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등산과 여행은 과거와 미래에서 지금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등산과 여행의 모든 것

이야기가 있는 산/산에서 읽는 역사

장안산에서 읽는 역사이야기_ 빨치산, 세계사에도 유례가 드문 산악 게릴라

장한림 2022. 7. 10. 17:03
반응형
728x170
SMALL

 

온라인출판플랫폼 :: 부크크

온라인출판플랫폼, 온라인서점, 책만들기, 에세이, 자서전,무료 출판

www.bookk.co.kr

 

 

남부군 빨치산의 상흔이 서린 백두대간 호남정맥

<장안산 - 빨치산, 세계사에도 유례가 드문 산악 게릴라>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인 전라북도 장수군에 있는 장안산은 기암괴석과 원시 수림이 울창하고 심산유곡에 형성된 못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는 관광지로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무주, 진안과 함께 전북 동부 산악권에 속하며 전형적인 분지 내에 있는 장수군은 논개의 고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논개가 순절한 77일을 택해 추모대제를 지내던 중 1968년부터 논개 탄생일인 음력 93일을 장수군민의 날로 제정하여 군민의 날 행사와 겸해 논개제, 무용제, 음악제 등 주논개 대축제를 치르고 있다

죽고 죽이는 동족 간의 대립, 고립된 지역에서 일어난 빨치산의 슬픈 역사가 숨 쉬는 곳이 또한 이곳 장수이다이런 역사적 사실을 뒤로하고 최근 장수는 새롭게 지역사회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88고속도로가 장수를 통과하고 대전·장수 고속도로, 익산·장수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호남의 교통요지로 부상하는 중이다.

 

 

 

 

여정 아무리 길다한들 있는 노자 다 지니고 갈 셈인가

먼 산 오른다고 등짐 가득 채워 걸음 옮기기조차 

힘들어할 텐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지녀 편할 만큼만

필요한 만큼만

딱 그만큼만 등에 지고

유유자적 유람하듯, 

옛 벗 찾아가듯 자연에 녹아드세

오른 산에설랑

그나마 욕구의 찌꺼기가 세운 괜한 무게까지

훌훌 털어놓고 내려가세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www.bookk.co.kr

 

  

 

빨치산의 상흔이 서린 백두대간 호남정맥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장안산 들머리로 잡은 무룡고개에 내리자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준다.

행정구역상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에 속하는 무룡고개는 장안산과 경남 함양의 백운산 사이에 있는 높은 고개로 금남 호남정맥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장안산은 예전과 달리 이곳 무룡고개까지 교통망이 형성되어 보다 쉽게 정상을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살짝 옆으로 영취산을 올라 백두대간을 잇게 되어 점차 등산객들의 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우거진 숲길을 걸어 무룡고개 삼거리를 지나고 1085m 봉에 닿자 백운산이 보인다.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산이라 반가워 저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댄다대부분 육산인 등산로에 산죽이 무성하다. 다행히 구름이 햇빛을 가려 더위에 시달리지 않아 좋다.

느긋하게 행렬을 이어 장안산 첫 전망대에 이르자 드넓은 억새평원이다. 장안산의 가을 억새평원은 영남알프스로 일컫는 재약산 사자평원과 함께 알아주는 억새 군락지이다

지그시 눈을 감으면 흐드러지게 핀 억새밭에 만추의 하늬바람이 불면서 은빛 파도가 넘실댄다. 아직 밋밋한 평원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을 대입시키자 구름을 막 벗어나 이때다 싶어 내리쬐는 햇볕이 감미로운 가을 햇살로 바뀌는 착각에 빠지게끔 한다.

 

 

 

장수는 위치상 내륙 산간에 그 터를 잡은 탓에 호남 오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래서였을 것이다장안산은 빨치산 전북도당의 중요 거점이 되었다.

전설적인 빨치산 이현상, 그가 누구인가. 빨치산의 총책, 이 지역의 지휘를 맡은 남부군 총사령관이 바로 이현상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공비 대토벌 작전 때 장안산이 군인과 경찰의 주요 작전지역이었던 건 남부군의 드센 투쟁 때문이었다

 

 

 

이현상은 1906년 충남 금산에서 출생했다대를 이어 양반가였던 전주 이씨 가문에서 태어나 서울 중앙고보를 졸업했다. 중앙고보 재학 중이던 1925년 박헌영과 함께 공산당 활동을 했으며 보성전문학교에 진학하여 조선공산당, 고려 공산청년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1927년에는 휴학 후 상해로 건너가 망명 청년들의 모임인 한인청년회에서 활동하다가 학교로 돌아와 동맹휴학을 주도하여 1928년 구속되면서 일제 치하에서 총 12년간의 옥살이를 했다해방 직전 일본 경찰을 피해 지리산으로 입산했다가 해방 후 산에서 내려와 조선공산당 재건에 참여하여 남로당 연락부장, 간부 부장을 맡는다

미군정 시절, 남한에서 공산당 활동이 어려워지자 월북해서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다가 1948년 다시 서울로 내려온 그는 11, 또다시 지리산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선 인민유격대 남부군 사령관으로 치열한 빨치산 투쟁을 이끌면서 골짜기마다 수많은 전설을 남긴다.

