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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에서 익히다 5_ 붕정만리鵬程萬里

장한림 2022. 4. 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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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한 도약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道家는 인위적으로 순리를 막지 말고 자연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으로 압축된다. 장자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긴 책 ‘장자’의 첫머리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붕鵬’이라는 새에 대한 내용이다.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 부르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 곤이 새로 변했는데 붕鵬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새의 크기 또한 몇천 리인지 알 수 없는데 치고 날아오르면 그 날개가 마치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 같고 바다를 뒤집을 만큼 큰 바람이 인다. 붕새는 그 바람을 타고 9만 리나 올라 북쪽 바다 끝에서 남쪽 바다 끝까지 6개월 동안 계속 날아간 다음에 비로소 날개를 접는다. 붕새가 도착한 남쪽 바다는 하늘의 연못, 즉 천지天池이다.’

 

붕새가 바람을 타고 9만 리를 올라간다 하여 붕정만리鵬程萬里라는 말이 유래했다. 장자는 이 붕새를 캐릭터로 창조해 상식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나타내려고 했던 것 같다. 

붕새가 날아가는 지극히 먼 거리처럼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원대한 꿈이나 계획을 빗대는 말로 붕정만리가 쓰이곤 한다. 

윗 구절에는 한 번에 구만 리를 날아 남쪽으로 향한다는 의미의 ‘도남圖南’의 표현도 있는데 이는 다른 곳으로 가서 큰 사업을 벌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장자는 풍자와 은유로 도가 사상의 본질을 짚어 이야기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면에서 뛰어난 스토리텔러라고 할 수 있겠다. 

 

“참새가 대붕의 뜻을 어찌 알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원대한 뜻을 품은 대붕과 대조적으로 지혜가 얕고 자기 상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참새에 빗댄 말이다. 

품어왔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참으로 엄청난 도약과 추진력이 필요할 것이다. 미약한 존재에서 창대한 존재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물고기 곤의 도약에서 시작한다.  

곤이 헤엄치던 북쪽 바다는 침침하고 추운 물속이다. 그런 곳에서 안주하는 물고기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분연히 일어나 하늘을 나는 새로 변신한다. 

헤엄치던 지느러미가 하늘을 차오르는 날개로 바뀌려면 그만큼 변신의 노력과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곤의 거대한 몸집은 포부의 크기이며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는 그 포부는 그대로 붕새의 비전이 된다. 

파도를 3천 리나 쳐올리며 물고기에서 붕새로 변신하려면 혼신의 힘을 다해 도약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추락하여 침침한 북해의 물고기로 남을 수밖에 없다. 

3천 리 파도를 만드는 도약의 힘은 도전 의지의 결과이고, 9만 리 몰아치는 바람은 성취를 위해 동원된 역량이다. 그 의지와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뜻한 바를 붕정만리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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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창업을 하든, 근로자로서 조직 생활을 하든 짧게 날았다가 모이를 쪼아 먹는 참새로 머물지 않고 붕정만리의 여정을 목표한 이들은 그만큼 고되다. 

장자는 붕새가 도착한 남쪽 바다 끝을  하늘의 연못이라 하여 어쩌면 그 끝이 없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였다. 장자의 사상이 어떻든 일단 날아올랐으면 참새처럼 잠깐만에 다시 내려올 수는 없다. 영원히 하늘을 날지언정 땅바닥에 주저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붕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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