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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_ 희양산, 두루두루 내어주고 보태주는 양택의 명당

장한림 2022. 12. 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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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명산들을 거느리며 우뚝 도드라진 희양산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에 걸쳐있는 희양산은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우뚝 솟아 옛사람들은 갑옷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오는 형상에 비견했다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에 우뚝 솟은 희양산은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불뚝 솟아난 것처럼 보이는 데다 암벽 표면이 하얗게 드러나 있어 희양산이 보이는 곳에서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의 산행기_ 도서 정보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종이책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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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을 향해 그 산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희양산은 대개 은티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백두대간 희양산 자락에 있는 은티마을은 풍수지리상 자궁혈子宮穴 형상으로 천지간의 기를 모아 생명이 잉태되는 양택의 땅이라고 한다

 

양택, 양택의 땅이라……

 

혹여 늦은 나이에 잘못 온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아직 가보지 않은 산이 너무 많다

 

늦둥이를 돌볼 여유가 없을 것 같거든.” 

 

 

 

주차장에서 은티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나 희양산 쪽으로 얼마간 걸음을 옮기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옆으로 은티마을 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조선 초 연풍면에서 가장 남쪽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조선 말기와 일본 강점기에 의인들의 은신처였으며 6.25 한국 전쟁 때도 화를 면했다는 명당 중의 명당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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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혈의 땅은 포근하고 물이 많아 사람 살기 좋은 땅이지만 기가 너무 세다는 설에 따라 마을 입구에 음택에 해당하는 소나무 숲을 가꾸고 남근석을 세워 남녀 간 기의 조화를 이루게끔 해놓았다. 그래서 은티마을에는 발길만 들여놓아도 무병장수의 복을 누린단다

더 읽지 않아도 은티마을에 들어서면서 왠지 배부르고 기가 살아서인지 지닌 것 없는 초라함과 열등의식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기분이 든다.

 

 

 

유래비와 잘 자란 아름드리 노송을 지나면서 역발산기개세의 희양산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딘다. 농로를 따라 오르다가 농경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등산로로 접어들게 된다. 마분봉으로의 갈림길을 지나고 다시 시루봉으로의 갈림길도 지난다.

아침나절 눈이라도 올 것처럼 뿌옇던 하늘은 맑게 개고 햇살까지 따사롭다. 아담한 은티 펜션을 지나면서 은티마을을 저만치 등 뒤에 두고 다시 갈림길에 이른다. 희양산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와 호리골재 방면으로 구왕봉을 거치는 갈림길에서 희양산 코스로 향한다

 

 

 

경사 낮은 육산 솔밭과 산죽 군락을 산책하듯 오르다가 지름티재로 방향을 잡는다. 지름티재로 올라 성터로 하산하는 길이 수월하다기에 오늘은 일행들의 체력을 고려하여 다소 편안한 코스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갈색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평탄한 숲길을 지나 능선에 올라섰다. 은티마을부터 3km를 올라와 희양산 정상과 구왕봉이 갈라지는 지름티재에 이르자 울타리가 세워져 있고 봉암사 경내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표지를 보게 된다

 

 

 

문경에서 가볼 만한 곳인데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봉암사이다. 조계종 선방으로 지정되어 15년 이상 선을 공부한 스님들만이 봉암사에서 더 공부할 수 있는 가람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연중 단 한 차례, 4월 초파일에나 들어갈 수 있다

희양산으로 방향을 잡아 전망 좋은 바위에서 가까이 구왕봉과 마주하고 조금 떨어져 악휘봉, 덕가산, 마분봉도 짚어본다활엽수 그늘을 지나 덩치 큰 미로 바위를 만나고 밧줄 구간을 오르면서 다시 경사 심한 바위 지대와 부딪치게 된다. 여기부터 거칠고 가파른 오르막 바윗길이 길게 이어진다.

 

 

 

시루봉으로 가는 좌측 길을 버리고 예정했던 대로 희양산 방향으로 들어선다. 마지막 직벽에 가까운 밧줄 암벽을 올라 정상 바로 아래의 주 능선에 닿는다. 정상까지의 바위 능선에서는 시원하고도 멋진 절경을 골고루 눈에 담을 수 있다.

 

힘쓴 보람이 있네요.”

날씨까지 쾌청해서 조망이 그만입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맺힌 땀을 훔치며 미소를 짓고 또 다른 사람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주변 경관을 담는다. 둔덕산, 청화산, 속리산 천왕봉과 문장대, 조항산, 대야산, 장성봉이 첩첩이 혹은 나란히 늘어서서 여기 백두대간 희양산으로 줄을 잇고 있다.

