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해역 거문도 천혜의 비경, 동백나무 숲길과 등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에 소재한 거문도는 여수에서 117㎞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다도해 최남단의 섬이다. 여수항에서 2시간의 뱃길을 가야 한다.
서도, 동도, 고도 3개 섬으로 이뤄진 거문도로 배가 들어서면 왼쪽 작은 섬이 동도, 오른쪽 섬이 서도이고 여객터미널이 있는 섬이 고도이다.
고도에서 서도를 잇는 타원형 구름다리 삼호교를 건너면 거문도 등대가 있다. 114여 년의 역사를 지닌 등대는 어민들의 뱃길을 밝히기도 했지만 지리적 여건상 전략적 요충지였기에 열강의 침입을 주시하는 거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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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섬 면적은 27.48㎢로 8개의 유인도와 104개의 무인도가 있으며 이들 섬이 분포한 해역은 대부분 암석해안과 해식애로 이뤄져 있다.
2,600여 명의 섬 주민들은 고구마, 감자, 마늘, 유채, 양파 등의 밭농사를 짓고 삼치, 멸치, 도미, 갈치 등의 수산물을 포획하고 자연산 굴, 미역, 조개류 등을 채취하여 생활한다. 거문도의 특산물은 자연산 돌미역, 갈치, 갈치 창젓이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인 거문도는 백도 등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국가 명승지로 청정해역의 남해 어장 중심지로 풍부한 수산자원이 있는 어업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했을 때 이에 항의하기 위해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거문도를 방문했는데 이 섬에 뛰어난 학문을 지닌 문장가들이 많다는 걸 알고는 ‘거문巨文’으로 개칭하도록 우리나라에 권유해 그때부터 ‘거문도’로 이름을 지었다고 전한다. 거문도는 산지가 많아 아름드리나무가 빽빽한 섬이 한낮에도 어둡다는 뜻으로 고유어 ‘검은’으로 부르던 게 거문으로 변하였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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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문정'은 거문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맑은 날이면 제주도와 고흥 팔영산, 장흥 천관산까지 시야에 잡힌다고 한다.
여기서 약 600m쯤 가다 보면 인어상이 있는 인어 해양공원에 이른다. ‘신지끼’라고 불리는 거문도 인어는 하얀 살결에 검은 생머리를 하고 주로 달 밝은 밤이나 새벽에 나타나 절벽에서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내어 어부들을 태풍에서 구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거문도 서쪽에 녹산 무인등대가 있고 수월산 절벽 위에 유인등대가 있다. 등대로 가기 위해 '목넘어 길'로 간다.
거문도 유인등대로 가는 길은 폭풍우가 몰아치면 너비 30∼40m의 파도가 넘나 든다고 해서 ‘목넘어’ 혹은 ‘무넘이’로 불리는 길이다.
목넘어길에서 300여 m 정도 갯바위를 올라 등대로 가는 길에 들어서면 1.2km에 이르는 환상의 동백터널이 이어진다.
중간중간에 벤치가 마련돼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 풍광을 감상하고 사진 촬영하기에 제격이다.
거문도 등대까지 오르는 길은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며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다. 그렇게 동백터널 끝자락에 117년 역사의 거문도 등대가 있다.
동백나무가 이룬 이 푸른 숲을 지나면 등대에 다가서게 된다.
등대는 해수면으로부터 69m의 깎아지른 벼랑 위인 절해 고도에 우뚝 솟아있다.
1905년 4월 12일 처음 불을 켠 거문도 등대는 남해안 최초의 등대로 동양 최대 규모이다. 2006년 1월 노후된 등대를 대신하여 33m 높이의 새로운 등탑이 신축되었다.
현재 거문도 등대는 연와조로 만든 하얀 색상으로 15초마다 한 번씩 점등하며 42km까지 불을 밝힌다. 2017년 더 먼 곳까지 불빛을 밝히기 위해 등명기를 LED로 개량했다.
등대에서는 고기잡이 어선들이 포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노을바다에 깃발을 나부끼며 돌아오는 어선의 모습이 정겹고 이국적이다.
등대 옆에는 ‘관백정’이라는 팔각정이 있다. 생태숲길 사이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도 장관이며 특히 조각처럼 새겨진 해안절경 사이로 연출되는 낙조의 풍광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어기영차 노 저어가세 어기영차 노저어가세
남해바다가 어드메냐 서해바다가 어디메냐
이 바다를 건너면은 고기 바탕이 나온다네
어야디야 어야디야 어야디야 어야디야 어야디야 노 저어가세
몇일을 가서 남해를 갈거나 몇날을 가서 서해를 갈거나
이보소 도사공 말 들어보소 뱃전이 어디로 돌아를 가나
걱정을 말고 돌아를 가세
거문도 사람들의 애환이 묻어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거문도 뱃노래’의 노랫말이다. 섬사람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가거나 만선으로 돌아올 때 부르는 이 뱃노래는 4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불리는 우리 고유의 가락이다. 북과 꽹과리, 장고를 두들기며 물길 따라 고기를 좇으며 살아가는 어부들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거문도 뱃노래 길은 크게 동백꽃 숲길과 녹산등대 가는 길로 나뉜다. 동백꽃 숲길은 희귀 동식물이 다양한 생태숲길이며 녹산등대 가는 길은 사슴뿔을 닮은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oTYFz5ak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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