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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국립공원의 산

단풍산행_ 갑사, 신원사, 동학사를 잇는 계룡산 가을 산행

장한림 2022. 10. 1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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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색 찬연한 갑사에서 시작해 계룡 8경을 두루 감상하며 동학사로 내려서다

 

 

나의 산행기_ 도서 정보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종이책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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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과 느티나무 숲이 우거진 갑사는 언제나처럼 아늑하고 수수하다. 갑사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고 고즈넉하여 그 계절에 여기 오면 가을 남자가 되고 만다.

 

 

 

춘 동학 추 갑사라는 말처럼 갑사계곡의 가을 단풍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갑사에서 금잔디고개로 오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붉게 물들어질 정도로 추색이 고운 곳이다. 갑사계곡의 단풍은 그래서 계룡 8경에 꼽는다.

계룡갑사라는 현판이 걸린 갑사 강당이 그렇듯 법당 대다수가 화려함을 추구하는 건축 기교를 최대한 없앴기에 더욱 웅장하고 숙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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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였던 갑사는 하늘과 땅과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간다고 하여 갑사로 명명했으니 이름대로라면 첫째가는 절인 것이다

조선 세종 때의 사원 통폐합에서도 제외될 만큼 명망이 높았던 절이었으며, 1459년 조선 7대 왕 세조는 부친인 세종의 월인천강지곡과 자신이 지은 석보상절을 합편한 불교 서적 월인석보月印釋譜(보물 제745, 보물 제935)를 이곳 갑사에서 판각하게 하였다. 그 목판 중 일부가 갑사에 소장되어있다

 

 

 

갑사에서 붉게 물든 가을에 한껏 심취되었다가 2.2km 거리의 연천봉으로 올라간다. 물기 없는 갑사계곡을 통과하여 원효대를 지난다.

바윗길과 경사 심한 계단을 반복해 올라 연천봉 고개에 다다르니 여기서도 거친 숨을 몰아쉬게 된다.

 

 

 

갑사 계곡과 신원사 계곡 사이의 계룡산 줄기에 솟은 연천봉(해발 738.7m)은 계룡 8경인 연천봉의 낙조로 유명한데, 저녁나절 산야를 붉게 물들이고 멀리 은빛으로 반짝이는 백마강 물줄기의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계룡산 연봉의 하나이다.

 

 

 

이성계는 여기에 제단을 차려놓고 이곳에 왕도를 세울 수 있도록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이곳에 신도를 정하기로 하고 공역을 시작했는데 꿈에 나타난 신선이 도읍을 한양으로 정하라고 일러주는 바람에 한 해 동안 이어진 공사를 멈추면서 이 지역을 신도내新都內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바람에 서울은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인구 초밀도 지역이 되고 말았다. 설화는 그러하지만, 역사학자들은 계룡산이 동쪽, 서쪽과 북쪽의 3면과 너무 떨어진 남쪽에 치우쳐 도읍으로서의 부적합한 위치 탓으로 옮겼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한말부터 유포된 정감록鄭鑑錄이 계룡산 밑에 새 왕조가 도읍할 거라고 예언하면서 계룡산 일대에 수많은 종교인이 모여들었다. 불교, 유교, 기독교, 단군, 도교, 무속 등의 집단 종교단체가 우후죽순 퍼졌으며 이후에도 계룡산은 신도내를 중심으로 신흥종교들이 진을 치기에 이르렀고 가히 무속인들의 천국으로 터를 다져나가기도 했다

 

 

 

그런 내력을 떠올리며 사방을 둘러보다가 생생한 에너지가 충만해진 듯한 기분으로 동운암과 보광원을 지나 신원사로 내려왔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인 신원사는 동학사, 갑사와 함께 계룡산 3대 사찰이자 동서남북 4대 사찰 중 남사南寺에 속한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80호로 지정된 대웅전에서 50m 떨어져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7호인 계룡산 중악단中嶽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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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계룡산의 산신 제단으로 계룡단으로 불렀었는데 묘향산에 상악단, 지리산에 하악단을 두고 있었으므로 조선 말엽부터 중악단으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악 신앙 제단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중악단의 경계구역은 612로 둘레에 축담을 둘렀고 전면에 이중의 내외문內外門이 있다.

