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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조시대를 되새기다 3_ 천리안千里眼

장한림 2022. 5. 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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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속을 읽는 건 천리 밖 사물을 보는 것과 같다

 

 

남북조시대 때 양일은 29세의 젊은 나이에 황천이라는 지방의 현감으로 부임한 지혜로운 인물이었다. 그런데 부임해서는 방 안에 틀어박혀 책만 읽을 뿐 고을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으니 우리가 고을을 쥐락펴락해도 별 탈이 없겠군.”

 

현감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하고 고을 백성들의 민생고에도 소홀하자 현감 밑의 관리들이 부정을 저질러댔다. 고을 주민들의 재산을 세금 명목으로 갈취하여 착복하기 일쑤였다. 

 

“탐관오리들이 저렇게 설쳐대며 백성들을 괴롭히는데 현감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방에 처박혀 책만 읽는다더군.”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양일은 관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네놈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 합당한 죗값을 받도록 하겠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저희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십니까요?”

“저희는 현감께서 독서에 열중하시도록 고을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습니다. 억울합니다.”

 

관리들은 시치미를 떼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여 항변했다. 

 

“아랫 고을에서 조세랍시고 황소를 강제 징수해서 네놈 집 외양간에 매어놓은 게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냐?”

또 다른 관리를 문초하자 역시 시치미를 떼고 발뺌했다. 

 

“네놈은 손도 크구나. 윗 고을 주민의 논과 밭을 통째로 빼앗으면 그 식구들은 어찌 살라는 것이냐?”


“현감 나리, 잘못했습니다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문초 대기 중이던 관리들까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죄를 털어놓았다.


“주민들에게 착취한 모든 재물을 되돌려주고 저놈들에게 곤장을 쳐라.”

 

관리들이 벌인 짓을 일일이 지적하며 재물을 돌려주고 합당한 처벌을 내리자 주민들이 감탄했다. 

 

“현감 어른은 그야말로 천리안을 지니신 분이야. 방에서 책만 읽었는데 어떻게 고을에서 일어난 일을 꿰뚫고 계실까?”

 

양일은 현감으로 발령이 나면서부터 고을을 제대로 관리하고 백성들의 안녕을 위해 고심해왔다. 고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믿을만한 사람들을 암행어사처럼 심어놓았던 것이다. 이후로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사라졌다. 

천 리 밖까지 내다보는 눈이라는 뜻의 천리안千里眼은 여기에서 비롯한 말이다. 가만히 앉아서도 세상을 꿰뚫어 보거나 멀리서 일어나는 일까지 단번에 알아채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을 가리킨다. 

사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식견이라는 뜻의 혜안慧眼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여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근시안近視眼과 상대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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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사람은 보통 어리석은 사람들을 비유하며 사용하게 된다.  반대로 숲을 볼 줄 알고 미래 예측에 강한 사람은 지혜로운 처세를 하게 된다. 눈이 좋다는 건 마음이 깨끗하고 넓은 포용을 지닌 것과 상통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익에만 치중하면 상대의 불편함을 보기 어렵다. 이타적인 마음을 지녔을 때 먼 거리, 앞날,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동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아닌 상대의 마음을 읽고 배려한다는 것은 천리 밖의 사물을 내다보는 것과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xRuK5bhB-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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