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의 탕문湯問 편에 거문고 연주에 탁월한 백아와 그의 친구 종자기에 대한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춘추시대 때 진晉나라에서 벼슬을 하던 백아가 달빛이 사라진 깜깜한 그믐에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을 상상하며 거문고를 뜯었다. “오늘 밤은 달빛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백아는 깜짝 놀랐다. 백아는 다시 우뚝 솟은 산을 떠올리며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 연주를 마치자 종자기가 감탄했다. “훌륭한 연주일세. 마치 눈앞에 태산이 놓인 것처럼 장엄하였네.” “이 사람아, 감탄은 내가 했다네. 어찌 거문고 소리를 듣고 내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정확히 맞춘단 말인가.” 백아가 다시 강을 주제로 연주하면 종자기는 도도하게 흐르는 황하에 비유하며 어김없이 청음 실력을 발휘했다. 하루는 두 사람이 함께 놀러 나갔다가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