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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에서 거듭 깨닫다 16_ 買死馬骨매사마골

장한림 2022. 5. 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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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기술, 예술적인 소비

 

전국시대 때 연나라의 소왕이 곽외에게 자문을 구했다. 

     

“나라 힘을 키워 제나라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뜻을 같이할 인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구려.” 

   

소왕의 근심을 들은 곽외가 천리마를 거론했다. 

    

“어느 임금이 천금을 내걸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구하지 못했습니다.”
“천리마가 그리 귀했나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임금님이 말 한 마리에 정말 천금이나 되는 큰돈을 줄까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곽외의 말이 이어진다.

임금이 천리마를 구하지 못하자 신하가 사 오겠다고 나섰습니다. 이 신하는 전국 방방곡곡을 수소문해 천리마가 있는 곳을 찾아갔으나 천리마는 이미 죽은 뒤였지요. 그래서 죽은 천리마의 뼈를 500금에 샀습니다. 임금이 화를 내자 신하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천리마는 귀한 말이라 마주들이 숨겨 놓고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죽은 천리마 뼈다귀를 500금이나 주고 샀다는 소문이 나면 진짜 살아 있는 천리마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궁 앞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이 신하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세 명이나 천리마를 가지고 나타난 것입니다. 

곽외의 이야기가 끝나자 소왕이 물었다.  

   

“나는 천리마가 필요한 게 아니라 국력을 키울 인재가 급한 것이오.”
“현명한 인재를 구하시려면 저를 먼저 쓰십시오. 그러면 천하의 인재들이 곽외와 같은 이에게 중책을 맡기는데 내가 어찌 대접받지 않겠느냐며 몰려올 것입니다. 이 곽외를 죽은 말 뼈다귀로 삼으십시오.” 

    

소왕이 공감하며 곽외를 중용했다. 역시 소문이 퍼지면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 위魏나라에서 명장 악의가 찾아온 것을 비롯해 제齊나라의 변설가 추연, 그리고 조趙나라의 책략가 극신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렇게 해서 소왕은 이들이 가진 힘과 지혜를 활용해 제나라를 공격했다. 그리하여 큰 승리를 거두고 잃었던 땅을 되찾았다.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매사마골買死馬骨은 참으로 귀한 것을 얻기 위해 크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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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현실에서도 이 고사를 인용하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직업을 구하는 이들은 취업이 어려워 구직난에 허덕이는데 기업체는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구인난에 부닥친다. 

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눈높이 성향 탓도 있겠거니와 반대로 인재를 구하려는 기업들이 매사마골의 노력을 등한시하기 때문에 구인난을 겪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성을 기울이지 않거나 노력을 소홀히 하면서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싼값에 사람을 쓰려고 하는 건 천리마의 뼈는 고사하고 당나귀 뼈를 사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어중이가 있는 곳에는 비슷한 떠중이가 모여 늘 그 밥에 그 나물인 초라한 밥상에서 식사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KKKeQZX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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