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세월, 군벌 정치 겨우 마침표를 찍다 하얗게 눈 덮인 그 겨울의 백담사 설악산 백담사 입구에 자리한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북풍한설 즈음의 평일인데도 백담사로 가려는 관광버스가 줄을 잇고 있다. 토산품 가게마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그들 중 누군가가 툭 내뱉는다. “저 가게들이 전부 전두환 때문에 먹고사는 거라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유배되기 전, 백담사라는 절을 제법 안다는 사람도 이 절이 신라 때 창건되었고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이 머물며 글을 썼었다는 정도 외에는 달리 설명할 게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백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다. 이 절의 기원은 서기 647년(진덕여왕 1)에 자장이 창건한 한계사寒溪寺이다. 690년(신문왕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