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아득히 높고 끝없이 멀어
숨 죄는 깔딱 고개,
허리 붙드는 좁은 능선
걸음걸음 내딛을 때마다
오래도록 흐르고 아직도 내내 흐르는
그 세월처럼 여겨지더라.
그날들,
고독이 가장 가까운 벗이었고
일그러진 고통 당연한 삶 아니었던가.
분노와 미움, 안쓰러움과 설움
축축이 젖어 뿌옇던 먹빛시절
무심의 희열로 말려가며
셋이나 되는 백두대간 봉우리 황급히 내딛는데
지난 날 아린 통증
오로라 화사한 섬광만큼은 아니더라도
푸근한 빛으로 바꿔
희열로, 열정으로 되살리려 애썼지 않았는가.
짓눌린 삶의 무게
정든 이들과 나눠지고 사랑하는 이들과 이고 지며
흐르듯 몸 맡겨 숱한 걸음 내딛지 않았던가.
높이 올랐기에 멀리 내다보라 혜안까지 일러주던
능선 곳곳 풀향 그득하고
미소 온화한 금강소나무 여운 아스라한데
여기 이 산 내리막,
조금 전 새긴 두타의 의미마저 벌써 망각한 것이던가.
칼바위 해넘이 하산 길,
자아위주의 이기, 쉬이 버려지지 않는 욕구
산등성이 휘감는 운무 속에서 다시금 꿈틀거리는 걸
어쩌지 못하누나.
아직도 겪을 숱한 날들,
어쩜 죽을 때까지도 고쳐지지 않을 속된 마음들이
되레 삶의 무게로 오지게 환원될까보아
어깻죽지부터 무릎정강이까지
전해지는 찌릿한 통증
여기,
물살 센 폭포수에 아주 흘려보낼 수는 없는 거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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