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달라진 세상에서 환호하고 싶다
오나라 여몽은 제대로 글을 배우지 못해 무식했지만 무용이 뛰어나 수많은 전공을 세워 장군이 되었다. 새로운 임지로 떠나는 여몽을 불러 오나라 황제 손권이 말했다.
“장군은 앞으로 큰일을 할 사람이오. 학문에 시간을 할애하여 더욱 훌륭한 장수로 우뚝 서주시오.”
“군사 일로 쉴 새 없이 바빠 글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군은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학문에 관심을 가지면 더욱 지혜로운 장수가 있을 터인데 왜 책을 멀리하려 하오.”
- 책은 문관들의 전유물 아니던가. 나는 군대를 이끌고 전장에 나가서 이기면 되는데 황제는 왜 나한테 공부를 권하는 것인가.
여몽의 표정이 탐탁지 않자 손권이 말을 이어 여몽을 설득했다.
“장군한테 뛰어난 대학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오. 그저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 두라는 말이오. 한나라의 광무제는 군대를 이끌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었소(수불석권手不釋卷). 위나라 조조도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떠벌이는데 어찌 장군은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한단 말이오?”
그 이후, 여몽은 책과 가까이했다. 책에서 그간 몰랐던 많은 지식을 얻으면서 틈만 나면 책 읽기에 몰두했다.
그 뒤로 여몽과 가까운 친구인 노숙이 주유의 뒤를 이어 대도독이 되었다. 노숙은 오나라에서 가장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하루는 노숙이 나랏일을 의논하고자 여몽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지식이 넓어 모르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네, 오로지 무예만 출중한 줄 알았는데, 지금 대하니 학식이 보통 넓고 깊은 게 아니구먼. 달라도 보통 달라진 게 아니냐. 예전의 여몽이 아닐세.”
노숙이 깜짝 놀라 칭찬하자 여몽이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하하하! 사람이 다시 만난 지 사흘이 지났으면 눈을 비비고 쳐다볼 정도로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이후 노숙이 죽은 뒤에도 여몽은 손권을 보좌하여 국력을 키우는데 힘썼다. 촉의 관우를 무찌르는 등 많은 공을 세워 오나라 백성에게 명장으로 추앙받았다.
괄목상대刮目相對는 예전에는 보잘것없었으나 여몽처럼 학식이나 재주가 갑자기 뛰어나게 달라진 모습을 뜻한다.
그러나 숙명여고의 쌍둥이 자매처럼 어느 날 갑자기 성적이 불쑥 올라 그 학교에 재직하던 아버지가 답안 유출 혐의로 구속되는 사례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고사성어이다. 대선이 끝나고 새 정권이 들어서면 그간의 지지부진했던 정권과 달리 괄목상대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논란의 주제였던 부동산 정책이나 교육제도도 쇄신하여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새 정부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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