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명소 탐방/100대 명산

명산대찰_ 초여름 호젓한 숲 길 산행, 직지사를 품에 안은 황악산

장한림 2022. 5. 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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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의 산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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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를 품에 안은 동국제일가람 황악산

 

 

충청도에서 추풍령을 넘어 경상도로 통하는 교통 중심지 김천시는 대부분 지역이 험준한 산지와 구릉지를 이루고 있다. 서쪽으로 충청북도와 경계를 이루는 소백산맥을 따라 황악산, 민주지산, 삼도봉, 대덕산 등 1100m 이상의 고산이 솟아있으며 동쪽으로 구미시와 경계로 금오산이 있다. 

또 가야산맥이 남쪽으로 뻗으면서 1300m급의 수도산, 단지봉 등이 솟아 경상남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험준한 산으로 격리된 인접 지역을 역시 큰 고개인 추풍령, 면목령, 주치령과 우두령이 연결해준다.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교통상의 이점을 안고 있는 데다 높고 수려한 산들과 역사유물까지 많아 산악 및 사찰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김천이다. 경상북도 김천시와 충청북도 영동군에 걸쳐 추풍령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 중간에 있는 황악산黃岳山은 학이 많이 찾아온다고 해서 황학산黃鶴山으로 불리던 산이었다. 

이 일대를 상징하는 산으로 험준하고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큰 산 악岳 자를 쓰는 높은 산임에도 돌산이 아닌 흙산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황黃을 써서 황악산이라 부른다. 

 

 

너른 마루금을 보고 산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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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영의 부크크 커뮤니티

장순영은 이러한 책들을 집필, 발행하였습니다. <장편 소설> 흔적을 찾아서(도서출판 야베스,2004년) 대통령의 여자 1, 2권(중명출판사, 2007년) 아수라의 칼 1, 2, 3권(도서출판 발칙한 상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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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악산에서 속세에서의 성공을 보장받다 

    

 

동국제일가람 황악산문

 

직지사 주차장에서 직지 문화공원을 오른쪽으로 두고 차로를 따라 오르면 동국제일가람 황악산문이라는 입구까지 다다르게 된다. 나무마다 아직 때 이른 단풍을 물들이려 경쟁하듯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여길 통과하면 매표소이다. 김천시민이 아니면 2500원을 직지사에 내야 한다. 

원나라의 서예가이자 문인화의 대가인 조맹부의 친필이라는 황악산직지사黃岳山直指寺라고 쓴 한자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지난다. 직지사로 가는 포장도로는 그 좌우로 푸른 숲이 형성되어 걷는 걸음을 무척 가볍게 해 준다.

직지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이다. 신라 때 아도화상이 선산 도리사를 창건한 후 황악산 직지사 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절을 지으라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고려 시대에 능여대사가 이 절을 세울 때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하였다고 해서 직지사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어느 유래든 손가락과 관련된 사찰인 건 틀리지 않다.

직지사는 사찰의 생활을 일반인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데 2002년 월드컵 당시 외국인을 위한 한국불교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찰과 달리 일주문에서 다소 떨어진 위치에 자리한 금강문 앞에는 피를 토하며 죽어간 영혼들로 인해 서늘한 느낌이 감돈다.

 

“여기서 하루 묵어갈 수 있겠습니까.”

 

옛날에 떠돌이 승려가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경남 합천의 한 마을에 이르렀는데 그 마을은 살림을 차리고 식구들을 거느리는 대처승 마을이었다. 

떠돌이 승려를 좋게 본 촌장은 자신의 무남독녀 딸을 위함이기도 했지만, 그의 사람 됨됨이가 마음에 들어 사위로 삼기로 했다.

 

“저는 비구승입니다.”

 

떠돌이 승려는 한사코 결혼하기를 반대했으나 바랑과 승복을 빼앗고 강제로 결혼시킨 뒤 신랑 승려가 도망칠까 봐 목탁과 장삼, 바랑을 깊숙이 숨기기까지 하여 처가살이를 하게 되었다.

 

“여보, 죄송하게 되었어요.” 

 

아들을 낳고 살기를 3년이 지난 어느 날, 늘 미안한 마음을 지녔던 아내는 사실을 토로하고 남편의 빼앗긴 물건들을 내주었다. 그런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남편이 사라졌다. 불심이 발동한 남편이 다시 승려가 되려고 도주한 것이다.

 

“어휴, 요 입이 방정이지.” 

 

아내는 남편을 찾아 전국의 사찰을 모조리 찾아 헤매다가 직지사에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아들을 업고 여러 날을 달려왔으나 지금의 금강문 자리에 이르러 결국 피를 토하면서 죽고 말았다.

그 후 부인이 죽은 날만 되면 매년 직지사의 승려들이 누가 부른 듯이 쫓아나가 부인이 죽은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가는 것이었다. 이에 직지사에서는 부인의 원귀를 위로하고자 그 옆에 사당을 짓고 그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매년 제사를 올렸다. 그러던 중 어느 해 이름 있는 고승이 찾아와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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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안에 사당이 웬 말이냐.”

 

승려들에게 사당이 세워진 연유를 들은 고승이 일렀다. 

 

 “그러면 이곳에 금강문을 지어 금강역사로 하여금 여인의 원혼을 막도록 하여라.”

 

여인이 죽은 자리에 지금의 금강문을 짓는 바람에 일주문과는 지나치게 멀고 천왕문과는 유난히 가까워졌다. 원혼을 달래기 위한 사당을 대신하여 금강문을 세우고 금강역사가 원혼을 막았다는 건립 계기의 일화는 민간신앙보다 불교의 권위가 우위에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설화라 하겠다.

