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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 설악동 소공원 개울을 건너 설악의 성지, 화채능선을 향한다.
오전 5시 50분경. 아직 운행 전이다.
권 씨와 김 씨가 외침을 막기 위해 하룻밤만에 쌓았다고 해서 명명한 권금성이다.
팔색조처럼,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곳이 바로 설악산이다. 외설악에서도 권금성 봉화대에 올라와 그 변신의 파노라마를 본다는 게 꿈만 같다.
거기에 서서 사방팔방을 조망할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축복이다.
봉화대에서 내려와 화채능선으로 향한다.
이젠 저 아래 소공원에서나 올려다보게 될 곳, 케이블카 운항을 보며 떠올리게 될 곳, 그런 권금성을 빠져 화채능선 초입으로 들어왔다.
설악 본색, 설악의 숨은 비경을 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천불동을 발 아래 가까이 두고 있다는 것도 신비스럽다.
새날을 맞은 말과 멧돼지의 느릿하게 꿈틀거리는 듯 하다. 천불동 계곡 너머로 마등령과 저항령이 이어진다.
최고의 전망을 위해 하늘 가장 가까운 곳까지 오른다. 더 멀리, 더 선명히 보기 위해 오를 수 있는 데까지 올라선다.
이어서 칠성봉으로 숲길을 돌면 새로운 모습을 연출한다. 모처럼 나무가 바위보다 더 많은 풍치를 보게 된다. 설악에서의 숲은 바위에 얹혀 더부살이를 하는 줄 알았었다.
아늑한 어머니품 같은 수풀 능선이 보이는가 하면
날카롭기 이를 데 없는 단애가 불쑥 나타나곤 한다. 지엄함과 자애로움이 공존하는 엄부자모의 가정을 상기시킨다.
뒤돌아보니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타 산악회 일행들이 봉화대 정상을 로프도 없이 마구 올라간다.
외설악의 상징들, 멀리 울산바위와 오른쪽으로 달마봉이 보인다.
여기부터가 코와 바위를 맞닿고 지나야 하는 바위벽 난코스다. 단전 깊이 바람을 집어넣는다.
올려다보면 아찔하고 내려다보면 어질하다.
바위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니 어깨 근육이 경직되는 듯하다.
아직 덜 건너온 사람들을 보니 안타깝기까지 하다.
일단의 위험구간을 벗어났나 보다.
안락암과 그 밑으로 설악동이 보인다.
올라와서 보니 건축물이 선 곳마다 천혜의 지형이다.
올라와서 다시 둘러보니 산도, 나무도, 구름도, 하늘도 한 울타리 다 같은 위치에 있다.
저 아래에 존재하는 것은 사람들의 욕구와 그로 인한 시름, 그리고 부실한 정치력뿐이다.
장엄하고도 위풍당당한 설악을 둘러보노라면 저 아래 세상살이가 모두 잊힌다.
천길 단애 몸 비틀어 기대서서
은은한 솔향 대신 바위
부스러기 흩날리며
세월에 몸 맡기니
짙은 운해 걷히면서
황토색 속살
의젓하게 드러난다
눈에 차는 이곳만이 삶의 전부인 듯하다.
<설악산의 성역 화채능선,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조망 (3-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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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성역 화채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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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조망 1
설악산의 성역 화채능선,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조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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