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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35 명산_ 호쾌하게 도드라진 거대한 암벽, 백두대간 희양산

장한림 2022. 3. 1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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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줄기에 우뚝 솟은 화강암 암벽, 희양산

 

                    

“사방에 병풍처럼 산이 둘러있으니 봉황이 구름을 치며 날아오르는 듯하고, 계곡물은 백 겹으로 띠처럼 되었으니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

 

신라 고승 지증대사가 희양산의 중심으로 들어가 지세를 살피고는 이렇게 표현하였다. 예로부터 갑옷을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진격하는 형상으로 묘사한 희양산曦陽山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의 경계인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 줄기에 우뚝 솟아있으며 동, 서, 남쪽 3면이 화강암 암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돌산이다. 우뚝하게 솟아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고 바위 낭떠러지들이 하얗게 드러나 주변 산에서는 물론 멀리 떨어진 산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https://hanlimwon.tistory.com/entry/%EB%82%98%EC%9D%98-%EC%82%B0%ED%96%89%EA%B8%B0-%EB%8F%84%EC%84%9C-%EC%A0%95%EB%B3%B4

 

    

호쾌하고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희양산 오름길 전경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에 소재한 은티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30여 호의 산간 은티마을은 연풍면 최남단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산악회 버스가 정착한 마을 주차장에서 저만치 조령산에 시선을 박았다가 산행 준비를 한다.

은티마을 앞으로 희양산에서 흐르는 개천을 따라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큼직한 자연석으로 은티마을 유래비를 세웠고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그 옆을 지켜서 있다.

마분봉을 오른쪽으로 두고 왼쪽 길로 들어서서 은티마을 주막에 이르면 많은 등산객들이 리본과 글로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았다. 조금 더 위에 자리한 은티 산장에서 식수를 채우고 시루봉과 희양산 자락을 바라보며 은티 펜션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맑은 하늘 아래로 모든 산야가 선명하고 바람까지 불어주어 걸음이 무척 가볍다. 마지막 농경지까지는 무난한 임도가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호리골재, 즉 구왕봉 쪽으로 길을 골랐다. 희양산 정상은 구왕봉에서 능선을 따라 찍기로 한다. 작년에 왔을 때는 편한 오름길, 희양산 정상 쪽인 지름티재를 통해 올랐었다. 오늘은 그때보다는 다소 긴 희양산 종주로를 택한 것이다. 

반듯하고 완만한 힐링 숲길이 걸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오르막 끝으로 안동 권 씨 묘소가 보이는데 여기서 구왕봉 쪽으로 향한다. 

층층이 쌓은 바위를 지나고 석문도 지난다.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서 바라본 희양산의 화강암 암벽이 위압감을 주는가 싶더니 내려다본 은티마을은 손바닥처럼 자그마하다.

고만고만한 바위 구간을 지나 닿은 구왕봉九王峰(해발 879m)은 특별한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정상석 뒤쪽의 등산로를 따라가자 희양산 정상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아래로 봉암사도 눈에 들어온다. 

 

구왕봉에서 암벽 도드라진 희양산 정상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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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과 단애의 근엄한 위용

산은 그 지질 형태에 따라 보통 흙산과 바위산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산 중 암봉과 기암으로 유명한 바위산들을 추렸습니다. 그런 산들은 대개 험산 준령이라든가 악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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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왕봉은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설화에서 그 유래가 기인한다.

 

“안됐지만 너희들이 이 자리를 나한테 넘겨줘야겠다.” 

 

지증대사가 터를 잡은 봉암사에는 원래 큰 연못이 있었다. 지증대사는 신통력을 발휘해 연못에 살고 있던 아홉 마리 용을 내쫓았는데 쫓겨난 용들이 멀리 가지 않고 봉암사와 희양산이 잘 내려다보이는 구왕봉에 자리를 잡고 연못에 살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한다. 

지증대사의 허락을 받지 못한 용들은 결국 조망마저 신통찮은 구왕봉을 떠났나 보다. 구왕이 사라진 구왕봉에서 고도를 낮춰 지름티재로 가는 길은 밧줄 구간의 연속이다. 희양산의 본모습을 꿰뚫을 수 있는 곳이다. 오르내림의 연속이고 상당히 난도 높은 암릉 구간이 긴장을 풀 수 없게 한다. 거칠고 험한 산길을 거듭 오르내리다 보니 일본 강점기에 의병들의 본거지였음을 실감할 만하다.

나무로 길게 울타리를 만들어놓은 능선을 걸어 지름티재에 닿자 맺힌 땀방울이 뺨을 타고 주룩 흘러내린다. 희양산 정상까지 1.5km를 남겨놓은 이 지점에 친 울타리는 봉암사에 등산객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 봉암사는 신란 때의 고찰로 지금은 1년에 4월 초파일 딱 하루만 개방한다. 학승을 가르치는 구산선문 중 한 곳으로 많은 고승을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전망 바위에 올라서자 구왕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악휘봉, 덕가산, 마분봉도 그리 멀지 않게 늘어서 있다. 미로 바위를 지나면서 밧줄이 보이더니 다시 가파른 바위 구간이 시작된다. 밧줄을 붙들지 않고는 오르기가 어려운 험로이다. 유격훈련을 받는 착각에 빠져 길게 이어진 바위길 끄트머리의 직벽을 오르면 바로 정상으로 향하는 바위 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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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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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성터로 가는 갈림길에서 정상까지 300m를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오면서 보았던 희양산의 벗겨진 화강암들을 속속 밟으며 또 그 자리에서 주변 풍광을 살펴본다. 호쾌하고 시원하다.

원통봉 너머로 멀리 속리산 여러 봉우리가 날카롭게 지붕을 드러냈고 고개를 돌려 군자산, 칠보산과 보배산도 눈 여김을 하게 된다. 백두대간 희양산 정상(해발 999m)에서 주흘산 영봉, 주봉과 황학산, 백화산을 이으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갈림길로 내려와 시루봉을 다녀가기로 한다. 성터가 나오고 성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은티마을 하산로를 접고 곧장 진행하여 시루봉으로 향한다. 

시루봉(해발 914m)은 표지석에 전망대라고 적힌 것처럼 조망에 최적인 봉우리이다. 문경새재 위로 주흘산과 조령산, 멀리 신선봉까지 가까이 잡힌다.

 

“무르팍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산에 다니시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어르신들도 산불피해 없이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지나온 희양산과 구왕봉도 끝까지 안전산행을 기원해주니 감사하다.

 

몸을 숙여 털중나리의 고운 자태를 감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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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티마을을 내려다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비탈 숲길을 내려서서 야생화 무리에 섞인 털중나리를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가 다시 걸어 계곡물소리를 듣게 된다. 하산 때의 물소리는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산행을 마치기 직전이라는 안도감이 그렇고 수고에 대한 보답처럼 느끼게도 한다.

땀을 씻으려 계곡에 들어섰으나 물가에 자리도 잡기 전에 언제 흘렸냐는 듯 땀이 말라버린다. 선선하고 청량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린 시원한 계류에 깔끔하게 재계하고 솔숲을 지나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언제든 외갓집에 들르는 것처럼 마음 내키면 올 수 있는 곳이기에 작별에 큰 아쉬움이 생기지 않는 희양산이고 은티마을이다. 

 

 

                   

때 / 여름

곳 / 은티마을 - 호리골재 - 구왕봉 - 지름티재 - 희양산 - 시루봉 - 원점회귀

 

 


https://www.youtube.com/watch?v=-Yu4DU5y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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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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