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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성역 화채능선,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조망 (3-2)

장한림 2022. 3. 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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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과 

  

가야 할 길, 모두가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고이 간직해야 할 것을 소모해버린 느낌이다. 

   

그렇게 오늘 산행을 한껏 즐기며 칠성봉에 닿는다. 

 

융단처럼 부드러운 하늘이 칠성봉을 살짝 덮고 있다. 

 

세세히 살펴보면 침봉들의 솟아오름에도 어딘가 정연한 질서를 갖춘 것처럼 느껴진다.

가족처럼 혹은 군대처럼...

 

대충 식사를 마치고 설악의 360도 회전반경을 천천히 둘러본다. 

 

대청, 중청, 소청이 나란히 이어진다. 

 

  중청대피소와 중청의 배구공, 여기서 보니 골프공 같다. 

 

거기 서서 대자연의 웅지를 느낄 수 있음이 감개무량하다. 

 

허다한 갈림길

헤매고 헤매는 게 삶

바위길, 샛길

이끄는 대로 가는 게 산

 

찾아 멈춘 곳 

정착할 곳 아니거늘

한자락 햇빛 손바닥에 움켜쥐고

한줌 달빛 가슴에 스며들기에

어디로 향하든

어디에 머물든

전혀 낯설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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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채능선의 최고봉, 화채봉에서 고개를 돌리니

   

공룡의 하반신, 나한봉에서 마등령, 저항령으로 이어지고 

 

  2시 방향으로 울산바위도 보인다. 

 

골 깊숙이 고개를 들이밀어본다. 

 

  공룡의 관절마다 마디가 총총이 박혀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오랜 세월 저대로 버티고 서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야무지고 단단하다. 

 

한 번 멈춰서면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저들이 마냥 잡아끌기 때문이다. 마음을 냉정히 가라앉히고 화채봉으로 향한다.

 

잣을 쪼아 먹는 딱따구리가 눈에 띈다.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화채 주능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늑한 숲길처럼 보인다.

 

삼각김밥 바위에서
화채봉 도착했다.

 

 

산에 오르면

헤아리고 또 헤아려 차곡차곡 쌓아두게 된다.

가파른 등성이 호흡마저 거칠어지면

없어져도 그만일 흘린 부스러기

줍고 쓸어 담아 여미고 포개놓게 된다.

눈에 가득 아름답던 날들

마음에 가득 아스라한 날들

속으로 또 속으로 까맣게 타들어가던 날들까지

 

공룡이 잠에서 깨어날 듯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화채봉에서 보게 된다. 

 

고요하고 푸근하면서도 

 

혈기 충만한 기상이 선명하게 시선에 들어찬다. 

 

대청의 휘하에는 억겁의 파노라마가 곳곳에서 창출된다.

 

신선대 줌인

공룡의 머리, 신선대를 바라보며 친근감을 느낀다.

 

올라온 화채능선과 외설악

 

한 무더기 삶의 무게 담긴 봇짐 

덜어놓고 왔다네.

육중하고 거칠지라도 풀잎처럼 가붓이 걸으며 

이 산,

생의 한 가운데인 양 옷깃 세우고

바람 한 점 없어 걸음 내딛지 못할 때라도

영혼의 맑은 소리

노상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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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부터 공룡의 등줄기인 범봉과 1275봉, 멀리 나한봉까지 이어진다. 

 

천화대 줌인 

천화대도 빼놓을 수 없는 설악의 명소이며 장관을 연출한다. 

 

미시령 아래 한화콘도 줌인 

여기서 보니 한화콘도가 참으로 아늑한 곳에 자리잡았다.  

 

중청대피소 줌인 

중청대피소가 마치 북한산의 대남문과 흡사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뒤쪽으로 저항령과 황철봉이 점잖게 바라보고 있다.

  

삼각김밥 너머로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만물상으로 하산하면서도 앞으로 펼쳐질 경관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신선대가 바짝 다가오고 

 

공룡의 몸통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화채봉의 안면에서 삼국지 관우의 턱수염을 연상한다

아아, 무어라 형언하기가 어렵다.

 

 

<설악산의 성역 화채능선,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조망 (3-3)>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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