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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북한강 지르밟고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으로

장한림 2022. 5. 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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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청평 인근에 고만고만한 산들이 다수 운집해있다. 청평지역에서는 꽤나 이름값을 하는 호명산 말고도 청우산, 불기산, 새덕산, 양지말산 등이 조종천과 북한강을 둘러싸고 있다. 청평에서 좀 더 떨어진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뾰루봉은 인근 통방산 능선에서 이어져 뾰족하게 솟아오른 봉우리이다.

 

          

청평호와 북한강을 발아래 두고 

 

    

강변의 정자가 튼실하게 잘 지어졌다

 

청평에서 가래골 뾰루봉 진입로까지 이동해 뾰루봉 식당 오른쪽으로 오르면서 정상까지 2.3km의 산행이 시작된다. 

콘크리트 임도를 조금 오른 후부터는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두 차례 능선을 올라 작은 봉우리를 넘어 안부에 내려섰다가 다시 급하게 고도를 높인다. 오른쪽으로 벙커를 보게 되고 허리를 더 굽혀 456m 봉에 이르니 송송 땀이 맺힌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청평호와 호명산이 보이고 송전탑을 지나면서 천마산도 보게 된다. 뾰루봉과 화야산이 갈라지는 길을 지나자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다시 550m 봉을 넘는다.

뾰루봉을 400m 남겨놓고 한숨 돌렸다가 고도를 높여간다. 한 시간여 남짓 소요되었지만, 거리에 비해 길게 느껴지는 산행이다. 뾰루봉 정상(해발 709.7m)에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머리에 이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이어서 걷게 될 화야산과 고동산을 눈에 담고 북한강을 사이로 호명산과 마주 대한다.

 

 

강 너머로 호명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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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산이면서도 드문드문 가파른 곳이 많다

 

 

“여긴 남의 동네 같지가 않아.” 

 

북한강 뒤로 주금산, 은두봉, 축령산과 깃대봉이 한 가정의 같은 형제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뾰루봉을 바라보고 있다. 청평의 작은 도심 뒤로 운악산까지 보인다. 보이는 산마다 대다수 발자국을 남겼던 산들이다. 그래서인지 양주와 남양주 지역은 남의 동네 같지가 않다.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 지에 형제투금兄弟投金이란 제목의 민담이 실린 적이 있다. 천애 고아로 의형제를 맺은 두 남자가 어느 날 길에 떨어져 있는 다듬잇돌만 한 생금 덩이를 발견하였다. 그 금덩이를 형이 지고 걸었다.

 

‘내가 결의형제를 하지 않았으면 이 금덩이를 혼자 가지는 건데.’ 

‘형님만 아니었으면 저 금덩이를 나 혼자 발견했을 텐데.’

 

두 사람의 머리에 이런 생각이 들어차는 것이었다. 얼마쯤 길을 가다가 아우가 형님을 불러 세웠다.

 

“형님! 그 금덩어리를 버립시다.”

“왜?”

“금덩이를 보니까 자꾸 흑심이 생기네요. 이대로라면 형님과의 의가 끊어질 것만 같아 두려워요.”

“오냐, 그러자꾸나. 나도 오는 도중에 네가 아니면 이 금덩이를 혼자 가질 수 있을 텐데 괜히 의형제를 맺었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구나. 나 역시 못된 마음이 들어 금덩이를 버리고 싶었다.”

 

잡목 숲에서도 멋지게 자란 소나무들이 자주 눈에 띈다

https://www.bookk.co.kr/aaaing89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www.bookk.co.kr

 

 

 

금덩이를 길바닥에 내동댕이치자 금덩이가 황금 구렁이로 변하더니 형제를 물려고 덤벼들었다. 구렁이가 형에게 덤비면 동생이 작대기로 내리치고, 아우에게 덤비면 형이 내리쳤다. 그러자 구렁이가 두 동강이 나면서 나동그라졌다. 그런데 동강이 난 구렁이가 다시 금덩이로 변하더니 어느 것이 조금 더 작지도 크지도 않게 똑같았다. 

형제는 금덩이 두 개를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다는 설화이다. 숱하게 내려놓자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다시 생각해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욕구와 필요 사이에서 갈등을 이겨내고 짐을 덜어낸 저들 형제야말로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로만 없다면 깊은 산중의 오지나 다름없다

 

 

혹시 튀어나올지도 모를 황금 구렁이를 피해 장소를 옮긴다. 여기서 화야산까지 4.98km, 그리 향한다. 양지말 갈림길을 지나고 소야골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난 후에도 산책로처럼 편안한데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주어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화야산 3.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절골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삼회리 절골과 크리스털 생수 공장으로 갈리는 삼거리에서 이어지는 길이다. 

 

 

울창한 참나무 숲길을 지난다

 

바위 구간을 우회하여 밧줄을 붙들고 가파른 바윗길로 올라서고 670m 봉을 우회하면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솔고개와 큰골 갈림길 안부에서 막바지 피치를 올려 너른 헬기장인 화야산禾也山 정상(해발 754.9m)에 오른다. 

가평군 외서면과 양평군 서정면에 걸쳐 있는 화야산은 용문산에서 서북으로 뻗어나간 지능선이 곡달산을 일으키고 배치 고개를 넘어 다시 솟구쳐 형성된 산으로 뾰루봉과 고동산을 양옆으로 거느리면서 삼면이 북한강과 청평호로 둘러싸여 있다. 

 

 

북한강과 청평호를 조망할 수 있는 산행이다

 

 

벼가 잘되는 마을인 화야리(현 삼회리)에서 유래된 산 이름이다. 여기서 3.6km 떨어져 고동산이 있고 4.8km를 내려가야 삼회 2리 사기막골에 닿는다.

화야산에서 고동산으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초반부터 거칠게 잡아끈다. 돌이 많은 내리막을 천천히 내려서고 삼거리 안부를 지나서야 조금 나아진다. 이후 고만고만한 봉우리 셋을 넘고 두 번째 삼거리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 정상석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고동산古同山(해발 600m)에 오른다. 가평군과 양평군에서 각각 정상석을 세워놓았다.

 

 

고동산에서 북한강 일대를 내려다본다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서종면에 인접한 고동산에서도 북한강이 내려다보인다. 서종대교 건너 산자락을 깎은 양주 CC가 눈에 들어오고 운길산에서 적갑산과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도 선명하다. 

 

“오늘은 어둡기 전에 내려가시게.”

 

곡달산에서 경춘 고속국도를 가로질러 삼태봉과 통방산이 아는 체해준다. 아침에 어비산을 올라 어둠이 가라앉은 후에야 내려섰던 여섯 번째 통방산까지 한나절을 꼬박 걸었었기에 특별한 인연을 맺은 산들이다.

북한강 물줄기를 향해 하산한다. 고동산에서의 하산은 경사가 급해 더욱 조심스럽다. 안부를 지나자 가파르고 거친 암릉길이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올려다보니 고동산 정상이 한참 멀어졌다.

순탄한 능선을 따라 내려서고 수입 1리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수입 3리 표지석이 있는 391번 도로에 이르면서 산행을 마친다.

 

                    

 

때 / 봄

곳 / 뾰루봉 식당 - 456m 봉 - 송전탑 - 뾰루봉 - 절골 사거리 - 화야산 - 고동산 - 수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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