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mic State 이슬람국가 한국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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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초동 대승빌딩 정문 앞에 세워진 볼보 승용차가 출근 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데도 아직 그대로 멈춘 채 있다.
“벌써 몇 시간째야. 사람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는데.”
“황태자님 차 아닙니까?”
“아무리 황태자 차지만 좀 심한 거 아냐. 자네가 가서 주차장으로 옮기라고 해.”
“젠장, 황태자 차 몰면 기사도 왕족인 줄 아는 모양이군.”
황태자는 대승그룹 이준명 회장의 장남인 대승화학 이세준 대표를 칭하는 말이다. 대승 직원들은 이세준 대표를 그렇게 지칭해서 부르고 있었다. 대승그룹의 주력업체인 대승전자나 대승 IT가 아닌 비교적 열세 업체인 대승화학을 맡은 건 이세준 대표가 아버지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고 그룹 내에서는 숙덕거리고 있었다.
현관 경비실을 지키던 김상태 주임이 박영욱 경비반장의 지시를 받고 투덜거리면서 볼보 쪽으로 걸어갔다.
“으아악!”
볼보 내부를 들여다본 김상태 주임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반장님! 여기… 차 안에…”
“왜? 대체 무슨 일이야?”
박영욱 반장이 놀라서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수많은 사람이 볼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뒤이어 서초경찰서에서 사복형사 세 명이 왔다. 기사가 있을 줄 알았더니 차 안에는 벌거벗겨진 이세준 대표가 몸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있었던 거였다.
“언제부터 여기 세워져 있었죠?”
“제가 아침 6시에 출근했는데 그때도 여기 세워져 있었습니다.”
형사의 물음에 경비반장인 박영욱이 대답했다.
“CCTV부터 확인해.”
박진철 강력팀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형사 한 명이 경비반장을 데리고 대승빌딩 사옥으로 들어갔다.
“김 형사는 차량 확보 확실히 하고.”
“네.”
박 팀장은 이세준 대표의 볼보에 시선을 머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 시신과 증거차량을 모두 돌려보냈다?
박 팀장은 누군지 모르지만, 범인은 대담한 자신감을 지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터무니없이 무모한 놈이다. 신고가 접수되자 박진철 팀장은 팀원 두 명을 대동하고 직접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 대승그룹이라는 말을 듣고 부하직원들만 보낼 수가 없었다.
- 뭐든 나오겠지. 머리카락이든, 지문이든.
박 팀장은 이세준의 차량에서 DNA를 추출해 범인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팀장님! 또 볼보가…, 또 대승빌딩에서….”
막 수화기를 내려놓은 김형준 형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팀장을 향해 소리를 지르다가 목이 막히고 말았다. 박진철 팀장은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가자.”
재킷을 걸쳐 입으며 박진철 팀장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불과 닷새 전에 이세준 대승화학 대표가 죽어서 그룹 사옥 앞으로 실려 왔었다. 아직 범인의 윤곽도 잡지 못했는데 똑같은 사건이 다시 벌어졌다.
“이번엔 대승건설 대표라고?”
“네, 이름이… 전승현이라고 합니다.”
조수석에 앉아 수첩을 펼친 김형준 형사가 대답했다.
“도대체 대승이 무슨 원한을 샀기에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거지?”
뒷좌석 옆자리에 앉은 송병화 형사가 혼잣말인지, 묻는 건지 웅얼거리자 박 팀장은 상을 찡그리고 일갈했다.
“젠장, 그걸 캐내란 말이야.”
그러자 출동 차량에 탄 세 명의 형사는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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