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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사마귀 정치인은 되지 말아야
제齊나라 왕족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향하는 중이었다. 백성들이 저만치 물러서서 왕족의 수레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그런데 희한하게 생긴 곤충 한 마리가 길 한가운데에서 앞발을 치켜들고 수레바퀴를 칠 듯이 몸뚱이를 곧추 세우고 있었다. 수레가 깔고 지나치려는 순간 장공이 급히 수레를 멈추게 하고는 마부에게 물었다.
“도대체 저 벌레는 무엇이냐?”
“사마귀라고 하는 곤충입니다.”
대가리는 삼각 형태에 눈알은 튀어나왔고 긴 더듬이가 채찍 두 개 같았다. 앞발은 마치 톱니가 달린 낫처럼 보이기도 하는 벌레를 바라보다가 장공이 말했다.
“허허! 참으로 맹랑한 놈일세. 마치 수레랑 한판 붙어보자는 기세로구나.”
“저놈은 숲 속의 사냥꾼 같은 놈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 아무한테나 덤벼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녀석이구나.”
장공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레를 돌려서 피해 가라고 일렀다.
“저 벌레가 사람이었다면 용감무쌍한 장군감이었을게다. 저놈 용기가 가상하다.”
마부가 사마귀를 비껴 수레를 몰았다.
이 이야기에서 ‘당랑거철螳螂拒轍’이 비롯했다. 사마귀가 앞발을 쳐들고 수레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덤벼드는 것을 비유한다. 잡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회남자淮南子’는 도가 · 법가 · 유가 · 병가 등 여러 학설을 모아서 엮은 백과사전 같은 책으로 한나라 회남왕 유안이 펴낸 이 책에 기록된 구절이다.
당랑지력螳螂之力, 당랑지부螳螂之斧와도 같은 말이다.
사마귀는 곤충이 주된 먹이지만 작은 벌새까지도 공격하고 연못에서 물고기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암컷 사마귀는 수컷과 교미가 끝나면 그 수컷을 잡아먹어 버린다고 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암컷의 모성애에 기인한 것으로 번식을 위해 영양분을 보충하여 건강하고 더 많은 알을 낳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수컷 사마귀는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암컷과 교미를 함으로써 숱한 번식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만약 사마귀가 교미 후에 암컷에게 잡아 먹힐 것을 두려워해 교미하는 것을 피했다면 사마귀란 곤충은 진작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마귀인데 수레쯤이야 한판 붙어볼 만한 상대라고 여겼음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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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 치기의 결과가 뻔하더라도 그 무모함이 그리 밉상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사람들 사는 세상에 그보다 더한 게 수두룩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용과 객기를 용기로 착각하는 이들, 목소리 크면 이길 거라 생각하며 이치에 관계 없이 마구잡이 생떼를 쓰는 압력단체들이 그 사례들의 일부이다.
또 정권 유지를 위해 혹은 자기 당의 이익을 위해 헌법을 거스르면서까지 국민에게 수용을 강요하는 악법 제정도 그러하다. 국민에게 던진 계란이 깨지지 않고 국민의 속을 터지게 하니 얼마나 무모하고도 강력한 당랑거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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