 

 

 

신원사에서 나와 고행 구간으로 알려진 연천봉 고개로 향한다.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가는 고행의 노선이다. 체력 소모를 절감하기에 보폭과 속도를 조절하며 걷게 된다. 극락교를 지나 고왕암에 이르러 갈증을 씻어냈지만 다시 남은 생수를 털어 넣는다.

신라 김유신과 당나라 소정방이 합세한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했을 때 백제의 태자 융7년간이나 이곳의 융피굴에 피신해 있다가 잡히면서 이름 붙여진 암자이다. 고왕암에는 백제 시조인 온조왕부터 마지막 의자왕까지 31대 백제왕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연천봉 고개까지 참으로 버겁고 고된 1.1km 구간을 융 태자의 힘든 은신 생활을 떠올리며 올라섰다. 설악산 서북 능선의 귀때기청봉을 연상하게 할 정도의 거친 바윗길이라 땀방울이 솟는다. 더 많은 힘을 쏟아 연천봉 고개에 다다르자 연천봉에서 관음봉 쪽으로 많은 등산객이 몰려들었다

 

 

 

국립공원의 산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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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을 100m 남겨두고 다시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나무 평 마루에 잠깐 앉았다 일어서는 거로 숨을 돌리고 계룡산 최고의 조망 장소인 관음봉(해발 766m)에 닿았다. 아래로 동학사 계곡, 고개 들어 천왕봉 능선을 보면서 육체적으로 버거운 감각까지 일시에 일으켜 세워졌다면 과장일까.

많은 풍광 가운데 자연성릉은 보는 이를 끌어당길 정도로 멋진 암릉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주 10경에도 포함된 관음봉에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면 신선이 된 것 같다고 하여 관음봉 한운 역시 계룡 8경으로 꼽는다.

 

 

 

머리 위의 조각구름을 올려다보고 다시 자연성릉의 웅장한 자태를 마주하며 긴 계단을 내려선다자연성릉은 말 그대로 자연이 만들어낸 성스러운 걸작이다. 바위 능선과 여기서 보이는 속리산 곳곳의 정경이 계룡산을 장대하고 강하게 각인시킨다. 수직에 가까울 만큼 속도감 있게 내리 뻗은 산자락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기를 심어준다

당대의 베스트셀러 시크릿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주의 기를 쓸어 담아 원하는 바를 성취할 장소로 적합하단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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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으로 향하면서 그 자체로도 나무랄 데 없이 고고하고 멋진 자연성릉이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한다. 0.8km 길이의 자연성릉을 지나자 삼불봉까지도 0.8km가 남았다. 또 숱한 철제 계단을 오른다.

동학사와 갑사가 내려다보이는 삼불봉(해발 775m)은 세 개의 봉우리가 세 부처의 형상을 닮아 그렇게 부른다. 눈꽃 만발한 삼불봉의 겨울 설화 또한 계룡 8경 중 하나이다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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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성릉 너머 주 능선이 이어지는 천황봉까지 계룡산은 야무지고도 아름다운 명산임을 재차 각인시킨다. 걸음 멈춰 곳곳을 바라보노라면 눈을 뗄 수 없어 마냥 멈춰 서있게 된다. 삼불봉에서 철제 계단과 돌계단을 딛고 남매탑으로 내려간다.

 

 

5층과 7층 두 개의 석탑이 나란히 선 남매탑(해발 615m)에 이르러 예전에 왔을 때 탑돌이를 하며 정성스레 소원을 빌던 아낙네들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충청남도 지방문화재 제1호인 남매탑은 두 탑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5층 석탑은 보물 제1284, 7층 석탑은 보물 제1285호이다. 오뉘탑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두 기의 탑에도 그럴듯한 유래가 전해 내려온다

 

 

 

스님! 저 좀 살려주세요.”

