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왕성폭포는 대승폭포, 독주폭포와 함께 설악산 3대 폭포이며 상단 130m, 중단 110m, 하단 80m, 총 320m로 우리나라 최장 길이의 폭포이다. 토왕성폭포는 빙벽의 메카이자 클라이머들의 로망이라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1년에 딱 이틀, 빙벽대회가 열리는 날만 개방되는데 이번 2월 2, 3일 열리기로 한 제16회 아이스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취소되는 바람에 접근조차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며 속을 삭여야 했다.
신광폭포神光瀑布라고도 불리는 걸 보면 역시 토왕성폭포는 신神이 허락한 이에게만 그 길이 열리는가보다.
석가봉, 문주봉, 보현봉, 문필봉, 노적봉 등이 병풍처럼 펼쳐진 곳에 살짝 상체 일부만 드러낸 토왕폭을 보며 상사병만 더더욱 도진 채 돌아서고 만다.
비룡폭포 직전에 토왕성폭포 상단만 살짝 보인다.
토왕폭, 아쉽고 안타까워 내려오면서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토왕폭의 아쉬움을 울산바위에서 달래고 설악동으로 하산하는데 노루목 부근에서 토왕폭이 다시 불러세운다.
비록 멀지만 선명하게 그어진 수직의 두 선線, 떠나는 여인의 뒤돌아보는 모습을 본 것처럼 가슴이 설렌다.
똑딱이를 최대한 줌인해본다.
한껏 당겨야 끌어안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냉정하게도 딱 그만큼의 거리까지만 허용하는가 싶더니...
동공이 뿌옇게 흐려지니 막 깬 꿈처럼 토왕폭은 아스라하게 형체를 감추기 시작한다.
어쩌랴, 흰 소복 입고 멀어지는 여인을 무어로 되돌릴 수 있으랴.
노란 색동옷이든, 초록 비단옷이든 갈아입을 즈음, 신의 부름을 받아 다시 찾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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