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산행_ 외설악 천불동계곡 절정의 단풍

국립공원의 산

 

 

 

소공원에서 권금성에 올랐다가 천불동계곡을 돌아오며 이 계절에 흠뻑 물들다.

 

 

 

혼자 가든, 여럿이 가든 설악산에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설렘의 연속이다. 짝사랑하며 애태우던 여인한테 만나자는 연락이 왔는데 열 일 제치고 만나야 하는 것처럼 가을 설악산은 기회가 닿으면 마다할 명분이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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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온 설악동 소공원,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면 반달가슴곰과 먼저 악수하고 바로 통일대불 청동좌상과 눈인사를 하고는 처음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보기로 한다.

 

 

 

아무런 관심 없이 지나치던 케이블카가 눈에 띈 건 불현 듯 권금성에서 외설악의 가을을 내려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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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노적봉과 동해를 내려다보고 다시 내려와 막바로 예정된 길, 천불동 양폭으로 향한다. 가을 설악산에 이르면 산도, 물도, 사람도 울긋불긋 물들고 만다. 노랑과 초록으로 대강 구도 잡은 캔버스에 붉은 물감 붓질이 시작된다. 설악산 소공원에 들어서면서 바로 캔버스에 수채화를 그리는 미술시간이 된다.

 

 

 

와선대, 비선대를 지나고 장군봉, 유선봉, 적벽의 삼형제봉을 지나 오른쪽은 금강굴, 마등령으로 향하고 왼쪽 길을 택해 가을 최대의 단풍 명소인 천불동계곡으로 진입한다. 그러자 물이든 바위든 가리지 않고 마구 물들고 있다.

 

 

 

천불동은 바위와 물을 가리지 않고 찾은 이들을 포함해 온 세상을 적화赤化시키는 중이다. 그렇게 가을과 설악이 한데 물들어가는 산길을 가볍게 걸어 오른다.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선 기암절벽들이 천 개의 불상이 늘어선 형상이라는 천불동千佛洞답게 봉우리들은 하늘이 무너질세라 쭉쭉 팔 내밀어 떠받치고 있다. 깊게 팬 협곡의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는 인위적으로 조경해서는 절대 저리 꾸미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게 한다. 

 

 

 

천불동 외에도 공룡능선, 용아장성이 그렇듯 설악산의 기암절벽과 바위 봉우리들은 유난히 수직절리가 발달하여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위용을 떨친다.

절대 비경의 협곡 사이로 화채능선의 칠선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더욱 조화로운 천불동이다. 크고 작은 폭포수가 서로 먼저 흐르려고 빠르게 추락하다가는 잠시 머물러 거울처럼 비추고, 다시 애무하듯 바위를 타고 흐르며 보석처럼 빛을 발산한다. 보이는 것마다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다.

   

 

암봉과 단애의 근엄한 위용

 

 

오련폭포에 다다르면서 단풍은 최적의 절정을 드러낸다. 암벽을 채운 오색의 바위 꽃들이 햇빛까지 받아 찬란하게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폭포의 하단, 상단과 오련교까지 그 어떤 수식어로도 모자란 황홀경이다. 한동안 넋 내려놓고 양폭까지 올라오면 눈에 차는 것마다 아련했던 그리움이다. 천 명의 부처 일일이 뵈어 깨우침을 얻으니 담아지는 것마다 오묘한 비움이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양폭 산장에서 잠시 붙였던 엉덩이를 떼고 위로 대청봉을 향하지 않고 다시 온 길로 하산하는 건 예정하고 왔어도 굉장한 허탈감이 든다. 어쩌랴, 최고의 가을을 연출하는 이 시기에 그 현장인 천불동에서 절정의 가을을 속에 담았다는 걸로 만족할밖에.

 

 

 

때 / 가을

곳 / 설악산 소공원 – 와선대 – 비선대 – 삼형제봉 – 천불동계곡 – 오련폭포 – 양폭산장 – 원점 회귀

 

 

 

https://www.youtube.com/watch?v=8R-IZUYN9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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