 

신라 성덕왕 때 상원 조사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호랑이가 찾아와 입을 벌리고 우는 소리를 내었다.

 

이놈이 잡아먹을 줄만 알았지, 씹어먹는 건 모르는 모양이구나.”

 

스님은 호랑이의 목에 걸린 큰 뼈다귀를 빼주었다.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꼭

 

호랑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가 얼마 후 다시 나타났다.

 

스님, 얼른 제 등에 올라타세요.”

 

호랑이는 스님을 태우고 어디론가 달려갔는데 거기에 실신한 처녀가 있었다.

 

, 119 구조 대원이냐?”

그건 아니지만, 처녀가 너무 예뻐서 스님께 신세도 갚을 겸해서요.”

 

스님이 그 처녀를 암자로 데리고 와서 정성껏 간호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이 돌아왔다

 

저는 상주에 사는 임 진사의 딸인데 혼인날 호랑이가 나타나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이곳에 와있는 거죠?” 

그게, 그러니까119 구급 대원이아니 호랑이란 놈이 느닷없이

 

스님이 호랑이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가까스로 처녀를 이해시켰다

 

이건 필시 부처님이 맺어준 부부의 연일 것입니다. 저는 스님의 아내로 살겠습니다

 

처녀는 이렇게 말하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정녕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구나.”

 

상원 조사는 미색에 흔들리지 않고 수도에 정진하였다.

 

- , 이분은 비구승이시길 고집하는구나, 정녕 부부의 연이 아니라면.

 

 

 

그 후 스님과 처녀는 의남매를 맺고 불도를 닦으며 일생을 보냈는데 후에 상원 조사의 제자 회의 화상이 두 개의 불탑을 세워 그 뜻을 기리며 오뉘탑이라 불렀다고 한다.

부부가 될 뻔했다가 남매가 되는 난해한 상황을 멋대로 추론해보며 남매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십오야 밝은 보름달이 남매탑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불현듯 계룡 8오뉘탑의 명월을 눈에 그리다가 다음 행선지로 걸음을 옮긴다.

 

 

 

신선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래도록 머물렀다는 동학사 계곡 상류의 은선폭포는 절벽과 수림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특히 안개가 자욱할 때의 풍광이 압권이라 계룡 8경으로 추리고 있다.

거리를 두고 수풀 사이로 바라보는 폭포의 긴 물줄기가 아련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폭포 위에서 아래까지 가느다란 실이 한 올 한 올씩 풀어지는 듯 차분한 물 흐름을 보여준다.

 

 

 

동학사 계곡은 자연성릉과 쌀개봉 능선, 장군봉 능선, 황적봉 능선 등 계룡산을 대표하는 능선들 사이에 깊게 패어있는 계곡으로 수림이 매우 울창하다. 지금 한껏 물든 단풍도 곱지만, 특히 신록의 동학사 계곡을 걷노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하여 여기 동학사 계곡 신록도 계룡 8경으로 꼽고 있다.

 

 

 

충청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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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길을 밟고 작은 현수목교를 지나 포장도로에 이르렀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자 비구니들의 불교 전문 강원講院인 동학사東鶴寺는 이 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한다.

고려 때 여기 동학사에서 고려 3은으로 칭하는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과 야은 길재의 초혼제를 지냈으며 단을 쌓아 삼은단三隱壇이라 하고 전각을 지어 삼은각三隱閣이라 하였다.

 

 

 

동학사에서 고려 충신들의 비참한 말로를 떠올리다가 아직 수북한 가을 풍광을 눈에 담으며 날머리 계룡산 탐방안내소에 이른다. 가을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은 늘 다감하여 언제든 다시 오겠노라는 생각을 떨구지 않게 한다

 

 

 

 

때 / 가을

곳 / 갑사 탐방지원센터 - 갑사 - 연천봉 - 신원사 - 연천봉 고개 - 문필봉 - 관음봉 - 자연성릉 - 삼불봉 - 남매탑 - 동학사 – 계룡산 국립공원사무소

 

 

 

https://www.youtube.com/watch?v=0faHyRhV7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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