 

 

 

금강문과 천왕문 외에도 사찰 경내에는 석조약사여래좌상(보물 제319호)과 대웅전 앞 삼층석탑(보물 제606호), 비로전 앞 삼층석탑(보물 제607호), 청풍료 앞 삼층석탑(보물 제1186호)과 대웅전 삼존불 탱화(보물 제670호), 석조 나한 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96호)이 있으니 엄청난 가치를 소장한 절이라 하겠다. 입장료를 비싸게 매겨도 크게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여인의 남편은 어디로 잠수를 탄 거지?”

 

남편의 행방을 궁금해하면서 직지사를 지나 길게 이어진 도로를 걷는다. 내원교를 건너서야 운수암을 옆으로 두고 산행로가 시작된다. 직지사에서 황악산까지 4.4km이고 여기서 3km이니 포장도로 1.4km를 걸어온 셈이다.

숲길에 나무계단과 철제 계단, 잔돌이 섞인 흙길이 반복되는데 그늘진 숲길이라 걷기엔 무리가 없다. 여시골산 갈림길을 지나고 백두대간 괘방령 갈림길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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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의 '이야기가 있는 산' - 산과 삶과 사람과 : 네이버 블로그

산과 글을 사랑하며, 아래 산행기와 소설 등의 창작물을 집필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산 1, 2권(도서출판 송곡) 산에서 역사를 읽다(BOOKK) 산에서 전설을 듣다(BOOKK) 산과 삶과 사람과<시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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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괘방령에서 우두령으로 대간을 걸을 때 지났던 길이다.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을 잇는 고갯길인 괘방령掛榜嶺은 90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데 이웃한 추풍령이 관로官路라면 괘방령은 간섭받기 싫어하는 장사꾼들이 이용하는 상로商路였다. 조선 시대 때 이 고개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면 급제를 알리는 방榜에 붙는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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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숲길이 이어진다

실제 괘방령이나 추풍령은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로 오가는 고개로 많이 애용하지는 않았다. 괘방령과 추풍령으로 오가는 길이 우회길인데다가 옥천과 영동 사이에 있는 금강 협곡들로 인해 자주 이용되지 못했고, 대신 문경과 충주를 연결하는 조령이나 상주와 보은을 잇는 이화령을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여기서도 완만하게 경사진 오르막이다. 조망이 트이지는 않지만, 숲다운 숲길이라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지루함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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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전설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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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일대에 부쩍 가까이 다가섰다

 

황악산 610m를 남겨놓고 시계가 트이며 김천시가 열린다. 몇몇 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이른다. 

 

“반갑습니다. 예전 모습 그대로군요.”

“반갑네. 자네는 그새 많이 수척해졌구먼.”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르시지요? 속세에 사는 이들이 산 찾는 이유 중에는 힘든 삶을 위로받고자 하는 마음도 없지 않답니다.”

“그래? 그러면 산에 들어와서 살지 그러나.”

“…….”

 

3년 만에 다시 찾았으나 낯설지 않아 좋은데 맹한 건지 단순한 건지 황악산은 자연인이 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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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심에 위치하여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五方色의 중앙을 가리키는 황黃 자를 써서 황악산이라 하며 정상에 오르면 하는 일들이 거침없이 성공하는 길상지지의 산이다’

정상석 뒷면에 적힌 달콤한 글귀를 읽으면서 성공이 눈앞에 다가온 기분이 든다.

 

“여기서 살 수는 없고 거침없이 성공하게 되면 다시 한번 뵙겠습니다.”

 

비로봉이라고 별칭을 지닌 황악산 정상(해발 1111m)에서도 김천시와 백두대간의 평범한 산마루를 눈에 담는 것 외에는 크게 시간 끌어 머물 일이 없어 바로 작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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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역사를 읽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도봉산 역이나 수락산 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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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서서 곤천산 방향을 등지고 바람재 쪽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600m를 걸어오면 형제봉의 패찰이 붙어있다. 김천시가지를 아래로 두고 첩첩 산악지대인 대간에 눈길을 주다가 신선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편안한 숲길을 따라 찬찬히 걸으며 신선봉 삼거리를 거쳐 신선봉(해발 944m)에 도착한다. 정상인 비로봉에서 2.8km 떨어져 있다. 황악산은 비로봉을 중심으로 정상 일대의 형제봉, 신선봉, 운수봉이 직지사를 포근히 감싸주는 형세이다. 

신선봉에서의 하산로는 험하지는 않지만, 무척 가파르다. 직지사를 1.2km 남겨두고 망봉이라 표시된 이정표를 지난다. 길이 가파르니 통나무 계단이 숱하게 이어진다. 오를 때의 합류점인 포장도로에서 다시 직지사에 닿자 올라갈 때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

 

“성공, 성공이라…… 나한테도 과연…….” 

 

직지사를 지나면서 날머리에 이르자 바로 속인의 근성이 드러난다. 성공을 보장받고 내려온 기분이 들어 어깨가 우쭐해지는 것이다. 

 

 

 

때 / 초여름

곳 / 직지사 주차장 – 직지사 매표소 - 직지사 - 괘방령 갈림길 - 황악산 - 형제봉 - 신선봉 - 망봉 - 직지사 - 원점회귀  

 

 

 

  https://www.youtube.com/watch?v=BO5TnCqbV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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