流錄’에서 “제석당에 이르자 그 모양이 영신당과 흡사했지만 전망이 훨씬 나았다.”라고 하였다.
1586년에 지리산을 유람하고 ‘두류산 기행록’을 쓴 양대박梁大樸(1543~1592)은 “제석봉을 바라보니 그 형세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듯 장엄하게 우뚝 솟아 있었다.”라고 표현하였다.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라 그만큼 안개도 잦은 곳이다. 지리산의 연강수량은 주변 평지의 그것에 비해 적게는 200㎜, 많게는 800㎜ 이상 내린다. 지리산에서는 기온 차와 유사하게 북사면과 남사면 간의 강수량 차이가 나타난다.
그래서 지리산 탐방 시에는 기상 예보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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