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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_ 경기도 최고봉, 한반도 정중앙 화악산의 백설 산행

장한림 2022. 12. 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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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름에 눈길, 얼음길 딛고 오르는 경기 5악 화악산으로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위치한 화악산華岳山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정중앙으로 알려져 왔다. 신기하게도 평안북도 삭주에서 울산광역시로, 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선을 이었을 때 화악산에서 두 선의 교차점이 만난다. 운악산, 송악산, 관악산, 감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으로 불리며 그중에서 가장 높다.         

 

 

 

나의 산행기_ 도서 정보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종이책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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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뿐 아니라 온 세상이 새하얗다    

 

 

 

가평 터미널에서 화악리행 버스를 타고 45분여 가면 북면 화악리 칠림골 건들내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 옆 비탈에 커다란 소나무가 서 있는데 유명한 왕소나무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한차례 몰아치는 바람이 고개를 돌리게 한다. 3km 떨어진 천도교 화악산 수도원 안내판, 등산 안내도 그리고 조금 위로 왕소나무 집 입간판도 보인다.

 

경기도 최고봉에 형이 한 번 같이 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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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리라고 기약하지 않았던 화악산을, 그것도 한겨울에 다시 찾은 건 요즘 들어 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후배가 간절히 가고 싶다고 해서이다. 겨울 산행을 좋아하고 유난히 악자 붙은 험산을 즐기는 기준이가 동반하길 청해서였다.

 

차근차근 낮은 곳부터 다니는 게 정석인데 넌 거꾸로 됐어. 일찍 산에 질릴지도 모르겠다.” 

    

 

 

산뿐 아니라 온 세상이 새하얗다. 도로 아래쪽의 꽁꽁 얼어붙은 화악천을 건넌다. 칠림계곡으로 이어지는 눈길이 스틱에 찍히면서 시멘트 포장도로라는 걸 알 수 있다

화악산은 동학농민혁명 때 동학(천도교) 교도들이 화전을 일구던 곳이기도 하다. 화악 2리 칠림계곡 상단 해발 700m 지점인 지금의 천도교 화악산 수도원이 그곳이다

 

 

 

1905년 의암 손병희에 의해 창시된 천도교는 1860년 수운 최제우에 의해 창도 된 동학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천도교에서는 제1세 교주인 최제우를 대신사大神師, 2세 교주인 해월 최시형을 신사, 3세 교주인 손병희를 성사聖師라고 호칭하고 있다.

 

 

 

수도원을 둘러보고 각천정覺天亭을 지나 잣나무 숲을 거쳐 표지판이 있는 옥녀탕 갈림길을 통과한다. 왼쪽으로 60m 떨어진 곳에 옥녀탕이 있지만, 한겨울의 옥녀탕은 의미가 없을 거로 판단하여 곧바로 3.5km 떨어진 중봉으로 향한다.

 

 

 

계곡이 점차 멀어지면서 등산로는 더욱 가파르고 험해진다. 게다가 눈길에 얼음길이라 속도가 붙지 않는다. 화악산은 언제 어느 곳에서건 수고로움을 요구한다. 힘깨나 쓰게끔 한다.

화창한 봄날, 사창리 화악터널에서 실운현을 통해 올라갈 때도 그랬었다. 또 다른 오름길로 가평군 북면의 적목리와 관청리를 들머리로 하는 코스가 있는데 거기인들 수월할 리 없을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길을 열어주지 않았던 화악산이다. 이 지역 전투에서 중공군의 대부대를 섬멸하여 사창리에 화악산 전투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대성산과 함께 6·25 격전지였던 데다 겨울엔 특히 추운 곳이라 쉽사리 친근감이 생기지 않았다. 지금 걷는 눈밭 아래로 아직도 매몰되어있을지 모를 숱한 죽음과 고통이 마음을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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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게 살진 눈꽃들이 과거 역사를 잊고 산을 즐기라 충고해주니 숲 사이로 작은 햇살이 반짝거리며 상고대가 눈에 들어온다본격적인 중봉 오름길에 들어서서 미끄러운 바위 지대를 지나고 능선을 올라 거의 산정에 이르렀는가 싶으면 능선은 다시 굽어져 가파르게 치솟는다.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해서 이정표가 있는 군사 보급로에 다다른다. 건들내 왕소나무 앞에서 5.2km를 지났고, 중봉을 900m 남겨둔 지점이다.

 

힘겹게 올라왔는데 도로가 있다니.”