방향을 살짝 틀면 군자산, 칠보산과 시루봉, 악휘봉, 덕가산, 마분봉이 밀집해있는 걸 보게 된다.

바로 치고 오른 희양산 정상(해발 999m)에서도 사방팔방 이어진 명산들을 눈에 담게 된다. 봄에, 여름에, 그리고 가을과 겨울에 저 산들을 접하고 저들 산속에서 그 계절의 진수를 각기 맛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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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 산에 들어가면 유달리 눈에 띄는 곳이 여기 희양산 산정 부근이다. 노출된 암벽, 벗겨진 화강암이 강인함으로 비치곤 한다.

 

여기서 마주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화령도 반갑다. 거기서 갈라지는 주흘산과 황학산, 백화산에 손 흔들어 반가움을 표하자 다들 정겨운 웃음으로 화답해 준다.. 정상을 내려서서 봉암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숲과 계곡 다시 임도를 이어가며 고도를 낮춰간다. 희양산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봉암사 전경도 눈길을 머물게 한다

 

 

 

산이 사방에 병풍처럼 둘러쳐 있으니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물은 백 겹 띠처럼 되었으니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

 

신라 헌강왕 때(879) 고승 지증대사가 희양산에 들어가 산세를 살피고 그렇게 감탄하여 이곳에 봉암사를 창건하였다. 희양산 봉암사는 9산 선문九山禪門의 하나였다. 중국에서 유입된 불교 종파인 선종禪宗이 신라 말엽에 번성하여 형성된 아홉 개의 문파를 이르는데 고려 건국의 중요한 사상적 바탕이 되기도 하였다

신도들의 출입도 금하며 수행에 정진하는 스님들을 떠올리노라면 참된 인생의 의미,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개념이 잠깐 뇌리를 스치는가 싶더니 속세의 미물답게 혼란만 가중되고 만다.

 

 

 

봉암사 뒤쪽 계곡의 넓은 암반 백운대는 문경 8경에 속한다. 백운대白雲臺의 한자가 흘림체로 암각 되어있다. 이곳 주변에는 최치원의 친필로 잘 알려진 야유암’, ‘취적대’, ‘명월청풍 고산유수등의 석각이 남아있으며, 희양산, 봉암사, 선유동 등 최치원과 관련한 유적이 상당히 많다.

높고 큰 바위에 음각된 마애보살좌상을 보고 계곡을 빠져나와 최치원 유적 역사공원을 들러본다. 국보 제315지증대사 탑비의 비문을 쓴 신라 시대 최고의 문장가 고운 최치원을 기리는 유적지이다.

 

 

 

산에서 역사를 읽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도봉산 역이나 수락산 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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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은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로 당나라에서 유학한 뒤 귀국해 개혁을 추진하다가 난관에 부딪치자 전국을 돌며 유랑생활을 한 문장가 겸 사상가이다.

201712, 문경시와 가은 읍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봉암사 입구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최치원 유적(야유암) 역사공원이 만들어졌다. 밤에 노닌다는 의미의 야유암夜遊巖은 고운 최치원이 은거 생활을 하며 많은 시문을 남긴 곳이다.

국보 제315호인 지증대사 탑비의 재현, 고운의 친필 석각과 문학작품, 최치원의 유허지를 쫓아 이곳을 방문했던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문학을 선별해 돌에 새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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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국회 연설에서 최치원이 최초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음을 역설했고,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2013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최치원의 범해泛海라는 시를 인용해 한중 우호를 강조했다. 신라에서 벼슬을 내려놓고 잠수했던 최치원에게 현 정부는 명예 외교부 장관 자리라도 주어야 하는 게 맞을 듯싶다.

 

 

 

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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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가 아니었다면 최치원을 매개로 한 한중 교류는 더욱 가속화되었을 거였다. 중국에서 토황소격문의 문장가로 이름을 얻을 만큼 이미 중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최치원이었다.

당시 신라의 신분제도였던 골품제가 그의 앞날을 막지 않았다면 신라뿐 아니라 그 이후의 국내 역사는 상당히 바뀌었을 것이다.

 

 

 

왜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산행을 하고도 배부른 느낌이야.”

 

자궁혈 양택의 지역에서 시작해 신라 최고의 학자를 기리는 역사공원에서 마무리하는 산행인지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더더욱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무언가 커다란 수확을 얻어낸 기분이다.  

 

 

                       

때 / 겨울

곳 / 은티마을 - 희양산 갈림길 - 지름티재 - 미로 바위 - 희양산 - 봉암사 - 백운대 - 최치원 유적 역사공원

 

 

 

https://www.youtube.com/watch?v=ViCGmuX5HIw 

 

경상도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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