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울 항동_ 항동 푸른수목원
서울시 최초로 조성된 친환경 시립수목원으로 ‘생태의 섬Eco-Island’으로 부각된 구로구 ‘항동 푸른수목원'
머리가 복잡하고 심신이 고된 도시인에게 그 계절에 맞춰 단아한 풍광을 보여주고, 햇볕 잘 들며 소소한 바람이 이는 수림이 가까이 있다는 건 커다란 행복이다. 멀리 위치해 한번 다녀오려면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울창하고 멋진 정원보다는 맘 내키면 잠시 짬을 내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면 족하다.
서울에서의 자그마한 가을 여행지, 항동으로 가다
2013년 6월 5일, 서울특별시에서 처음으로 시립수목원을 개장하였다.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 사는 곳에서 가까이 수목원이 생겼다는 건 무척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심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으니 접근성도 좋다. 구로구 항동에 있는 푸른수목원이 그곳이다.
항동 푸른수목원은 도시 개발로 인해 점점 녹지공간이 줄어드는 문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식물의 종자를 보존하여 자연학습 및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조성하였다.
무허가 건물과 판자촌이 즐비하고 공단이 밀집했던 구로구 항동 일대에 도시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친환경 생태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를 담고 푸른 서울 만들기의 일환으로 기획하고 조성한 수목원이다.
총면적은 103,354㎡으로 식물원 지구는 34,243㎡ 규모이며, 사색, 휴양의 숲, 목복원, 묘표장, 온실 습지로 이루어져 있다.
29,000㎡ 규모의 계류 식물원 지구는 휴게 광장, 주차장, 습지·계류원, 초화원, 약용원이 있다.
37,000㎡ 규모의 입구 광장 및 휴게 편익시설에는 파고라, 음수대, 공원, 화장실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이외에도 기존 산림과 유수지, 기타 녹지 유수지, 수목 등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로구 항동 일대 103,354m² 부지에 기존 항동 저수지와 어울려 푸른 뜨락, 내음두루, 한울 터, 돌티나라 등 2,1002,1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25개 테마원을 감상할 수 있는 항동 푸른수목원은 작은 도서관(북 카페)과 숲 교육센터 등 생태학습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친환경관리의 중심 공간인‘생태의 섬Eco-Island’이다.
천왕산과 도시의 윤곽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푸른수목원 일대는 녹음을 눈앞에 두고 그 뒤로 빌딩이 배경으로 서있다.
다양한 낙엽활엽수를 심어놓은 ‘나래울’은 푸른수목원에서 숲의 느낌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기존 허브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에 우리말 명패를 달아 아기자기하게 유기적으로 연결해놓았다.
100가지 먹을거리가 있는 ‘남새마당’은 식용식물을 심어 정원의 화려함보다는 생산과 결실, 수확의 의미를 강조하고 그로 인한 기쁨을 담아 표현한 공간이다.
시냇물 길이가 1,000m에 이르며 용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의 ‘미르내’는 주제별 정원을 두루 거치며 수목원의 생태하천 역할을 하고 있다.
푸른수목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항동 저수지와 갈대숲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저수지에는 드넓은 갈대숲이 펼쳐져 있는데 나무 데크를 따라 사람 키보다 높이 자란 갈대 사이를 걸어가면 물씬한 가을 정취 때문에 가을을 심하게 탄다면 아련한 애수에 젖어들지도 모르겠다.
갈대숲 아래에서 오리들이 자맥질하는 오리들한테 눈길을 주다가 다다른 ‘달록뜰’에서는 때늦은 붉은 꽃송이들이 뽐내는 탐스러운 자태를 감상하게 된다. 달록뜰 앞 쉼터에서 바라보는 저수지 전경이 깊은 가을 낭만을 더욱 부추긴다.
수목원 옆에 나란히 늘어선 항동 철로는 갈대숲과 함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명품공간이다. 폐쇄된 철로 양쪽으로 나란히 늘어선 코스모스가 쉴 새 없이 하늘거리며 춤을 춘다. 이러한 광경을 서울에서 본다는 게 무척 이채롭다.
철로에서 수목원 전경이 내려다보이고 펼쳐지고 파스텔 톤의 코스모스는 여전히 몸을 흔들며 가을이 멈춰 서기를 갈구하는 것만 같다.
철로가 수목원 울타리 밖이면서도 수목원과 이어지듯 수목원 뒷길은 구로 올레길과 연계되어 꽤나 큰 숲길로 이어진다. 푸른수목원이 천왕산으로 이어지는 생태 숲의 한 축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유용작물의 전시장이자 ‘가드닝 스쿨’ 등 식물 교육을 전담하는 숲교육센터의 건물이 상당히 이색적이다.
수목원 입구에는 북카페가 들어서 있으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꾸려가고 있다. 콘크리트 벽을 재활용한 화분 거치대 등도 눈길을 끈다. 수목원 내에는 커피 등 음료를 파는 간이 카페가 있을 뿐 식당이나 매점은 없다. 곳곳에 원두막이 있어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애완견은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및 안내
TEL. 02-2686-3203
주소
서울특별시 구로구 서해안로 2117 푸른수목원
개방시간
오전 5:00~오후 10:00
대중교통편
- 전철 1, 7호선 온수역(3번 출구) : 마을버스 구로 07(항동 방면) - 푸른수목원 후문
- 전철 7호선 천왕역(3번 출구) : 시내버스 6615, 27, 56-1 - 푸른수목원 정문
입장료
무료