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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강_ 동강 물줄기를 딛고 여섯 봉우리 백운산을 넘다

장한림 2022. 6. 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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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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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물줄기 나리소와 바리소와 어우러진 코발트 빛 하늘과 진초록 녹음

 


남한강 수계에 속하는 동강은 정선에서 영월까지 57km에 이르는 긴 물줄기인데 동강 12경이 말해주듯 퇴적작용으로 모래톱과 자갈 톱이 자연 형성되고 돌리네, 우발레, 싱크홀과 같은 카르스트 지형이 많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검독수리, 수달 등 멸종위기의 희귀 동물이 서식하여 특별한 생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2002년도에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을 비롯하여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동굴들이 있다.



동강을 거론하면 어라연을 빼놓을 수가 없다. 강물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처럼 빛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어라연, 동강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곳이라 할 수 있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울창한 송림이 천혜의 절경을 이루어 2004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4호로 지정된 어라연은 래프팅을 즐기며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동강 물줄기를 발아래 두고 하늘 가까이

 

 

산에서 역사를 읽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도봉산 역이나 수락산 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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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 중순, 한여름 뙤약볕을 쪼이며 산 좋아하는 후배 두 명과 점재마을 다리를 건넌다.
점재 마을을 들머리로 잡아 최단 거리로 백운산 정상을 올라 여섯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장제 나루로 하산하는 일반적인 코스를 택했다. 동강을 내려다보는 풍광이 멋진 길이라고 듣기도 했지만, 시간상, 거리상 초행길에 가장 적합할 듯싶었다.
동강에서 바라보는 백운산은 정상에서 왼편으로 여섯 봉우리가 동강을 따라 이어져 있고 동강 쪽으로는 칼로 자른 듯한 급경사의 단애로 이루어져 있다.

“여길 오고 싶었었는데 정말 좋네요.”

백운산에 가자는 후배의 제안에 즉답으로 수긍했는데 와보니 저절로 표정이 밝아진다.

“덕분에 나도 앞당겨 오게 되었어.”

티 없이 맑은 하늘이 백운산 봉우리에 찔려 스크래치가 생길 것만 같다. 미세먼지 하나 없이 온통 푸릇하다. 코발트 빛 하늘과 진초록 녹음이 제대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세상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점재마을과의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곱게 핀 도라지 꽃밭을 끼고 백운산으로 향한다.



급경사 길을 오르자 곧바로 건너온 점재교와 구불구불 동강 물줄기가 발아래 놓인다. 곧 동강이 회전하는 기암절벽의 왼편 물길, 동강 12경 중 3경에 해당하는 나리소와 그 오른편으로 바리소도 보인다.
유유하게 흐르는 동강 물길이 벼랑에 막혀 휘돌면서 이루어 놓은 나리소는 동강 유역 가파른 산세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강변의 수직 단애, 백운산 자락의 소나무 숲과 제대로 어우러진 한 폭의 동양화다. 나리소 바로 아래로는 놋쇠로 만든 밥그릇의 바리와 비슷한 모양새의 바리소가 있다.



무성한 초록을 지나 백운산 정상(해발 882.4m)에 올랐을 땐 이마에서 철철 땀이 흐른다. 덥기도 하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무척 가파른 길을 올라왔다.
숨을 고르고 골고루 내다보니 영월의 진산 봉래산 지붕이 시야에 들어온다. 봉래산 또한 이곳 동강의 물줄기가 흐르는 곳이다. 단종의 몸종들이 그 아래 강물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숙부인 세조가 보낸 사약을 받아 마신 단종과 그런 단종을 슬퍼한 몸종들의 뒤 헝클어진 신세, 참담한 그들 운명을 끌어안은 동강의 물살이 성삼문의 단심가를 떠올리게 한다.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설이 만건곤 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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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7대조 세조는 집권 내내 역모 사건에 시달려야 했다. 조카를 몰아내고 왕권을 잡은 세조에게 반 세조 세력은 필연일 수밖에 없었을 터인데 사육신 중 한 사람인 성삼문이 지은 이 단심가가 그 정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려다 실패하고 처형장에 끌려가며 읊조렸다던가. 단심가의 봉래산은 중국 전설 속의 영산이 아닌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을 그리는 마음으로 저기 보이는 봉래산을 거명했다고 한다.

“이 사람아, 인두가 다 식었어. 더 뜨겁게 해서 지져!”