 

 

 

이현상, 익숙한 그의 이름을 되뇌며 걸음을 내딛자 지리산 주릉이 구름 사이로 빛을 받아 찬연하게 실체를 드러낸다. 고개를 돌리면 남덕유산과 서봉까지 반가움을 표시한다. 억새밭으로 빠른 걸음을 내디디면서도 노고단과 반야봉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천왕봉까지 담게 된다. 마치 지리산을 종주하는 느낌마저 든다

 

 

반응형

 

 

호남 종산에서 남부군 총사령관의 최후를 더듬다

 

 

통신기지국이 세워진 장안산 전망대가 뚜렷이 눈에 들어오고 우측으로 황석산도 보게 된다여기서 보는 산들은 모두 구면에 친근감 넘치는 지인들이다. 눈 여김만으로도 메아리가 울릴 것만 같은 추억의 공간이다. 거기서 길을 놓쳐 진땀 뺐던 일들, 비에 흠뻑 젖어 한여름에도 소름이 돋을 만큼 추웠던 그때가 모두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현장이었고 시절이었다

꾸준히 누런 억새밭이 이어지다가 또 하나의 전망소를 지나 129계단을 오르고 다시 103계단을 올라 장안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귀퉁이에서 숨을 고르며 빨치산, 그리고 그들의 사령관 이현상의 최후를 마저 더듬어본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얼마나 학수고대하였던가.”

 

제대로 뜻도 펴지 못하고 산에서 숨어지내던 이현상과 그의 수하들이 산을 벗어날 기회가 온 것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인민군이 남한 땅을 점령하자 이현상은 산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과 함께 다시 산으로 들어가 19517남한 6개 도당 위원장 회의에서 남한 빨치산의 사령관 직책을 맡게 되었다

19537, 휴전이 되자 북한에서는 박헌영, 이승엽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였고 그해 86일 지리산에서 열린 제5지구당 조직위원회에서 제5지구당을 해체하면서 이현상을 평당원으로 강등시켰다. 또 남부군의 핵심 부대였던 제5지구당 당원들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켜 이현상의 수족을 잘라버리다시피 했으니 그가 권한을 지니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런 일이 있고 두 달여가 지난 19539월 중순, 이현상은 지리산 빗점골 합수내, 너덜겅이라 부르는 곳에서 의문의 총탄에 맞아 죽음을 맞고 만다. 이로써 남부군의 실질적 활동은 막을 내리게 된다

한국전쟁 발발 두 해 전인 1948년부터 활동한 빨치산은 6년 동안 1만 회 이상의 교전을 벌였는데 이들로 인해 죽은 이들이 2만여 명이 넘는다. 세계 역사에도 유례가 드문 게릴라전의 주역들이었다. 48세의 나이에 송두리째 바친 이념과 인생을 그 육신과 함께 화개장터 앞 섬진강 변에서 화장시켰다는 이현상의 최후가 왠지 씁쓸한 여운으로 남는다.

 

 

 

그런 묘한 감정을 가누며 무심코 장안산 정상석에 눈길을 던진다. 정상석 뒷면에 새긴 글을 읽고서야 장안산이 호남의 종산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해발 1237m로 장수, 번암, 계남, 장계 등 4개 면의 중앙에 위치하고 백두대간이 뻗어 전국의 8대 종산 중 제일 광활한 위치를 차지한 금남 호남정맥의 기봉인 호남의 종산

 

 

 

 

산에서 역사를 읽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도봉산 역이나 수락산 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

www.bookk.co.kr

 

산에서 전설을 듣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도봉산 역이나 수락산 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

www.bookk.co.kr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덕유산, 치악산과 함께 종산의 반열에 있는 장안산의 존재감을 다시 느끼게 된다. 헬기장이 있고 통신기지국이 설치되어 있으며 삼각점이 있는 넓은 정상에서 또 하나 특이한 팻말을 보게 된다.

 

이곳을 지나는 자여, 조국은 그대를 믿나니!’

 

20121114, 7733부대 기동중대에서 100km 행군을 기념하여 새긴 표식이다.

 

어휴, 산이라면 신물이 납니다.”

 

동시에 군에서 막 제대한 젊은이들이 산을 싫어하는 이유를 적은 패찰이기도 하다

 

 

 

둘러보면 주변은 높고 깊은 산중 오지이다. 걸어온 무룡고개 능선도 여기서 보니 온통 숲이다. 전라북도 무주, 진안, 장수 세 고장을 일컬어 무진장이라고 표현해 왔다.

