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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을 되짚어 보다 4_ 농단壟斷

장한림 2022. 5. 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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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잘하는 정치꾼이 되지는 말기를


기원전 4세기 말경, 맹자는 수년간 제齊나라의 정치 고문으로 있으면서 바른 정치에 대해 진언을 했으나 제나라 선왕宣王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이런 현실에서 녹봉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떠날 때가 되었구나.

맹자는 제나라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왕도정치가 먹혀들지 않자 벼슬을 내려놓았다. 맹자가 떠나자 선왕이 아쉬워했다.

“나는 맹자에게 도성에 집을 마련해 주고, 만종萬鍾의 녹봉을 주어 제자들을 양성하게 했으면 하는데 그대가 과인의 뜻을 전달해 주게.”

선왕의 뜻은 맹자의 제자인 진자를 통해 스승에게 전해졌다.

“내가 만 종의 녹을 받으려고 십만 종의 녹봉을 마다하고 그만두었겠느냐. 한번 정치하다 뜻이 꺾여 그만두었으면 그걸로 끝이다. 어찌 제자를 기른다는 핑계로 연결고리를 쥐고 있겠는가.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장터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높이 솟은 언덕을 농단壟斷이라 하는데 맹자는 제자에게 이러한 사례를 덧붙였다.
넓은 시장터에서는 곡식과 옷감을 교환하거나 생선이나 소금을 사냥한 동물과 바꾸는 식의 생활을 위한 물물교환이 이루어져 장이 열릴 때마다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욕심쟁이 장사꾼이 시장터 근처에 있는 높은 언덕에 올라가 시장터를 내려다보니 장사가 잘 될만한 요지가 한눈에 보이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가장 좋은 자리를 점찍어 그 농단을 차지하고는 물건을 사들여 독점적으로 비싸게 파는 수법으로 순식간에 폭리를 취했다.
사람들이 욕심쟁이 장사꾼을 비난하였고 시장을 다스리는 관리가 이 장사꾼에게 많은 세금을 물리면서 시장에 세금을 징수하는 제도가 생겼다.
이 이야기는 맹자의 ‘공손추’ 편에 나오는데 맹자는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재물에 얽매여이거나 권력의 끈을 쥐고 싶지 않아 농단의 사례를 들은 것이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이익이나 권력을 독차지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농단이 이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계급사회에는 중국의 유교가 전래되면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장사꾼을 최하계층으로 취급하였다. 즉 선비, 농민, 장인, 상인의 순으로 계층을 형성하였던 것이다. 수백 년간 이어져 내려오던 신분차별제도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그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
상인이 극단적 차별을 받은 것은 국정을 농단해온 사대부의 그릇된 편견에 영향이 있기도 했지만 맹자의 사례에서처럼 돈벌이에만 급급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망각한 장사꾼이 스스로 인식을 흐리게 한 탓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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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國政壟斷, 툭하면 튀어나오는 말이라 그 뜻이나 쓰임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덕 롱壟을 써서 좋은 자리에 앉아 이익을 독점하듯 국가 대사를 쥐락펴락 제멋대로 운영한다는 뜻이다.

“사기꾼들의 농간弄奸에 놀아났다.”
“사기꾼들에게 농락籠絡을 당했다.”

농단은 농간이나 농락과 어감이 비슷하지만 각각 그 한자가 다르다. 한동안 최순실 국정농단이니 사법부 농단이란 말이 뉴스를 장식한 적이 있었다.
농단을 차지하여 다른 사람들의 목줄을 조이는 비겁한 장사꾼과 비교되지 않으려면 사법부 건, 입법부 건, 행정부 건 자기가 앉은자리가 권력이란 생각에 앞서 국가의 대변인이고 국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초심을 지녀야 할 것이다. 속절없는 기대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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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삶, 절반의 죽음

비우고 또 비워 더 비울 게 없으면 그 사람은 이미 성자요, 부처이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무엇엔가 분노하는 것은 아직 다 비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내의 피부에 도드라진 종기가 덧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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