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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에서 거듭 깨닫다 12_ 각주구검刻舟求劍

장한림 2022. 5. 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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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낡은 정치가 아닌 노련한 정치를 원한다

 

 

 

귀한 칼을 지니고 양자강을 건너던 초나라 사내가 실수로 칼을 강물에 빠뜨렸다.

 

“어이쿠, 내 칼!”

 

깜짝 놀란 그는 급히 뱃전에 자국을 내어 표시하는 것이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빠뜨렸으니 이따가 여기에서 찾아야지.”

 

나루터에 배가 닿자 사내는 표시해놓은 뱃전 아래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칼을 찾았소?”

 

물에서 나온 사내를 보고 사공이 물었다.

 

“분명히 표시해 둔 자리 밑을 다 뒤졌는데 칼이 없어졌소.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려.”

 

배가 한참이나 강기슭을 거슬러 올라왔는데도 사내는 자기가 표시해놓은 자리만 살피면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은 칼을 떨어뜨린 뱃전에 표시한 뒤 뒤늦게 다른 곳에서 찾는다는 말이다. 흔히 뒷북친다는 말을 하는데 초나라 사내야말로 풍악놀이가 모두 끝난 뒤에 뒷북을 치는 격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찰금察今’ 편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배는 시대 흐름을 상징하고 물에 빠진 칼은 법과 제도를 비유한 것으로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예전의 법을 고수하려는 초나라를 비판한 일화이다. 세상 돌아가는 현실에 어둡다거나 융통성이 없어 낡은 구습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빗대 표현한다. 

여람呂覽이라고도 하는 여씨춘추는 기원전 239년 진나라 재상인 여불위가 주도하여 만든 책으로 제자백가 중 잡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조趙나라 출신의 거상이었던 여불위는 진晉나라 장양왕 때 승상에 재직했다. 장양왕이 죽은 후 태자 정政이 왕위를 계승했는데 그가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으로 사기史記에 여불위의 친자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국시대 말엽, 여불위는 재상을 지내면서 3000여 명의 학자들을 모아 후대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 여씨춘추를 편찬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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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시대에 동떨어진 법규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 수십 년 전에 법을 제정해놓고 유명무실하게 묵혀 있다가 어떤 사건이 터지면 그때서야 법전을 펼쳐 적용하는 경우이다. 

정권을 쥔 자들의 전유물 같은 국가보안법도 현시대의 세계적 흐름을 고려하여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법과 제도도 폐지 혹은 청산해야 할 유물이지만, 시대를 거스르는 정치철학 또한 커다란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사고가 뒤떨어지는 낡은 정치인에게 시대에 맞는 신선한 정치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mnKI_isG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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