지독히 오지인 산골에 파묻혀 있어 세인들의 왕래가 뜸해 아주 많이라는 부사어의 무진장으로 인근 세 곳을 엮어 불렀다. 그중에도 장수는 더욱 깊은 오지였으며 특히 외지고 인적 뜸한 심산유곡이 저 아래 덕산계곡 일대이다

 

 

 

이제는 덕산계곡을 비롯한 크고 작은 계곡과 윗 용소, 아랫 용소 등 많은 소와 반석 등 십 수 개의 기암괴석들이 울창한 수림에 덮여 여름이면 많은 외지인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 덕산계곡의 맑고 찬 물에서 오늘 산행의 피로를 풀기로 했으니 무덥지만, 남은 힘을 뽑아내기로 한다

범연동 쪽으로 길을 잡아 하산한다. 중봉 삼거리를 지나 연주 마을을 가리키는 방향으로 계속 내려선다. 활엽수림 울창한 숲길을 걷다가 계곡으로 진입해 완만한 경사로로 이동하자 오매불망 그리던 덕산계곡이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www.bookk.co.kr

 

19511228일부터 이듬해 2일까지 벌어진 '장안산 전투'는 빨치산 주력의 명맥을 끊은 결정적인 전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이유도 있어서 영화 '남부군'에서 빨치산 부대의 목욕 장면을 찍을 때 이곳 덕산계곡에 세트장을 설치했다고 한다.

계곡을 내려가다가 바로 그 자리,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옷을 벗고 목욕하던 자리였을 걸로 추정되는 너른 소에 자리를 잡는다.

남부군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회문산에서 철수한 전북도당이 덕유산에서 이현상의 남부군과 합류하여 오백여 명의 빨치산들이 옷을 벗고 목욕했던 장면이다. 바로 이 계곡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만큼 덕산계곡은 깊고 은밀하며 맑고 깨끗하다

 

 

 

빨치산이 거점으로 삼아 숨어 들어온 산에는 물이 넘쳤지만,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그들에게 위생은 사치였을 것이다. 남녀가 산속에서 같이 뒹굴었지만 성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소설 '남부군'은 서술하고 있다.

반인반수의 삶을 이어가던 빨치산들. 그들에게 산은, 그리고 그 산의 물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사선死線이었을 뿐이다. 영화의 목욕 장면은 빨치산들이 산속의 짐승에서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정화의식이었다.

연출자는 이들이 더 이상 광기 어린 집단이나 이념의 동물이 아닌, 그저 더러워진 몸을 씻고 천진하게 물을 즐기는 한낱 인간으로 그려내고 싶었을 것이다. 이때만큼은 이데올로기도 미움도 없이.

빨치산들처럼 심하게 알탕을 할 수는 없지만 젖은 땀과 눅진하게 몰려들기 시작한 피로를 씻기에 충분한 수량이라 천진하게 물놀이 동심에 젖을 수 있다. 이런 순간이 있어서 여름은 그 계절 값을 한다. 물을 떼놓고 여름을 생각할 수 없다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피서를 마치고 긴 계곡을 따라 내려가서 방화폭포를 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스틱을 접고 등산화 끈을 풀고 배낭을 정리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는 타고 왔던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일행들 모두 피로함보다는 뿌듯하게 하루를 즐긴 넉넉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버스는 얼마 가지 않아 논개 생가 마을에 정차한다. 장수 논개 생가 마을은 임진왜란 때 적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 의절한 주논개가 태어난 마을이다

 

 

 

논개의 충절을 기리며 생가를 복원해 마을 전체를 민속 마을로 꾸몄다. 마을 어귀를 지나 비탈진 동네로 들어서면 한 채 한 채 초가집과 물레방아, 텃밭에서 풀을 뜯는 장수 한우도 민속촌 분위기를 한층 살려준다. 이곳의 분위기를 접하니 정겨움과 평화로움을 테마로 설립된 듯싶다.

이어갈 우리 역사에 다시는 모난 이념의 대립이 사라져서 여기처럼 평화로운 기록이 이어졌으면 하는 현실성 떨어지는 바람을 해보다가 피식 웃고 만다.

 

 

 

때 / 여름

 / 무룡고개 - 전망대  억새 능선 - 장안산  중봉 삼거리 - 덕산계곡 - 연주 마을  논개 생가 마을

 

 

https://www.youtube.com/watch?v=kSOrIBKR5CE 

     

 

 

경상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www.bookk.co.kr

 

충청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www.bookk.co.kr

 

강원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www.bookk.co.kr

 

전라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www.bookk.co.kr

 

경기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www.bookk.co.kr

    

반응형
그리드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