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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과 노란 색으로 치장한 5대 악산, 치악산의 가을을 차고 오르다
1984년 열여섯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치악산은 175.668㎢의 면적으로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그 동쪽에 횡성군, 서쪽에 원주시와 접하고 있다. 우리 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남쪽으로 내리닫는 차령산맥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치악산의 남쪽에 자리한 남대봉, 북쪽의 매화산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들이 있어 산세가 우람하고 험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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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인 구룡사는 668년(문무왕 8)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이곳에 절을 창건하려는데 절터 연못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의상대사가 이 용들을 쫓아내려 부적 한 장을 그려 연못에 던졌더니 이 중 여덟 마리는 뛰쳐나와 동해로 달아나고 한 마리가 눈이 먼 채 연못에서 이무기로 살다가 후에 승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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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여 년 전 창건 당시 아홉 마리 용을 의미하여 구룡사九龍寺로 칭했던 절 이름은 절 입구 거북바위의 끊어진 혈을 잇고자 거북 구龜자를 써서 구룡사龜龍寺로 개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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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기_ 도서 정보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종이책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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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도 명산답게 그 유래로 전해지는 설화가 있다.
옛날 경북 의성 땅에 사는 한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다 꿩을 잡아먹으려는 구렁이를 보고, 활을 당겨 구렁이를 쏘아 죽였다.
날이 저물어 인가에 도착하여 하룻밤 재워줄 것을 청했는데 소복을 입은 여인이 저녁밥까지 지어주고 숙소도 내주었다. 나그네는 잠을 자다가 숨이 막히는 걸 느껴 눈을 부릅떴다.
“네가 내 남편을 죽였어.”
여인네는 낮에 죽였던 구렁이의 아내로 원수를 갚기 위해 선비의 몸을 휘감고 위협하는 것이었다.
“저 멀리 절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주마.”
나그네는 그저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땡! 땡! 땡!”하고 세 번 종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다음날 종이 울린 곳을 가보니 꿩 세 마리가 상원사의 종 밑에 죽어있었다.
나그네에게 은혜를 입은 꿩 세 마리가 각각 머리로 종을 치고 죽음으로써 나그네를 구해낸 것이다. 가엾게 여긴 나그네는 죽은 꿩들을 땅에 묻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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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이라고 불렸었는데 꿩을 의미하는 치稚자를 써서 그 명칭을 바꾸었다고 한다. 지금도 남대봉 상원사에 은혜를 갚은 보은의 종이 복원되어 있다. 은혜를 갚는 꿩도 대단하지만, 약속을 지킨 구렁이도 달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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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의 산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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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은 서두름을 다독거려 걸음을 멈춰 세우게 한다. 경기도 양평 용문산 아래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수령 1200여 년에 이르며 높이 60m, 둘레 14m로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이다. 또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의 은행나무도 550년 수령에 기둥 둘레가 7m나 된다.
200년 남짓한 구룡사 은행나무는 이들 은행나무보다 살아온 세월은 짧지만 샛노란 은행잎이 풍성하고 가을답기로는 으뜸이란 생각이다. 오늘도 가을을 한껏 풍미하는 은행나무를 찬찬히 살펴보다가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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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렴 안전센터에서 사다리병창으로 오르는 길과 계곡을 거쳐 오르는 길로 갈라진다. 계곡 길이 힘이 덜 들긴 하지만 사다리병창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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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으로 휘어져 내리 뿜는 세렴폭포를 지나 수많은 계단을 치고 오르며 숨을 몰아쉰다. 계단이 설치되었어도 그 이전과 다름없이 가파르다. 암벽과 숲이 잘 어우러진 풍광에 젖을 수 있어 택한 길답게 그 보답을 한다.
사다리병창에 이르자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뺨을 타고 흐른다. 병창은 벼랑, 절벽을 뜻하는 영서지방의 방언이다. 거대한 암벽이 사다리처럼 길게 이어져 붙여진 명칭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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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병창 지나 땀을 훔치며 곳곳 둘러보니 울긋불긋 산자락마다 시절이 가을이요, 여기가 가을 명소 치악이라는 걸 각인시킨다.
