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위험에 처하면 그 누구라도 동지가 된다 상산에 사는 뱀, 솔연이란 놈은 머리를 치면 꼬리가 덤비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들며,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병사들을 솔연이 하는 것처럼 통솔할 수 있는가. 손자孫子는 ‘구지九地’ 편에서 철천지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를 예로 들어 이러한 의문에 답을 내리고 있다. ‘서로 적대시해 온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바람이 휘몰아쳐 배가 뒤집히려 한다면 오월 두 나라 사람들은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 도우며 필사적으로 난관을 극복하려 할 것이다. 전차의 바퀴를 땅에 묻고 말들을 서로 단단히 붙들어 매어 적군의 돌파를 막으려 해 봤자 소용없다. 최후의 보루는 사력을 다해 하나로 뭉친 병사들의 의지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