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다보면 더더욱 가슴을 여미게 하는 곳, 거기 또한 산
보이는 곳마다 산과 눈뿐이다. 첩첩이 굽이굽이 얼어붙은 산들만 또 나타난다.
무룡산을 앞두고 초콜릿 하나씩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아직까진 향적봉쪽에서 넘어오는 등산객들이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분위기의 작은 나무터널
무룡산에 닿았다. 아직도 향적봉까지 8.4km나 남았다.
산넘어 산이라더니 오늘 덕유산이 딱 그렇다.
덕유산의 단점이라면 식수가 전혀 없다는 것. 미리 충분히 준비해야... 지닌 물도 얼어서 먹기가 더욱 어렵다.
동엽령을 지나고 중봉을 향하면서 다리가 묵직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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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에서 천불동을 내려다보는 것보다 덕유산에서 지리산과 적상산쪽을 바라보는 봉우리들이 더 멋지다고 느껴지는 건 아마 한눈에 들어오지만 원근이 명확한 거리감 때문이 아닐까싶다. 쭉 걸어오며 느꼈지만 덕유산에서는 산과 산의 거리 간격이 거의 적당한 고도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능선을 지나고 봉우리를 넘을 때 느끼는 감회가 여느 산보다 새롭고 아름다웠다.
덕유산의 능선과 골들은 갈수록 그 경관이 수려하고 호방해서 눈을 뗄 수 없는 대하드라마처럼 느껴진다.
이제 향적봉에서 역종주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골 장대한 맘모스들이 고개 수구리고 이동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중봉이 가까이 보인다. 향적봉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참으로 숨 가쁜 하루
미끄러질 새라 한 손으로 돌팍 움켜쥐고
덜 젖은 한 손으론 얼어 굳어지는 볼과 턱 비벼가며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향적봉으로.
내리막이 결코 반갑지 않다.
그만큼의 오르막이 오늘처럼 부담스러운 적이 또 있을까 싶다.
겨우 3, 40 센티 정도의 좁은 폭
벗어나면 여지없이 무릎까지 푹 빠지는 눈밭
열시 방향에 보이던 삿갓봉이 어느 새 두시 방향에
세 개의 산, 숱하게 이어지는 령, 봉, 재 그리고 골
가도 가도 새로 생기는 팻말
그다지 줄지 않는 이정표 거리
끌리듯 쫓기듯 중봉 지나니
아아, 드디어 오래 전 그 겨울, 그 향적봉이 저기 보인다.
드디어 최종 정상, 향적봉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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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기가 그득히 쌓여 있는 봉우리라 하여 향적봉.
표지판과 함께 3남을 살펴보니 북으로 가깝게 적상산이 보이고
멀리 황악산. 계룡산이 희끗이...
서쪽으로 운장산, 대둔산, 남쪽은 우리가 들머리길로 삼은 남덕유산이...
그리고 지리산 반야봉이 저기라네. 동쪽으로는 가야산, 금오산이라는군.
표고차 100m 아래, 20여분 거리 설천봉으로 가서 곤도라를 타면 산행은 처음 예정했던대로 끝이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아름다운 계곡과 파도처럼 굽이치는 고봉들로 명성이 자자한 덕유산에 무주리조트 스키장이주봉까지 치고올라왔다는 건 치명적인 실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산인들과 관광인구가 뒤섞여 하산 곤도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천년을 거슬러 일찌감치 대자연을 훼손한 거란 느낌이 들어 찜찜하기 짝이 없다.
무사히 하산했다. 내려오고 나니 더욱 한기를 느끼고, 얼굴은 탔는지 얼었는지 따끔따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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