그런 후에도 한동안 허리 굽혀 비로봉(해발 1288m)에 올라선다. 허리 쭉 펴고 오르는 정상이 어디라서 있겠냐만 치악산은 특히 숙이고 굽혀서 올라 정상에 이르러서야 허리 펴 숨 고를 수 있는 5악五岳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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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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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등산로를 다듬어 꽤 나아졌으나 예전의 여긴 올라서도 한참 후에야 돌탑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파르기가 심했었다.
원주시와 횡성군을 경계로 하는 치악산은 주봉인 이곳 비로봉을 정점으로 남대봉, 향로봉, 삼봉, 매화산 등 해발고도 1000m를 넘는 준봉들이 남북으로 뻗어있다. 남쪽 남대봉부터 여기 비로봉까지 능선의 길이가 24km에 달한다.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 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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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험준한 산세로 천연의 군사요충지였고 임진왜란의 격전지였던 영원산성을 비롯하여 금두산성, 해미산성 등이 있다. 큰 산답게 입석대, 세존대, 신선대, 구룡폭포, 세렴폭포, 영원폭포 등 자락 곳곳마다 볼만한 명소가 산재해 있다.
조선시대에는 오악 신앙의 하나로 동악단을 쌓고 해마다 봄과 가을에 원주, 횡성, 영월, 평창, 정선의 다섯 고을에서 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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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돌탑은 1994년 이후 두 번이나 벼락을 맞아 돌탑이 무너지고 말았다. 2004년 치악산국립공원에서는 치악산 일대에 산재해 있던 40톤 분량의 돌들을 헬기로 수송해서 복원하였다. 다시 벼락 맞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기에 돌탑 주변에 광역 피뢰침을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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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이 완료된 후 원주시는 2005년 새해 첫날 ‘치악산 비로봉 돌탑 복원기념 새해맞이 등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륵불탑이라고 명명된 이 탑들의 남쪽 탑은 용왕탑이라 하고 가운데 세워진 탑은 산신탑, 북쪽의 탑을 칠성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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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애불과 입석대를 둘러보기로 하고 정상에서 내려선다. 예전에 황골에서 오르며 올라가기에 바빠 입석사도 눈길만 스쳤을 뿐 그냥 지나쳤던 곳이다. 연꽃 대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마애불이 오후 햇살을 받아 그 새김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元祐五年庚午三月日원우오년경오삼월일’
마애불이 조성된 연대 원우 5년은 고려 선종 7년 때인 1090년이라고 하니 오랜 세월 비바람에 닳아 흐릿하게 마모되었지만, 여전히 마애불은 의연하게 상체를 세워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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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과 단애의 근엄한 위용
산은 그 지질 형태에 따라 보통 흙산과 바위산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산 중 암봉과 기암으로 유명한 바위산들을 추렸습니다. 그런 산들은 대개 험산 준령이라든가 악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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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에는 한때 76개의 크고 작은 사찰들이 있었다. 지금은 구룡사와 이곳 입석사, 상원사, 석경사, 국형사, 보문사가 남아 여전히 치악산에 그윽한 풍경 소리를 메아리치게 하고 있다.
입석사 대웅전 뒤로 설치된 철 계단을 오르면 높이 50m의 절벽 위에 10m 높이로 우뚝 서 있는 네모꼴 바위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입석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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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대에서 바라보는 비로봉과 그 아래쪽 풍광 모두 생기 넘치는 가을이다. 속세로 되돌아가기 전에 티끌 가득하여 뿌옇게 흐려진 눈과 탁한 마음을 다소나마 맑게 정화하려 자연이 연출한 비경에 한참 동안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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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사를 나와 날머리 황골에 이르자 주황빛 해거름이 산 아래 단풍들을 더욱 짙게 물들인다.
여전히 가을을 타는가 보다. 한나절 머물렀던 가을 산에서 마치 홀로 남겨두는 그리움의 실체를 느끼는 것일까. 석양 녘 가을 산에서 내려오면 한낮의 생기 넘치던 풍광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쓸쓸한 여운이 남는다.
때 / 가을
곳 / 구룡사 매표소 - 구룡사 - 세렴폭포 - 사다리병창 - 비로봉 - 입석사 - 황골
https://www.youtube.com/watch?v=IvlWdP5n59Y
경상도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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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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