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 https://www.bookk.co.kr/book/view/133094 11. 카이저는 보름 후 퇴원했다. 여치는 보름 내내 카이저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제 남들과 달리 손목이 없다. 그것도 오른 손목이. 오른손잡이였던 카이저는 이제 어쩔 수 없이 왼손잡이가 되어야 한다. 카이저의 눈은 그 일 이후 초점을 잃고 있었다. 수염이 꺼칠하게 자랐다. 멍한 동공으로 가끔 자신의 빈 손목을 보고는 허허롭게 웃기도 하고 갑자기 양 눈의 미간을 좁히기도 했다. 행동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어도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게 분명했다. “형! 가자. 그리 가보자, 울산으로.” 여치가 카이저에게 재촉하듯 말했다. 카이저는 그런 여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도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았다. 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