 

 

한림의 '이야기가 있는 산' - 산과 삶과 사람과 : 네이버 블로그

산과 글을 사랑하며, 아래 산행기와 소설 등의 창작물을 집필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산 1, 2권(도서출판 송곡) 산에서 역사를 읽다(BOOKK) 산에서 전설을 듣다(BOOKK) 산과 삶과 사람과<시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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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문이 인두에 등을 지지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의연히 내지른 소리가 동강 너머 들려오는 것만 같다. 비록 세조가 즉위함으로써 탁월한 정치를 펼쳤고 이전보다 나은 행정력을 발휘했다 하더라도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것에 그치지 않고 단종과 사육신까지 죽인 일마저 합당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합리적이라 해서 옳은 일일 수는 없음이다. 결과에만 급급하여 수단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현실과 역사를 쥐락펴락하는 건 공평치 못하다.
후세의 한 사람으로서 이성적인 잣대로 세조의 과오를 헤아리고자 하는 마음이 자꾸 드는 건 단지 선한 약자의 불행이 안타깝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생육신으로 남은 신숙주의 삶이 더 안쓰러워요.”

이광수의 역사소설 단종애사端宗哀史에는 사육신 등이 국문을 받던 바로 그날 생육신 중 한 사람인 신숙주의 부인이 목매어 자살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신숙주는 살아서 죽은 친구의 몫까지 채우려 했던 것은 아닐까.”

두루뭉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신념의 차이는 따르는 이에 따라 자칫 옳고 그름의 흑백논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로 각색한 허구이지만 성삼문과 신숙주의 두터운 우의, 그들의 판이하고도 아이러니한 결말을 후세 사람들이 얼마나 안쓰러워했는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혁명이다.’

역사상 수많은 쿠데타가 있었고 실패한 자에게는 피를 토하는 응징에 더해 서러운 낙인이, 성공한 자에게는 명분과 권력이 쥐어진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으므로 과정쯤은 얼마든지 수정하고 왜곡할 수 있음이다. 불의도, 역사도.

‘쿠데타는 쿠데타일 뿐이다.’

1979년 12·12 사태를 일으켜 군사정권을 다시 세우고 수많은 역사를 왜곡, 날조한 그들 정부에서 살아왔기에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거나 합리화하는 게 멀미를 하는 것보다 더 메스껍다. 동강을 아래 두고 토할 수가 없어 맑은 공기 들이마시며 속을 진정하고 하산하기로 한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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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구렁이가 똬리를 트는 몸짓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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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하늘벽 구름다리를 지나 칠족령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곳 제장마을에 사는 한 선비가 가마솥에 옻을 끓이고 있었는데 기르던 개가 사라져서 찾으러 나선다. 다행히 개가 발에 옻을 묻힌 채로 나가 그 흔적을 따라가다가 백운산까지 들어서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황홀한 절경을 대하게 된다.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한 선비가 옻 칠漆 자에 발 족足 자를 써서 그곳을 칠족령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지금의 제장마을과 문희마을을 잇는 고개이다.

“구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아요.”
“그렇지?”

정상에서 2.4km 벗어난 지점의 칠족령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동강 물줄기는 한 마리 거대한 구렁이가 똬리를 트는 몸짓이다. 구렁이는 아무런 기척 없이 저 말고도 다른 많은 이들이 사는 세상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바짝 몸뚱이를 가라앉혀 세상 끝 언저리를 골라 기어가고 있다.
산과 산을 가르며 흐르는 곡류천을 바라보자니 사람 살아가는 인생사를 보는 듯하다. 부딪치다가 휘어 피하고, 가로막혀서 투쟁하여 뚫고 지나가는 인생살이처럼 굽혔다가 곧추세워 흐르고 다시 굽이치는 동강의 흐름을 포개서 견주게 된다.



다시 보며 거듭 되짚어도 강물의 흐름이 삶의 그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거침이 덜하다. 막혀버린 삶을 어찌하지 못해 그녀들은 저 강물에 몸을 내던지지 않았던가. 도통 유연함이 없는 세상살이가 역사를 만들어 왔고 지금도 맥없이 이어지고 있음에 저도 모르게 큰 숨이 새어 나온다.
어떻게 표현하든 산자락과 물줄기의 조화로움을 흠뻑 만끽할 수 있는 최적지 중 한 곳이 여기일 것이다. 꽤 더웠지만, 더없이 청량했던 백운산행이다. 날머리 제장마을로 내려와 알알이 실하게 익어가는 청포도가 무척 탐스럽게 보인다. 정선의 산골 마을은 움직임이 없이도 정적 속에서 가꾸어지고 푸르러짐에 게으르지 않다. 유유한 동강의 흐름처럼 그저 차분히 생장하는 산중 촌락이 마냥 정겹다.
청포도 밭 길을 걷다 보니 시장기가 몰려온다. 제대로 식사도 못 했는데 이것저것 눈요기만으로도 배불렀던 산행이었나 보다.



때 / 여름
곳 / 점재마을 - 병매기고개 - 백운산 정상 - 칠족령 - 하늘벽 구름다리(유리 다리) - 칠족령 전망대 - 제장마을



https://www.youtube.com/watch?v=M8TaTzXdnKs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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