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겨울산보다 봄산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봄맞이 첫 산행을 갔다가 미끄러져 큰일 날 뻔한 적이 있습니다. 해빙기 산행에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해빙기의 기상 변화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A. 계절의 구분 없이, 또한 어떤 형태의 산행이건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이 바로 기상입니다. 특히 산에서의 봄은 연중 기상이 가장 변덕스러운 계절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산에서의 봄은 대체로 4월부터 5월까지로 보며 본격적인 등산 시즌이 시작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저지대에서는 꽃이 피고 봄기운이 완연하나 1,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는 4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고 폭우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봄, 가을, 겨울 세 계절이 함께 있는 변화무쌍한 날씨지요.
산속의 계곡에는 여전히 잔설과 얼음이 남아 있고, 북쪽 사면의 음지에도 눈과 얼음이 그대로 남아 겨울산과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또한 이 시기는 수증기를 가장 적게 포함하고 있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이상 건조가 심해 샘물이 고갈되기 때문에 산행 전에 반드시 식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4월부터 5월까지 이어지는 산속의 날씨는 도심과는 달리 많은 위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낮과 저녁의 기온차가 10℃ 이상일 때도 있으며, 고산 지대의 밤은 어는점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므로 겨울철에 가까운 장비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온에 필요한 의류와 방풍복·방수복·스패츠·장갑·발라클라바·배낭 커버·크램폰 등을 챙겨야 합니다.
이때는 매우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폭우나 눈이 내리기도 하고, 복사무나 산무 같은 봄철 특유의 짙은 안개가 끼기도 합니다. 시계가 흐려져 방향감각과 원근감을 혼란스럽게 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건조한 날씨와 황사 현상으로 흙, 먼지 등이 바람에 날려 눈병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선글라스를 준비해 눈을 보호해야 합니다.
이 시기의 등산로는 높아진 기온 탓에 지표면이 녹아 질퍽하게 젖어 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산길은 미끄러운 북사면을 피해 내려오는 것이 현명하며, 조깅화처럼 밋밋한 밑창의 신발보다는 요철형의 밑창을 댄 등산화를 신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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