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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에서 익히다 1_ 가정맹호苛政猛虎

장한림 2022. 4.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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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이빨이 호랑이 이빨보다 날카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Ma21FFIH_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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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에 뜻을 두고 삼십에 일어서다.’

 

공자는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내 허드레 막일 따위를 하며 자라다가 15세 때 학문에 뜻을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30세에 이르러서는 숱한 제자들이 생길 정도로 학문 수준이 경지에 이르게 된다. 

당시 공자가 살던 노魯나라는 세력가들의 권력 싸움이 잦았고 정세가 어지러운 데다 조세가 과해 백성들의 삶이 상당히 힘들었다. 

그러던 무렵 공자가 제자들과 길을 나서 태산 기슭을 지날 때였다. 한 여인이 무덤 앞에서 매우 슬피 울고 있었다. 

 

“자로야, 무슨 일인지 연유를 알아보거라.”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여인이 우는 이유를 알아보라고 했다.  

 

“부인, 무슨 일이 있어서 이다지 슬피 우십니까?”
“몇 해 전, 제 시아버지께서 호랑이한테 물려 돌아가셨는데 작년에는 제 남편도 물려 죽고 이번에는 제 아들까지 물려 죽었습니다.”
“참으로 안됐군요. 그런데 그처럼 무서운 호랑이가 있는 곳인데 부인은 어찌하여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

 

부인이 체념한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그나마 여긴 끔찍한 정치를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독한 세금과 부역을 강요당하느니 차라리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게 낫겠다 싶어서입니다.”

 

옆에서 부인의 말을 듣던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들도 잘 들었느냐?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가혹한 정치라는 것을. 백성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을 것이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뜻의 가정맹호苛政猛虎는 여기서 비롯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의 줄임말이다. 백성들에게 여러 구실로 세금을 과하게 징수하거나 재물을 강제로 거둬들인다는 의미의 가렴주구苛斂誅求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숙어이다. 이 당시 전국시대는 약육강식의 패권다툼이 횡횡하던 때라 전쟁이 끊이지 않아 징세가 혹독했다. 특히 노나라 조정의 실세인 대부 계손자의 강압정치와 가렴주구로 인해 백성들의 등골이 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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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는 불평등하게 치우치지 않아야 할 징세 원칙이 있다. 세금 징수가 불합리하면 조세 저항이 생기고 당사자의 반발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인상하는 세법 개정이 되면서 지역 단위별 주택 보유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세대 1주택자인 종부세 대상자가 수백만 원의 납세고지를 받았고 2주택 이상자 가운데는 1억 원 상당의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납세자 1천여 명이 위헌소송 준비에 나서면서 그 결론이 어떻게 날지 주목되는 현실이다. 과도하게 부과된 세금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게 되면 결국 가정맹호의 정치 실책이 되고 말 것이다.

요즈음 대두되고 있는 이러한 사례를 보면 가정맹호는 독재적 폭군뿐 아니라 무식한 정치인을 통해서도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기업체에서 인명사고가 빈번하자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 발의되었다.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경영 책임자와 기업에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10억 원 이하 벌금을, 상해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을 물리는 등 무거운 처벌 조항을 두고 있다. 문제는 '중대재해'에 대한 개념 정립이 없이 처벌 규정만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인과관계 증명도 없이 경영 책임자에게 중벌을 주겠다는 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매일 아침 출근길이 교도소로 향하는 기분일 것이다.

 

기업 관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아무리 근로자의 입장을 두둔하는 편에 서더라도 당장의 사고에 대한 처방 치고는 졸속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위축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줄어드는 건 젖혀두고라도 숲을 보지 못하고 생색내듯 입법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입법을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가 불안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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