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어머니의 품이다. 기다림과 그리움 가득 담게 하는 충직한 본능 한 방울 물기마저 없애려 빨래 비틀 듯 세월에 영혼 담아 당신 몸 사르는 기도 산은 뒤늦게 불효에 통한케 하는 떠나신 어머니의 뒷모습이다. 가야산 운해 가야산 만물상 구름 안개 타고 올라 거친 바위마다 눌러 밟으니 그 느낌 어찌 이리 정겨운가. 발밑 세상 오염 찌꺼기 죄다 덮이는 듯하고 구름 거닐 듯 가볍기 그지없다. 숨조차 고르기 힘들었던 아픔들, 거기서 돋은 생채기와 고름까지도 봉우리마다 보듬고 또 보듬어준다. 무량한 별들조차 올려보기 겨웠던 어지러운 후유증 씻어내고 큰 사랑 주려 가야산은 예까지 이끌어 온 시름 거둬간다. 상스럽기 한량없는 무원칙이 요동치는 세상 한복판, 파렴치하기 이를 데 없는 작태들 틈바구니에서 비록 허우적거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