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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언저리 4_ 악어의 눈물

장한림 2022. 3. 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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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의 언저리 4 -

악어의 눈물

바스렛트_궤변의 합리화에 대하여

 

 

위선과 가식에 섞인 눈물도 투명하고 맑은가

     

‘물가에서 악어가 사람을 발견한다면 물어 죽인 뒤에 그 사람을 위해 울면서 시체를 먹을 것이다.’

 

「바스렛트」라는 고대 문헌에 쓰여 있는 글귀이다. 악어는 먹이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먹는 습성 때문에 먹이와 함께 들어오는 염류를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먹으면서도 눈물을 흘린다는 설이 있고, 또 다른 설은 먹이를 잘 삼키도록 눈물샘이 침샘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악어의 눈이 습하게 젖는 건 슬픈 감정이나 참회의 뜻이 있어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위선의 상징, 가증스러운 행동을 이르는 말로 악어의 눈물이란 말을 쓴다. 

눈물은 흔히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의 눈물이 참회의 눈물이 아닌 거짓의 눈물, 즉 악어의 눈물인 걸 알았을 때 사람들은 처음보다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만다. 

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져 더욱 살기가 어려워지자 뉴스는 더욱 어둡고 살벌한 보도 일색이다. 울 일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너무나 많이 울어서 눈물샘이 말라 세상의 움직임에 감각이 없어지게 될 것만 같은 끔찍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기나 강도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밑바닥까지 몰아넣고, 살인을 저지르고 그런 후에 잡혀서 흘리는 눈물을 과연 참회의 눈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 참으로 정겨워서, 진정한 속죄로 흘리는 눈물의 빛깔과 같다고 해서 동정심이 동할 수는 없다. 

 

 

 코에 걸었던 걸 빼서 귀에 건다고 그걸 귀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아이를 돌려주십시오.” 

 

나일강가. 어린아이의 아버지가 악어에게 호소한다.

 

“내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하면 네 아이를 돌려주지.”

 

아이를 잡은 악어가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의 아버지에게 묻는다.

 

“내가 네 아이를 돌려줄 것인가, 아니면 잡아먹겠는가?”

“돌려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아니, 틀렸어. 난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

 

악어는 아이의 아버지가 반대로 대답했더라도 “나는 돌려보내려 했었는데 네 대답이 틀렸으니 이 아이는 내가 잡아먹겠어.”라고 말했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 전설에서 유래하는 악어의 논법이란 바로 이런 상황을 일컫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갖다 붙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궤변詭辯을 의미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식이다.      

우리들 삶을 곰곰 되짚어보노라면 일상 중에도 이처럼 자기중심적인 행동, 이기적인 논리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부는 주택 미분양이 적체됨으로 인해 건설업체의 자금 압박이 가중되자 유동성 지원을 위해 10.21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대책의 골자는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기간 연장,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통해 침체상태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부도위기에 몰린 건설회사의 자금 압박을 풀어주기 위해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실수요자에게는 악재惡材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부동산 시장 혹은 국민경제에 장기적으로도 호재好材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집값 안정보다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도 꽤 크게 들린다. 

그때도 바로 코에 걸었던 걸 빼서 귀에 걸 것인가. 

어디 이뿐이던가. 교육 강국임을 자처하고, 실제 그 교육열 또한 세계 최상위국인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어떠한가. 지난 십 수년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변석개朝變夕改 식으로 뒤바뀌어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일으킨 게 교육정책의 실체였다. 

과거를 따질 것도 없이 또다시 발표한 수능제도마저 광고모델 화장 고치듯 얼렁뚱땅 탁상공론식의 산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거의 국·영·수에 과학과 사회를 곁들여 학생을 평가함으로써 그들의 인생을 결론짓다가 새 제도랍시고 발표한 것이 고작 수능시험을 두 번 치러 보다 명확한 실력 검증을 하겠다고 한다. 거기다가 아예 과학 과목과 사회과목의 여러 영역을 아예 없애버려 더더욱 국·영·수 인간을 추려내겠다고 한다. 

태어나서 세 해 정도가 지나면 꼬마도 되지 못한 아기는 학업에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때부터 한글과 영어, 숫자 파악에 능해지려 청춘이 지날 즈음까지 훈련의 연속인 게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다. 

인성과 지성에 앞선 상대와의 경쟁력, 전문적 창의성은 전혀 없는 제도의 답습 혹은 모방을 통한 효율 추구, 자기 계발만이 있고 단체 계발은 결의된 교육,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공동체의 발전 대신 자아실현을 통한 이기심….

언제까지 이런 수레바퀴 형태의 교육시스템을 견지할 것인가. 

악어의 논법으로 무장한 습한 늪지에서가 아닌 전문가의 프로페셔널 professional 한 정책이 펼쳐지는 곳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요즘 따라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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