괜히 허탈해지지? 우리나라 산엔 이런 데가 꽤 많아.”

 

 

 

 

반대편 내리막은 화악터널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북으로 두륜산, 대성산과 고개를 돌려 한북정맥 광덕산, 복계산, 복주산, 명지산, 운악산이 흐릿하게 형체만 드러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다 신선봉이라고 불렀던 화악산 정상을 뒤돌아보고 중봉 갈림길에 이르렀다. 오른쪽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군사시설이라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 옆으로 돌아 좁은 암릉을 거슬러 중봉을 향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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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길이 아님에도 정상석이 있는 중봉(1426.3m)까지 막바지 힘을 쏟게 한다. 경기도와 강원도를 구분 짓는 화악 지맥의 정상부는 한북정맥 고산 준봉들의 고도를 능가하고 그 품새도 광활하다.

 

원했던 대로 경기도 최고봉을 섭렵한 기분이 어때?”

힘들었지만 아주 좋아요. 꼭 오고 싶었어요.”

 

기준이 표정에 뿌듯함이 가득하다. 중봉에서 허기를 채우고 관청리를 날머리로 잡아 하산한다. 3.6km 거리의 애기봉 표지판을 가리키자 기준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무조건 따라가겠다는 묵시적 동의다.

 

 

 

지금부터는 더 조심해서 걸어야 해.”

 

1220m 봉까지 급한 내리막이라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관청리에서 올라오면 마지막 깔딱 고개가 이쯤일 것이다. 여기서 능선 사면에 세워진 밧줄 울타리를 따라 걷는데 적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고목의 나뭇가지가 맥없이 부러져 바닥에 곤두박질친다. 그리 굵지 않은 기둥은 긁히고 벗겨져 금세라도 으스러질 것만 같은 모양새다. 측은해 보이긴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밖에 달리 할 일이 있지 않다

 

 

     

너무 헐거워 상고대조차 피지 않는 홀몸 아니었던가.

그런 육신 자체만으로도 고독에 사무칠 터인데

붉다 검어지는 해넘이 자국은 몸서리칠 정도로 

버겁지 아니한가.

시려 얼까 보아 얼른 사그라지는 달그림자에 퀭하게 마른 팔뚝만 늘어뜨리다가 눈의 무게조차 견디지 못해

차라리 고행이 거듭되는 여명이 서러워 

핏기 더욱 잃지 않았던가.

얼마나 거친 묏바람이었기에 몸뚱이마다 부스럼투성인가.

갸우뚱 기운 네 옆으로 비켜 가며 거듭 곁눈질해

훔쳐보다가

나, 아예 널 보지 않은 거로……

그냥 눈감고 지나치리.     

핏기 없이 메마른 네 가지에 싹 터지거들랑

그때 다시 한번 더 오마.

죽다 살아 몸 부풀리고 물까지 오르거들랑

나, 너 찾아와 손바닥 아프도록 손뼉 칠 것인즉

그쯤이면 너도나도 의연하게 재도약할 것이니

스스로 자아도취 한들 누가 오만하다 흉잡겠는가.

얼어붙었다가 따뜻하게 온기 지닌다는 건

극한 세파를 이겨냈음의 다름 아닐 것인즉.

 

 

바람이 불지 않는 숲 속인데도 무척 차갑다. 완만한 내리막을 걸어가다 잡목 숲을 헤쳐 눈길에 새 발자국을 내며 애기봉(해발 1055.3m)에 이른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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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애기봉까지 찍게 되었네요.”

아마 화악산엔 다시는 미련이 생기지 않을 거야.”

 

다시 800m를 되돌아 관청리로 하산한다. 등산로가 가려져 계곡을 따라 내려서니 관청리까지 1.45km 남았음을 표시한 이정표를 보게 된다.     

초라하게 걸린 리본들을 길잡이 삼아 얼어붙은 계곡도 서너 차례 건너게 된다. 물은 얼어붙었고 바위도 살얼음이 끼었으며 바닥도 눈에 덮인 채 굳어 버렸다

관청교를 건너고 관청리 마을에 이르러 올려다본 애기봉에 은은한 햇살이 드리워있다.  

 

                  

때 / 겨울 

곳 / 칠림골 왕소나무 - 천도교 화악산 수도원 - 옥녀탕 갈림길 - 군사 보급로 - 중봉 - 관청리 삼거리 - 애기봉 - 관청리 삼거리 – 관청리

 

 

 

https://www.youtube.com/watch?v=YqZdcvy4fp4 

 

경상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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