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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두 명의 마라토너

장한림 2022. 11. 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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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춘천마라톤과 JTBC 마라톤, ‘가을의 전설’에서 그들을 읽고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굳어지다

10월 23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2022 춘천마라톤에서도 내 친구는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아니 놀라운 기록이다. 많은 이들이 보는 공간이라 실명을 거론하기가 부담스러워 그의 이니셜 TY로 표기하기로 하자.


25년이 넘게 동호인으로서 매년 1~3회, 42.195km의 풀코스에 참가했는데 내 기억에 단 한 번 말고는 완주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때마다 3시간 중반 대의 기록을 조금씩 경신하며 나뿐 아니라 친구들을 놀라게 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올해 춘천마라톤에서도 TY는 또 다시 그를 아는 지인들을 놀라게 한다.


기록에 관계없이 (마라톤 경험이 없는 필자의 견해로는) 이젠 완주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놀라게 할 시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그는 여지없이 출근했다가 퇴근해서 귀가하듯 특유의 선한 웃음을 머금으며 결승라인을 들어섰다.


오래도록 가까운 친구 TY에 대한 존경심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자신이 강건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저 자신에게 알리는 강렬한 시그널, 액티비티한 퍼포먼스가 아닐 수 없다. 바로 그런 그의 의지, 식지 않는 열정, 결국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셀프 매니지먼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축하하네, 내 친구 TY!!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하네, 우리들의 TY!!”


TY 말고 또 한 친구가 마라톤에 도전했다. 함께 같은 친구인 TY의 영향을 이 친구 BS는 유독 자극적으로 받았었나보다. 무어든 한 번 했다 하면 거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무대포식으로 달려들어 자신의 뜻을 대개 성취하고 만다.


마라톤에 입문한지 1~2년이 채 되지 않아 10km와 하프마라톤을 가볍게 제끼더니 곧바로 풀코스를 접수한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면서 모든 메이저 대회가 취소되거나 무산되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이제 내일 모레 11월 6일에 험난한 여정이 될지도 모를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2022 JTBC LIFEPLUS 마라톤’으로 명명한 메이저 국제대회의 동호인 자격 출전이다. 얼마나 떨리고 가슴 졸일지 십분 느낌이 온다. 결국 의지의 살짝 다른 모습이겠지만 BS의 의지는 TY의 그것과는 약간 다른 형상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나가 살아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증명하는 거라면 또 하나는 세월에 관계없이 강건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확인시키는 액션이라고나 할까. 결과적으로 두 친구는 살아 생동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뿐 아니라 주변에 일깨우며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둘과 가까운 친구의 입장에서 추측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 두 친구는 내 추측과 달리 어쩌면 훨씬 큰 의미의 가치나 이상을 지니고 마라톤에 그들의 심신을 내거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 JTBC 마라톤은 새 코스를 선보인다고 한다.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시작해 양화대교와 여의도, 마포대교, 광화문 세종대로, 천호대교 등을 거쳐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한다.
41km지점에서 있는 힘을 모두 뽑아내며 TY가 결승라인을 통과한 것처럼, BS가 잠실운동장 트랙을 돌며 마지막 0.195km의 구간이 가슴 벅찬 환희의 구간, 평생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기억되고 간직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기도해본다.


두 친구가 원해왔던 선하고도 정의로운 절실함이기에, 그들의 뜻이 결승라인을 통과하며 성취되길 역시 간절하게 희망하며 이 글에 그 마음을 담는다.

“최선을 다하는 내 친구 BS의 모습이 늘 아름다웠네. 더도 덜도 말고 이번에도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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